“아시타비 아닌 관인엄기로 국민들에 실망 주지 말라”

  • 입력 2020.12.23 10:2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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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가 지난 21일 ‘2020년 사자성어 아시타비(我是他非)-관인엄기(寬人嚴己)로 국민들에게 실망 주지 말아야’ 제하의 논평을 발표하고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뱉었다.

언론회는 “2020년 전국 900여명의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아시타비이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것”이라며 “쉽게 말하면 흔히 말하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교수들의 32.45%가 지지하여 얻은 2020년의 사자성어는 그야말로 우리 정치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21.8%를 얻은 2위도 후안무치(厚顔無恥)였다. ‘낯이 두껍고 뻔뻔하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을 말한다. 3위도 격화소양(隔靴搔癢)으로 ‘성에 차지 않고 철저하지 못함’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적나라하게 드러난 현실인식에 개탄했다.

언론회는 “2017년 정권의 출범을 보면서 교수들은 파사현정(破邪顯正)을 꼽으며 ‘사악한 것은 부수고, 바른 사고방식이 나타나기’를 바랐다. 2018년에도 임중도원(任重道遠,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이라는 사자성어를 택하며 응원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기대와는 동떨어진 모습으로 흘러갔다”며 “교수들은 공동운명체임을 강조하며 2019년엔 공명지조(共命之鳥)를 택했다. 이는 ‘한 몸에 두 개의 머리가 있으나 목숨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주문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2020년 한 해를 돌아보면 네 편, 내편으로 갈라지고, 그 같은 편끼리는 온갖 잡음과 문제라도 봐주고, 상대편은 가차없이 물어뜯고 할퀴는 모습 앞에 아시타비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라며 “국민들은 나라를 걱정하는데 정권을 잡은 세력들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도 방법도 절차도 양심도 예의도 무시하고, 때로는 민주주의를 위한다고 하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민주주의조차도 허무는 형태들이 무수히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언론회는 “우리는 지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엄청난 위축과 절망에 빠져 있다. 말라가는 샘물에서 물을 서로 나눠 먹고 서로 돕고 사는 천학지어(泉涸之魚)가 되어야 하지 않는가”라며 “현 정권은 소위 말하는 군주민수(君舟民水, 임금이 잘못하면 백성들이 임금을 끌어내릴 수 있다)를 통해 들어선 정권이다. 언제까지 아시타비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일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비판했다.

언론회는 “이제라도 정권과 정치권은 관인엄기(寬人嚴己, 타인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함)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지 말아야 한다”며 “정권 연장에만 욕심을 부리지 말고 국가의 무궁한 발전을 위한 일에 최대 목표와 관점을 두며, 진정한 국가를 위한 봉사자의 국민을 위한 공복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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