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이다

  • 입력 2021.01.21 13:5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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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명이 이제 겨우 16개월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가 말 못 하는 고통 속에 마감해야 했던 비극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란 참으로 쉽지 않으리라 짐작된다. 또 그 원인을 분석한다는 것 역시매우 복잡한 제도적인 모순과 인간의 욕망이 겹쳐 있어 한마디로 말하기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일찍부터 우리 사회에서 있어 온 아동학대가 이제 그 정도가 상상을 벗어났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예전과는 다른 엄청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온갖 대안과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항의가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한국교회가 이 점은 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지않느냐 하는 것을 말하고 싶다. 적어도 이 시점에 와서야 느끼는 바이지만 그동안 교회는 ‘성장(成長)’이라고 하는 세상적 욕망을 좇아 진정한 신앙교육 내지는 생명존중의 윤리교육을 등한시해 오고 있었다는 무서운 비판을 피할 길이 없을 것 같다. 이미 사회적으로 각종의 매스미디어를 통한 발 빠른 보도로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시피 한 이번 사건에는 교회가 깊이 엮여 있다고 봐야 한다.

이번에 희생된 정인 양의 양부와 양모가 다 같이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난, 그것도 기독교 재단이라 자부하는 학교의 최고 학부를 마친 엘리트들이었다는 점이 우리를 한없이 부끄럽게 한다는 점일 것이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정인이 양부모의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말한‘오직 하나님만이 심판자일 것’이라는 말, 얼마나 그동안 교회가 잘못된 교육을 해오고 있었는가를 만천하에 알리게 되었다. 오래전 시중의 극장가에서 인기를 모았던 영화 ‘밀양’을 생각나게 한다. 교회 교육이 한 편의 영화만도 못하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교회는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야 하는 곳이다. 이러고도 교회가 세상을 지도하고, 세상을 이끌고 나갈 수가 있겠는가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 이제 어쩌면 최소한 대한민국에서는 교회가 끝났는지도(?) 모른다. 이제 교회는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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