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현장에서 20%의 성도가 사라졌다

  • 입력 2021.08.31 20:48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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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20%의 교인들이 더 이상 교회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기 전인 6월17~30일 예장통합총회 소속 목회자 8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변화 추적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매주 출석하던 교인 5명 중 1명은 현재까지 거의 출석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1월에는 18%였던 수치가 7개월여가 지난 올해 20%로 소폭 상승한 것.

이러한 감소세를 현장에서 체감한 듯 목회자들 57%는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교인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응답은 교인 수 500명 이상의 비교적 큰교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예상 감소폭은 평균 2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월 조사 결과인 20%보다 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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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은 주일예배 장년 참여율을 보면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을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현재의 사역 정도는 전체적으로 하락했으며, 장년들의 경우 코로나 이전 대비 70%만이 주일예배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라인예배를 포함한 수치다. 아니나다를까 목회자들 23%는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출석 교인 수 감소’를 꼽았다.

코로나 시대 신앙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교인들의 신앙을 다잡기 위해 목회자들은 코로나 이후 목회 중점 사항으로 ‘주일 현장예배 강화’(45%)를 가장 많이 꼽았다. 현재 주일예배를 현장예배와 온라인예배 동시 중계하는 교회가 전체 52% 가량인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온라인 중계 없이 현장예배만 드리겠다는 응답이 무려 41%에 달했다. 신앙의 양극화 및 출석교인수 감소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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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예배를 없애겠다는 목회자들의 생각과 달리 성도들은 코로나 이후 ‘온라인 시스템 구축, 온라인 콘텐츠 개발’을 강화해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38%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이후 목회와 신앙생활에 있어 목회자와 성도들의 인식 차이가 확인된 만큼 미래교회 예배 형태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와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전 국민의 80%가 접종이 완료되는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 방역정책을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 즉 위드코로나 정책을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교회도 적어도 내년부터는 정상적인 예배와 집회, 그리고 모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교회가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온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 이후 상황에 대해 교인 수 감소를 예상하는 응답이 늘어난 것은 성도들이 시간이 갈수록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져서 교회 출석을 덜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예 교회를 이탈하는 교인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목회자들은 무엇보다도 현장 예배를 강화하는 동시에 온라인 동시 중계를 끊고 현장 예배만 드리는 방안도 많이 고려하고 있다”고 봤다.

그러나 연구소는 “이렇게 하면 교회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졌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연구소는 “코로나19 이후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성도들이 목회자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온라인 시스템과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는 성도들의 생각은 비단 코로나19와 관련된 것 뿐만 아니라 4차산업 시대의 자연스러운 생각일 수 있다. 비대면이라는 현상은 코로나라는 일시적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 시대 변화의 산물일 수 있다”고 지목했다.

연구소는 “이미 20%의 교인이 보이지 않는 지금,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진단하고 “과제는 코로나19 이전의 회복이 아니라 교회의 전반적인 변신으로 두는 게 더 지혜롭다. 시대의 변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교회는 이 변화에 주시하고 스스로 총체적인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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