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 입력 2020.12.31 10:14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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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국 목사 (한소망교회)  
[프로필]
▣ 협성대학교 신학과 졸업
▣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졸업
▣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감리사 역임
▣ 온맘 닷컴 “목회칼럼” 연재
▣ 한소망교회 담임목사
 

교회를 개척을 하고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는 가운데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을 만났고 스쳐 지나갔다. 그러면서 한 가지 생각이 나는 것은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예수정신을 가지고 상식적이고 흔들림 없이 건전하고 건강한 교회공동체를 지키고 나갈 수 있는 한 사람이 그리울 때가 있다. 책 읽기의 즐거움이 있다. 그런 즐거움 가운데 인물을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고 기록한 평전읽기이다. 개인적으로 조선의 여러 선비들의 평전을 읽었다. 그런 류의 글을 접하면서 한 사람의 소중함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의식을 가지고깨어 있는 한사람, 무엇인가 개혁정신을 가지고 주변과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리더의 한 사람은 정말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사람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인가? 민족적인 걸출한 인물이다. 사람을 키우는 나라는 강하지만 사람을 키우지 않는 나라는 약할 수밖에 없다. 어느 기업에서는 인재를 키우는데 막대한 돈을 들여서라도 투자를 한다고 들었다. 한 사람의 영향은 엄청나다. 한 사람이 어떻게 사느냐, 어떻게 생각을 가지고 지도력을 발휘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민족의 인물 중에 필자는 도산 안창호를 좋아한다. 지금도 ‘흥사단’이라고 해서 도산선생의 얼을 기리면서 그 정신과 사상을 오늘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재현해 보고자 힘을 쓰는 단체가있다.

도산 선생의 일화 한 토막을 읽었다. 도산은 평안남도 강서에서 태어나 아홉 살 때부터 서당에다녔다. 열일곱 살이 되던 해 그는 공부하러 서울로 왔다. 그러나 열두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농사를 지으며 가난하게 사는 할아버지의 보살핌을 받던 그에게는 돈도 의지할 곳도없었다. 그는 매일처럼 선교사 언더우드가 세운 학당 마당옆에 가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그러자 학당의 아이들은 초라한 행색으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시골 아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그에게 귀띔을 해 주었다. 선교사의 허락만 받으면 공부할 수 있다고 일러주었다. 그는 선교사를 찾아갔다. ‘어디서 왔나?’ 하고 선교사가 물었다. ‘평양서 왔습니다.’고 대답하자 선교사는 ‘평양이 여기까지가 몇 리가 되는가?’ 하고 물었다. 그는 ‘팔 백리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선교사는 ‘뭐 하자고 거기서 공부하지않고 이 먼 곳까지 왔나?’고 물었다. 그러자 도산은 ‘그럼 제가 하나 묻겠습니다. 미국이 여기서 몇 리입니까?’ 물었고, 선교사는 ‘팔만 리이다’ 대답하였다. 그러자 도산은 ‘그럼 팔만 리 밖에서 가르쳐 주러 오는데 팔백 리 밖에서 배우러 못올 것 무엇입니까?’ 대답했다.

또, 일제의 탄압이 극에 달할때 도산은 가택 연금을 당하고 늘 일본 형사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었다. 하루는 도산이 마당의 돌을 죄다 캐내서 뾰족한 쪽을 위로 세워 놓았다. 이 이상한 짓을 보던 형사가 ‘선생, 왜 돌들을 다 세워 놓았나요?’하고 묻자 도산은 ‘우리 민족은 언젠가는 반드시 이 돌들처럼 일어 설 것이다’고 말했다. 도산의 강연을 들은 남강 이승훈이 민족 교육 운동에 뛰어들어 ‘오산학교’를 세웠다. 오산학교는 우리민족의 걸출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하였다. 한 사람이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살아가면 수많은 사람들이 감화를 받아 사회를 바꿀 수 있다. 도산 안창호가 그 좋은 예의 하나이다. 사람은 태어나고 살다가 죽는다.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또 온다. 그러나 세대는 지나가지만 인물은 좀처럼 쉽게 나오지 않는 법이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저 사람은 한 세기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 인물이다’라고 하는 말을 한다. 무슨 말인가? 백년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풍요 속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런 혼탁함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갈증을 해소 해 줄만한 인물이다. 사람이다. 잘 다듬어진 사람, 많은 사람들이 우러러 보고 싶은 큰 바위 얼굴 같은 인물이다. 도산 안창호 같은 인물이 그립다. 인재부재시대에 큰 얼굴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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