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마구간을 만들자

  • 입력 2014.12.18 14:4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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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죄악들로 넘쳐나는 세상에 고통 받는 이들의 이웃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친구로 이 땅에 오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오늘 다시 경건한 자세로 맞이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세상 어느 곳보다도 낮고 천한 곳 마구간에서 고고(呱呱)의 울음을 터뜨린 아기예수님을 영접함에 있어 우리는 과연 어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여느 해나 다름없이 이맘때면 으레 등장하는 복제된 크리스마스카드와 같은 의례적인 마음들이 아닌, 낮고 천한 자리를 찾아오신 주님의 인류를 향한 사랑의 역사를 기억하며 맞이해야 옳을 것이다. 낮은 곳으로 오심은 무엇보다도 내가먼저 낮아져야 한다는 진리를 몸소 자신의 몸짓으로 알려 주셨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주님의 나심은 세상을 그렇듯 사랑하시기 때문일 것이며, 그 사랑의 크기를 나타낼 수 있는 방법으로 가장 낮고 천한 자리로 말구유를 선택하셨던 것이다. 자신을 낮추지 않는 사랑이 결코 진실일 수 없으며, 진실이 없는 사랑이 섬김을 다할 수는 결코 없다는 사실을 주님은 그의 나심에서부터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시려 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아직도 이 땅에는 예수 없는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다. 세상 어디를 보거나 들어봐도 산타클로스만 있고 그리스도는 없다. 산타를 내세워 크리스마스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즐기려는 사람들뿐 죄악으로 넘쳐나는 세상을 구원할 자로 오신 그 분을 찬양하며 맞이하는 일에는 지극히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그 무리들 속에는 자칭 그리스도인이라 하는 자들도 빠지지를 않는 것 같다.올 성탄절에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작은 구유가 되었으면 한다.

 

내 마음이 낮고 천한 구유가 되지 않는 한 결코 내가 낮아질 수 없으며, 낮아지지 않은 자리라면 예수님이 찾아오심을 결코 기대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산타 할아버지가담아 두고 갈 선물이 담길 양말을 준비하는 것보다도, 흰 눈을 헤치며 신나게 달려가는 썰매보다도, 온 누리에 울리는 징글벨 소리보다도 먼저 준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마구간을 준비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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