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응답

  • 입력 2021.01.14 11:0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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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환 목사(갈보리교회)

[프로필]

▣ 총회부흥사회 대표회장 역임

▣ 한국기독교영풍회 대표회장 역임

 

 

어떤 청년이 등산을 가다가 발을 헛디뎌서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그나마 다행이 떨어지다가 나뭇가지를 붙잡게 되어서 절벽 가운데 대롱대롱 매달려 있게되었다. 팔은 점점 힘이 빠지고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아서 청년은 있는 힘을 다 짜서 소리쳐 외쳤다. “거기누구 없어요? 살려 주세요. 여기 사람 있어요. 도와주세요.” 죽을힘을 다해서 외치고 외쳤지만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지 도움의 손길은 오지 않았다. 지칠 대로 지치고 힘이 빠져 이제 떨어지려는 순간에 한 음성이 들렸다. “내가 도와줄게”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다. 너무나 감격적이고 기뻐서 “주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제는 살았구나! 눈물이 났다. 그런데 또 음성이 들렸다. “내가 도와줄 테니 그 손을 놓아라”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떨어지면 즉사할 높이였다. 도저히 손을 놓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바로 죽을 거 같았다. 청년은 다시 외쳤다. “거기 다른 사람없어요?” 내가 아직도, 혹은 아직까지 놓지 못한 그것은 무엇인가? 포기하지 못한 그것, 하나님이라도 내게서 바꿀수는 없는 그것, 그것이 무엇인가,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한다. 어떤 기도는 너무나 절박하고 절실한 울부짖음에 정말 하나님이 꼭 들어줬으면 싶은 기도도 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외침에 속지 않는다. 무턱대고 간절하기 때문에 들어 주시는 건 아니다. 하나님도 하나님의 뜻대로 하실 뿐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대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참견과 간섭은 거부하고 싶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내가 원하는 것만 들어주었음 싶다. 삶은 내 뜻대로 하고 싶다. 하나님은 나의 도우미였으면 싶다. 그래서 기도는 그때만 필요한 것 같다. 사람들은 이제 하나님께 기도로 잘 묻지 않는다. 답이 느려서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고, 물을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뭔가 하나님 아닌 다른 해결책도 많아서 힘들게 기도하려 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요구는 듣지 않는다. 그냥 하나님이 내가 원하는 대로 필요할 때 응답만 주시면 좋겠다. 하나님이 주실 것이 아무리 더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나는 그냥 이 정도만 지금 내가 바라는 이 정도만 응답해 주시면 족할 것 같다. 하나님의 뜻대로 기다리기도 싫고, 더 큰 것을 위해 현재를 인내하기도 싫다. 하나님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많은 것들 그것은 힘들다.

사람들은 신앙생활에서 하나님의 요구를 들어드리기 힘들어서 말씀대로 살기 버거워서 포기한다. 아무리 더 좋은 응답이 하나님께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힘들고 싶지 않다. 그러나 생명의 문제는 다르다. 생명의 주인이 하나님이다. 나의 필요의 주인이 아니라 그냥 나의 전부의 주인이 하나님이다. 어느 것 하나라도 하나님이 가져가시면 손을 놓으시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것이 문제다. 기도한다고 많이 한다고 다 응답되는 것은 아니다. 때와 기한은 아버지께 있다. 하나님의 절대적 권한이다. 또 기도의 분량이 다 다르다. 차기까지 각자 기도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몸부림해도 사실 소용이 없다. 하나님이 정한 분량이 차기까지 그 만큼이 얼만큼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기도하며 기다려야 한다. 또 하나님의 방법은 우리의 생각과 다른 경우가 많다. 저 청년처럼 손을 놓기 전에 구해주면 좋겠는데, 하나님은 손을 놓는 모험을 요구한다. 온전히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는지를 확인하시는 그 마지막 순간에 많은 사람들이 넘어진다. 그래도 절망하긴 이르다. 아직 거기까지 가지 못했구나, 자신을 발견하고 더 기도하면 된다.

사람이 마지막에 호흡기를 빼면서 의사가 말한다. ‘이제 편안히 보내줍시다.’ 최후의 순간까지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호흡기이다. 호흡기를 빼면 죽는다. 그런데 기도는 우리 기독교인들의 호흡이라고 한다. 신앙생활의 최후의 순간까지 생의 마지막까지 호흡처럼 멈추지 않고 기도해야 하는것이다. 기도하지 않는 신앙은 더 이상 살아있는 신앙이 아니다. 그리고 기도는 내 뜻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뜻에 순종하게 되는것이다. 내 원함을 버리고 하나님께 나를 복종시키는것이다. 메일함이 가득차면 중요한 새 메일을 받을 수가 없다. 쓸데없는 것들을 스팸 같은 것들을 다 지워버려서 메일함에 공간이 생겨야 새 메일을 받을 수가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내 생각으로 내 욕심으로 가득 차 있는 곳에 하나님의 새 메시지가 들어갈 수가 없다. 나를 비워내는 작업, 새해를 시작하며 꼭 해야 할 필수작업이다. 그래야 하나님의 메시지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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