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교단총회, 방역지침 준수에 안간힘

  • 입력 2021.09.16 16:0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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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대폭 축소하고 대의원 수까지 줄여

확진자 ‘0’을 목표로 모두가 함께 공동의 노력 기울여야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총회의 계절이 찾아왔다. 9월13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제106회 총회를 비롯해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제44회 총회 등 대형교단부터 작은교단까지 모든 장로교단의 총회는 물론, 침례교와 그리스도의교회와 같은 다른 교파들의 총회도 9월에 열린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고 있고, 그 외 지방자치단체들은 대부분 3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하루 확진자수 2000명 근처를 맴돌고 있는 심각한 감염병 상황에서도 한국교회는 수도권을 벗어나 가능한 넓은 공간에서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최대한 많은 인원이 함께 총회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국내 최대교단인 예장합동은 통상 사나흘 개최하던 총회 일정을 13일 단 하루로 단축하고, 울산 우정교회와 대암교회, 태화교회 세 교회로 1600여 총대를 분산 배치하여 모든 총대가 참여하는 제106회 총회를 개최했다.

일찍이 합동총회는 방역당국과 긴밀히 협의하며 총회 일정과 진행방식, 방역지침 준수사항 등을 확인하면서 총회 개최를 준비해 왔다.

1600여 총대를 비롯해 모든 언론사 기자들까지 총회 출입을 위해서는 반드시 PCR검사를 필수로 받아야 했고, 72시간 이내에 받은 ‘음성 확인 문자’를 제시해야 했으며, 추가적으로 현장에서 입장하기 전 코로나 간이 자가진단키트 검사에서 최종 음성이 확인되어야 출입이 허가됐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친 자에게만 출입 허가 팔찌가 주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회가 개최되는 지방자치단체인 울산시는 현장에 공무원들을 파견해 거리두기와 방역지침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같은 날 천안 백석대학교에서 제44회 총회를 개최한 백석총회도 매우 까다로운 출입 절차를 도입해 단 한 사람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역에 최선을 다했다. 매년 백석대학교 대강당에서 총회를 개최해온 백석총회는 코로나 정국에서도 현장 총회를 진행하기 위해 총대수를 50%로 축소하는 결단을 감행했다. 총회 장소에 출입하는 모든 인원은 PCR 검사 결과 ‘음성’을 증명해야 했으며, 선거와 각종 회무를 일사천리로 진행해 하루에 모든 회무를 마쳤다.

16일 침례교와 14일 합신총회는 총회가 진행되는 본부교회를 정하고, 실시간 화상회의가 가능한 전국의 교회들을 지정해 거점으로 삼아 총대들이 각 지방별로 분산되어 총회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총대들이 여러 곳에 분산됨에 따라 총회 ‘참석’이 아닌 ‘참관’에 그치고 마는 아쉬움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했다. 하지만 대규모 인원이 한 자리에 모이지 않아도 되기에 그만큼 부담은 덜었다는 모양이다.

작은교단들도 총회 개최에 있어 방역지침 준수는 필수였다. 교단 총회가 개최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해당 지역에 긴장을 유발했고,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모범적인 모습들을 견지하기 위해 애썼다.

14일 경기도 하남 성민교회에서 55회 총회를 개최한 합동중앙총회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대형교단만큼은 아니더라도 백신 2차 접종 증명서 제출을 기본으로 하되, 1차 접종자라도 PCR검사 음성 확인이 되어야만 출입이 허가됐다. 원칙적으로 총회 장소에는 대의원 외에는 출입이 금지됐으며, 모든 총대들은 스티커가 부착된 지정석에 착석하여 마스크 착용과 음식물 섭취 금지가 강제됐다.

이러한 교단 총회들의 비상적인 총회는 추석 이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예장통합이 28일 경기도 파주 한소망교회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방역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총대를 대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 현황을 파악하여 2차 백신 접종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총대만 회의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1차 접종자와 2차 접종자를 분류하여 장소가 배정된다. 또한 모든 출입 희망자는 9월23~27일 기간에 PCR검사를 받아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이처럼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무릅쓰면서도 교단들이 총회를 개최해야만 하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은 계속되어야 하고, 이를 위한 행정과 제반 모든 업무들이 연속성을 갖고 이어져야 하며, 감염병 상황에서도 하나님 나라를 향한 발걸음은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기업들이 운영에 필수적인 회의가 허락되듯이 교단과 노회와 교회도 운영되고 움직이기 위해 총회는 반드시 필요한 회의다.

법에 의해 임기가 정해져 있는 임원들의 개선을 위해서도 총회는 필수적이다. 임기를 넘기게 되면 교단은 비상상황으로 돌입하게 되고, 갖은 법적 행정적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민주적 절차인 총회가 반드시 열려야만 한다. 총회 대의원들의 뜻에 따라 운영되는 총회는 ‘대충’ ‘아무렇게나’ 해치우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많은 총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이웃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한 조건임을 인지해야 한다. 추석 이후 모든 교단의 총회가 안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총회를 통한 확진자 발생 ‘0’를 목표로 모두가 함께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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