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되는 사람들이 찾아와야 한다

  • 입력 2020.12.31 10:48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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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온 2020년, 그 길의 끝에 보이는 새로운 해의 설렘, 우리는 지난 한 해를 어떻게 살아왔으며 또 새해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묵상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성직자이거나 봉사자이거나 아니면 사업가이거나 어떤 형태로건 모두가 섬기는 자로 지난 1년을 살아왔을 것이다. 숨길 수 없는 이 분명한 사실 앞에 과연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왔을까 한 해의 종착역을 빠져나오면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로부터 자신이 섬김을 받기를 원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리고 보다더 큰 대접을 받기를 원한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는 그 하찮은 「계층(階層)」이라는 것이 생겨난 것 아닌가 한다. 사장은 종업원과 같지 않고, 정치인은 백성들과 같지 않다는 생각이바로 그것이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예수님과 세리 사이는 어떠했을까, 예수님과 창녀 사이는 또 어떠했을까 생각해보는 한 해의 끝자락과 또 다른 한 해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 예수님은 동족인 유대인까지도 가까이하기를 꺼리는 멸시의 대상인 세리 마태의 집을 방문하셨다. 그리고 많은 세리와 죄인들이 와서 자리를 함께하였다(마9:9~11).

섬김을 받아야 할 예수님이라고 하는, 우리의 생각에서 보면 이치가 많이 벗어난 상상 밖의일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여기서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너희는 가서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 하노라 하신 뜻이 무엇인지 배우라…”(마9:13) 하는 말로 타이르신다. 그러면 여기서 예수님과 우리 사이는 어떠한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당대 증오의 대상인 죄인(세리)을만나 제자로 삼으신 주님, 그분이 죄인인 우리를 만나 주시고 성직자로,또 제자로, 일꾼으로 삼으신 우리는과연 2020년을 그렇게 각자의 직분에 합당한 세월을 살아왔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예수님은 이런 병든 자들과 소외된 자들, 그리고 세상이 버린 자들을 불러 대접하셨고, 친히 자녀 삼으셨다. 우리도 그렇게 살기를 바라시면서. 분명 예수님은 그들을 품에 안으시고 저들이 회개하고 예수님을 배워가기를(닮기를) 바라셨음을 알 것 같다. 그 예수님이 지금 우리를 보고 계신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분 앞에서 과연 우리는 2020년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냉철히 돌아보고 새로운 해 앞에 서야 옳지 않겠나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성직자라는 이름을 걸고 대중 앞에 섰을 때 속으로는 은근히 말 잘 듣는 사람들을 원했을 것이다. 돈 많은 사람이면 더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예수님 당시에 주님 앞에 초청받아왔던 사람들도 과연 다 그랬을까? 말 잘 듣는 사람, 돈 많은 사람, 성공하고 출세한 사람들이 왔을까! 별로 많지 않았을 것이다. 말 잘 듣는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돈 많은 사람, 출세한 사람들은 그리 많이 오지 않았을 것이다. 마태복음이 보여주고 있는 장면에서처럼 “많은 세리와 죄인들”이 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을것이다. 참 돈 안 되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수군댔다. 지금 우리처럼. 돈 많고 순종 잘 하는 사람들을 많이 모아 내 이름이 크게 나고, 돈을 모아서 예배당을 크게 짓고 거기에 내 이름을 날리겠다고 하는, 예수님 생각과는 전혀 맞지 않게 은근히 돈 많고 순종 잘하는 착한(?) 사람들이 많이 오기를 은근히 기다리고 있는 우리에게 코로나19는 지금 무슨 교훈을주고 있는가를 분석해보는 새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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