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 소천을 통해 발견한 한국교회의 과제

  • 입력 2021.09.16 14:1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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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소천했다. 그는 대한민국 현대사에 기록될 인물이자 교회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사람이다. 단순히 여의도순복음교회를 개척해 세계 최대교회로 성장시킨 게 다가 아니다. 성령운동이 한국교회 전체에 미친 영향력은 실로 어마어마하여 ‘한국형 신앙’이 정립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회적으로도 그가 외친 ‘희망과 긍정과 용기의 복음’, ‘희망의 신학’은 수많은 이들의 삶을 변화시켰고, 거듭난 이들이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끼친 영향력은 가늠하기조차 불가능하다.

세계적으로도 조용기 목사는 71개국을 다니며 370여 차례 부흥회를 인도했고, 가는 곳마다 강력한 성령운동이 전개됐다. 한때 대한민국은 몰라도 ‘조용기 목사’는 안다고 할 정도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기도 했다.

조용기 목사의 별세 소식을 전하는 일부 언론의 논조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부정적이다. 굳이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비리’ ‘권력’ ‘이단’ 등의 용어를 쏟아내며 마지막까지 조금이라도 더 흠집내려는 안간힘이 느껴질 정도다.

특히 KBS는 14일 보도에서 “한 때 순복음교회가 단일 교회로는 세계 최대 교인 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한국교회 성장을 이끌었지만, 끊임없는 이단 논쟁과 개인 비리, 정치 행보로 ‘교회 권력’의 상징이라는 비판도 함께 받아 왔다”며 부정적인 선입견을 주입하는 앵커 멘트로 시작했다.

이후의 보도 내용은 절반 이상이 흠집내기 비난 수준의 부정적인 기술로 채워졌다. 북한의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냉철히 평가할 때 조용기 목사의 업적은 현재 생존해 있는 대한민국 개신교 목회자로서 따라갈 수 있을만한 사람이 없다. 그러한 조 목사에게조차 세상이 이처럼 처참한 평가를 내놓는다는 것에서 이땅의 목회자들을 향한 세상의 인식 수준이 어떠하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과거 가톨릭 추기경이 사망했을 때와 극명하게 비교된다는 점을 충격으로 삼아야 한다.

세상 언론의 박한 평가를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한국교회가 스스로 아름다운 뒷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 누구나 공과 사는 있기 마련이다. 스스로는 낮아지되, 서로 상대방을 높여주는 아량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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