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이해 클리닉 「나를 아세요?!」 출간

  • 입력 2021.01.05 17:54
  • 기자명 김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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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나 집에 가면 하나님보다 더 중요한 ‘내신’이라는 신이 있는 거예요. 하나님은 대학 들어가서 열심히 믿을 수 있고, 교회는 나중에 대학 들어가서 다닐 수 있다고 힘주어 말씀하시죠. 아마 하나님보다 내신을 더 믿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 헷갈려요”(본문 29페이지 중에서)

한국교회가 코로나를 마주한 지도 어언 1년, 성도들이 모여 교제와 나눔조차 할 수 없는 시간들이 쌓여만 갈수록 교회는 점점 빈자리가 늘어 간다. 5년, 10년 후 우리 교회의 모습은 어떨까? 부흥을 꿈꾸고, 하나님 나라, 믿음의 유산을 물려줘야 하는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 책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안내해줄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코로나보다 심각한 건 다음세대가 사라지는 거예요, 아이들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떠나갑니다. 학교에서 왜 아파하는지, 가정과 교회에선 무엇이 힘들게 하는지, 다음세대의 현실과 마음을 알아주면 그들이 웃으며 돌아올 수 있어요” 저자는 다음세대를 대하는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다음세대들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해법들을 제안한다.

책 제목 ‘나를 아세요’는 다소 건방져 보일만치 당돌하게 어른들에게 묻는다. 여기서 ‘나’는 초등학생에서 스무 살 초반까지, 기성세대 어른과 구분지어 이른바 ‘다음세대’라고 불리는 어린이와 청소년이다.

이 책은 4인의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가 경륜을 담아 하나씩 원고를 써서, 총 4개 파트의 주제들이 ‘다음세대 이해와 대안 제시’라는 하나의 주제에 모아지도록 편집됐다. 청소년 사역 멘토링 전문가인 김민철 목사, 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청소년을 상담해온 조병옥 목사, 청소년과 청년 목회 영역에서 첫손에 꼽는 김영한 목사, 청년과 다음세대 사역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목회해온 이상갑 목사 등이 이 책의 공동 저자다.

먼저, 김민철 목사는 어른의 언어가 아닌 십대 중고등학생의 입을 빌려 썼다. 김 목사는 “내가 학교에서 어떻게 사는지 아세요?!”라고 질문하며,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부모와 어른 모두가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일상생활, 곧 학교생활의 실태와 고민을 여섯 가지로 들려준다. 오랜 시간 청소년을 상담하며 얻은 소재로 진짜 십대 청소년이 쓴 글처럼 흥미롭고 재미까지 넘친다. 그렇게 그들을 알고 이해하게 된다.

조병옥 목사는 “내가 왜 환자 취급받는지 아세요?!”라는 제목으로, 요즘 아이들이 어른들 눈에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네 가지로 밝힌다. 이른바 중2병으로 대표되는 아이들의 병은 사실 어른이 만든 것인데, 그 이유를 대변해주는 방식이라 아이들을 이해하는 깊이까지 더해준다.

김영한 목사는 “나는 왜 아플 수밖에 없는 걸까요?”라는 제목으로, 아이들을 아프게 하는 원인을 구조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그 원인에 대한 책임에서 부모와 사회, 교사는 물론 심지어 목회자들까지 피해가지 못하는데, 안타깝게도 그의 지적 내용이 30~40년 전 선배 목회자들이 한국교회의 문제를 지적하던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도 있어 가슴을 치게 만든다. 과거보다 더 복잡한 현대의 어떤 문제들이 아이들을 구조적으로 아프게 만들고 있는지도 알게 해준다.

이상갑 목사는 “나를 위해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세요!”라는 제목으로, 아파하는 아이들의 현실을 느끼고 알아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독자가 어떻게, 무엇을 변화해야 할지를 10가지로 제안한다. ‘나를 알아주세요’라고 외치는 아이들의 음성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는 태도는 그들의 미래, 곧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어른들이, 교회가 구체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이 목사는 강조한다. 그 변화의 방향과 제안이 매우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며 유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코로나로 비대면 예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출간됐다. 어른 성도들도 기존처럼 예배당에서 모이지 못해 힘들어하지만, 평소보다 더욱 돌봄과 교육의 대상에서 멀어져버린 대상은 다름아닌 다음세대, 곧 어린이와 청소년과 청년들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런 때일수록 다음세대 아이들을 이해하고 돌보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코로나 이후 교회교육을 대비하는 길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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