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일으킨 가정교회 십자가 ‘더가스펠하우스처치’

  • 입력 2021.02.23 11:5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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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서로의 만남이 제한되고 모이지 못하게 된 시기에 소명의 길을 따라 사명을 다하고자 가정에서 세워진 교회가 있다. 작은교회들의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때에 ‘복음으로 소통하는 가정교회 공동체’를 꿈꾸며 세워진 십자가. 더가스펠하우스처치(최석일 목사)다.

성경의 본질에 충실한 교회가 되자는 마음으로 시작된 더가스펠하우스처치는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며 ‘가족처럼’ 모임을 갖는다. 어린 자녀들로 인해 예기치 않게 예배가 중단될 때도 있지만 그러한 상황마저도 하나님께 온전히 드려짐을 믿으며, 가정의 모습이 교회의 모습이 되고 교회의 모습이 가정의 모습이 된다는 원칙 아래 초대교회의 모습을 닮아가고자 소망하고 있다.

사실 그는 목회자가 되기 싫어서 도망다녔던 사람이다. 젊은 시절엔 세상적인 성공을 갈망했다. 호주에서부터 미국, 중국, 홍콩, 필리핀, 케냐, 우간다, 네덜란드, 몰타, 네팔, 일본, 태국, 영국, 키르키즈스탄까지 장단기 선교사로서 디아스포라적 삶을 살아왔다는 그는 그 모든 과정들이 예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전혀 계획에도 없었고 예상하지도 못했던 교회 개척에 이르게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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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네팔 선교 시절. 맨 오른쪽이 최석일 목사.

최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로 수많은 나라의 다양한 교회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자연스럽게 초대교회의 회복에 대한 마음을 주셨다. 코로나로 인해 정상적인 공예배를 드릴 수 없는 시간 동안 기도의 시간을 확보하게 됐고, ‘지성소 예배’의 회복을 경험하면서 교회를 개척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의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양림동의 한 선교사 기념관 카페에서 시작된 성경공부와 교제 모임은 가정교회 공동체를 이루게 됐고, 지난해 9월20일 더가스펠하우스처치 창립예배를 드렸다.

최 목사는 “양림동은 한국대학생선교회와 예수전도단이 시작된 곳이다. 이곳 양림동에서 통일한국 세대와 선교한국의 세대를 섬길 사람들이 함께 모여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다음세대가 이 일들에 자원하는 심정으로 나아오기를 기도하는 모임을 시작하고 싶다”면서 “성령님께서 인도하시는 방향을 따라 마지막 시대에 일으키실 파도에 몸을 온전히 맡기는 ‘새 가죽 부대가 되는 새 공동체’가 되고자 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업과 회사들이 경영난으로 인원을 감축하고 있는 가운데 교회도 교역자들을 줄여나가고 있다. 절묘하게도 이러한 상황이 이르기 전 스스로 부목사에서 벗어나 교회를 개척한 최 목사는 “재정에 대한 사역자들의 이해가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믿음의 고백을 전했다.

최 목사는 “부교역자의 위치에서 오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내려놓기는 쉽지 않았다. 결혼한 순간부터 겨우 생활할 수 있는 정도의 사례비를 받으면서도 감사하며 사는 법을 배워야 했다. 결혼하자마자 선교지에 나갈 때도 그랬다”며 “재정적으로 자유하기 위해 먼저 하나님께서 공급자라는 원칙이 확실히 정립되고 믿어져야 했다. 사람이 하나님만을 믿으면 그 사람은 하나님께서 정확하게 채우신다”고 자신있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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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일본 동경 타카오교회에서 일본 그리스도인들에게 세족식을 하는 최석일 목사.

코로나 시대에 가정교회를 개척한 최 목사는 활동이 제약된 시간 동안 우리의 사역과 선교가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고, 더욱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교회를 개척하기 전 선교사로 치열한 삶을 살았던 최 목사는 “하나님만 의지하고 재정에 투명하며 외적 성장이 아닌 내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코로나로 선교지에 다시 들어가기 어려운 기간 동안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이동이 극히 제한받는 이 때 ‘관계 전도’가 일어나야 한다. 영향력있는 현지 지도자 한 사람과 현지에서 나고 자란 디아스포라 한국 교포는 한국 선교사보다 훨씬 많은 일을 감당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재정을 투입해 성과를 내려 했던 선교방식을 과감히 내려놓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아울러 “매년 요지부동한 기독교 박해 1위 국가가 북한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일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왜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만 분단 국가로 남겨 두셨는지, 왜 선교하는 국가로 축복하셨는지 그리고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과 대한민국이 영적으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깊게 연구하고 그 중요성을 깨닫고 기도의 방향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한국선교를 이끌어왔던 모세 세대의 선교사들과 앞으로 선교 현장에서 뛰어야 할 여호수아 세대가 함께 서로 겸손히 배우는 자세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 최 목사는 “예수님의 십자가 안에서 예배를 통해 성령의 연합으로 이뤄질 때 대한민국을 통해 하늘에서 맡겨주신 선교적 사명이 이뤄지는 역사가 일어나길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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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20일 더가스펠하우스처치 창립예배가 드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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