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교회 박해는 여론전…교회 연합은 모두의 과업이다”

  • 입력 2021.06.02 13:53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jpg

160여 노회 1200여명의 목사와 장로가 함께한 예장합동 제58회 목사장로기도회가 은혜롭게 폐회된 가운데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서헌제 교수(한국교회법학회 회장)의 일성이 참석자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서 교수는 “양떼를 삼키려는 이리와 같은 이 세상을 이기려면 뱀같이 지혜로워야 한다”면서 “모두가 연합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교회를 박해하는 국가의 힘은 물리력으로 행사되면서 투옥과 처형의 형태로 이어져왔지만 오늘날에는 ‘국민의 마음’을 빼앗는 ‘여론’이 박해의 도구가 되고 있다.

‘공평’이라는 이슈로 밀어붙인 종교인 과세가 그랬고,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을 무기로 예배를 제한했다. ‘평등’이라는 가치를 앞세워 차별금지법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성을 위한다면서 낙태법 폐지, 문화 보호를 이유로 특정 종교 편파적 재정지원 등 이 모든 것이 국민 여론을 형성해 ‘기독교 혐오’라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서 교수는 “이것이 오늘날 양을 삼키려는 이리의 모습이다. 한국교회는 여론이라는 이리의 이빨 앞에 얼마나 지혜롭게 대처했는가. 얼마나 단합된 모습을 보였는가”라며 한국교회의 연합의 가치,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대표적으로 종교인 과세는 목사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국민들과 똑같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프레임으로 ‘공평’이라는 사회적 가치로 국민 여론을 호도했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한기총과 한교연, NCCK로 나뉘어져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심지어 내부에서 찬성 목소리도 터져나오는 등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고, 외부에서 보기엔 우스운 꼴이 되었다.

그럼에도 소강석 목사와 김진표 의원, 김동연 부총리가 발로 뛰었고, 한국교회종교인과세공동TF가 가동되면서 과세대상을 축소하고 종교활동비를 과세항목에서 제외하는 등 안전한 가이드라인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오히려 저소득 목회자들이 근로장려금을 받게 된 것은 위기 속에 건져낸 열매라고 평가된다.

서 교수는 “종교인과세 이후 한국교회의 시급한 과제는 ‘한국교회표준정관’을 만드는 일이라고 판단했다”며 “교회분열과 분쟁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양떼들에게 큰 상처를 준다. 교회분쟁을 예방할 표준적인 교회정관 마련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가 이사장으로 추대된 한국교회법학회는 새에덴교회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한국교회표준정관’을 마련했고 그 해설서인 ‘한국교회표준정관매뉴얼’도 내놓았다. 이로써 한국교회 130년 역사상 처음으로 표준 교회정관이 마련되어 분쟁의 빌미를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최근 우리에게 가장 뼈저리게 다가오는 문제는 코로나 상황에서의 예배의 자유다.

서 교수는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진 교인들, 특히 젊은층이 코로나 이후에 얼마나 교회로 돌아올지 걱정하는 소리가 높지만 더 큰 문제는 교회의 모임을 통해 코로나가 확산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교회를 향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목했다.

일부 언론들의 악의적이고 왜곡된 보도로 인해 교회를 향한 비난과 부정적인 시선은 심화되고 고착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서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교회가 한교총을 중심으로 하나 되어 지혜롭게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며 “한교총은 책임있는 교회연합기관으로서 방역당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코로나 방역조치를 철저히 준수하면서도 교회의 예배회복을 위한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서 교수는 강연을 통해 차별금지법과 건강가정기본법, 낙태법, 근대문화유산 보존 등 수시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응을 살폈다. 이 모든 사례들은 한국교회의 일치된 목소리와 하나 된 연합의 중요성을 가리켰다.

‘진정한 제자도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진 서 교수는 “주님과 주님이 맡기신 양떼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이 제자도일 것”이라면서도 “주님은 제자들에게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는 명령도 하셨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목했다.

이어 “종교인과세공동TF에 참여하면서, 차별금지법을 대처하면서 한국교회 생태계가 어떤지 어렴풋이 알게 됐다. 교회 연합의 중요성도 새삼 깨닫게 됐다”면서 “이 과업은 한 두 사람의 지도자가 져야 할 십자가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합동 총회가,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져야 할 영광의 십자가이며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