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회원교단에 공문 보내 기관 통합을 묻는다

  • 입력 2021.09.06 22:29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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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한교총, 한교연. 한국교회 연합기관 대통합을 향한 여정이 갈수록 복잡다단해지는 모양새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소강석 이철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 통합준비위원회(위원장 김태영 목사, 이하 통준위)가 6일 전체회의를 열고 연합기관 통합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회원교단들에 발송하기로 했다. 연합기관 대통합이라는 원론은 확인했으나 통합 논의를 향한 절차가 대폭 추가되는 모양새여서 과연 발빠른 통합이 가능할 것인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한교총 통준위가 결의한 것은 세 가지다. △연합기관 통합을 위해 세 기관의 공식 화합을 추진한다 △한기총 통추위, 한교연 통추위와 실무협의를 추진한다 △기관 통합 추진 관련 회원교단에 보낼 공문안을 심의하고 자구수정하여 대표회장에게 보고한다 등이다.

세 개 연합기관은 지난 3일 모임을 가졌으나 한교연은 불참하여 한기총과 한교총 양자간의 만남만 성사된 바 있다. 이들은 이번 통합을 적극 반기며 협력하자고 뜻을 모았다. 3자간 회동에 한교연만 빠진 상황이 석연치 않은 모양새다.

한교총은 한기총 통추위 및 한교연 통추위와 실무협의를 추진할 대화위원으로 양병희 목사(백석 증경총회장)와 고영기 목사(합동 총무)를 선임했다. 한교연 증경 대표회장인 양병희 목사를 세운 것은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한교연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교총은 3자간 모임을 적극 추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일단 두 기관만이라도 우선 통합이 추진될 수 있도록 열린 자세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세 번째 결의인 ‘회원교단에 보낼 공문’에는 ‘이단성’과 ‘금권선거’ 문제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가장 많은 회원교단인 장로교단들의 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교총이 각 교단에 공문을 보내 연합기관 통합에 관련된 안건이 다뤄지게 하고, 논의 결과들을 취합해 반영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러한 과정은 한교총이 앞서 강조했듯 “‘선 논의 후 통합’이라는 절차를 반드시 지켜갈 것”이라는 입장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다. 한교총 통준위 차원의 절차에서 더 나아가 회원교단들의 의중까지 묻는 ‘민주적 절차’를 거치겠다는 것.

문제는 한기총이 ‘톱다운 방식’의 통합 추진을 제기한 이유가 바로 아래에서부터의 통합이 항상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다시 상기시킨다는 점이다. 몇몇 교단이 문제제기를 시작하고 어깃장을 놓게 되면 한교총으로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되고, 또 다른 분열을 염려하며 통합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릴 참사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합논의 테이블에 적극 임하지 않고 있는 한교연은 가장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나섰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한기총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것과 ‘한교총의 정체성을 분명히 할 것’이 그것이다. 한교총이 ‘안 되면 일단 두 기관만이라도’ 통합을 추진하자는 입장을 취하게 된 것은 바로 한교연의 이러한 조건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교총 통준위는 9월29일 3차 모임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에 따라 각 회원교단에 공문을 발송하고, 논의 결과를 회신받아 3차 모임에서 다루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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