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QR음성안내시스템’ 도입

  • 입력 2021.10.08 21:3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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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촉촉히 내리는 비를 맞으며 양화진을 찾았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 이역만리 낯선 땅을 찾아온 선교사들이 묻혀있는 곳.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이다.

1890년 J.W.헤론이 최초로 안장된 이래 서울 인근에서 사망한 외국인들의 묘지로 조성됐으며, 한국의 근대화와 개신교 선교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선교사들이 안장되어 있다.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교회가 위탁 관리하고 있는 이곳은 국내 성지순례 여정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다.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하나님의 사람들의 위대하고도 소중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장소이기도 하다.

양화진 묘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이 강타한 지난해 1년간 공식적으로 참배객 예약접수를 중단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네 차례 참배객들을 안내하고 안장된 선교사들에 대해 설명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많은 인원이 몰리게 됨에 따라 코로나 감염위험에 의해 전면 중단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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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우드 홀 묘비 앞에서 안내판의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이미지와 함께 음성안내를 받을 수 있다.

그러던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이 최근 스마트폰을 활용한 ‘QR음성안내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참배객들이 예약하고 이곳을 찾았던 까닭은 봉사자들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더욱 의미있는 방문이 되기 위함이다. 하지만 ‘QR음성안내시스템’에 의해 봉사자들의 안내 없이도 참배객들이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상세한 음성 설명에 이해를 돕는 이미지 자료는 덤이다.

선교사묘원의 각 묘비 안내판에는 QR코드가 부착되어 있다. 참배객은 휴대폰 카메라 어플을 실행하여 QR코드를 인식시키면 해당 안내 페이지로 연결되고, 이미지와 함께 음성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내장 카메라 어플로 자동 인식이 안 되는 휴대폰 기종은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QR바코드’를 선택한 후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안내페이지로 들어갈 수 있다.

기존의 묘원 안내 서비스는 정해진 루트와 순서대로 모두 함께 이동하며 동시간대에 설명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QR음성안내시스템’이 도입됨에 따라 혼자 또는 소수의 일행들끼리 원하는 순서대로 찾아가 선교사들에 대해 알아보고 참배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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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을 담당해 총괄하는 100주년기념교회 백정수 목사는 ‘QR음성안내시스템’을 구상하고 실현시킨 주역이다.

백 목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참배객 예약 안내 서비스가 중단됐다. 많은 분들이 여전히 참배를 위해 묘원을 찾아오시지만 안내해드릴 수 없는 안타까움에 미래형 안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백 목사는 “양화진 묘원은 한국교회의 성지이자 민족사의 기념비적인 장소이다. 코로나를 핑계로 언제까지 이 귀한 곳을 방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무인안내시스템 도입을 모색했다”며 “국내외 박물관과 전시관 책임자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모니터링한 결과 QR코드를 활용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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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수 목사가 묘원을 찾은 참배객에게 QR음성안내시스템 사용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백 목사는 100주년기념교회 안에서 아나운서와 성우 10여명을 섭외했고, 외부 업체에 의뢰하기보다 교회 자체적으로 재능기부 형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덕분에 시스템 구축에 소요된 비용은 조사 당시 대비 1/100로 줄었다.

한국어 음성안내 서비스는 지난 8월부터 이미 시작되어 언제라도 찾아가 우리 말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영어는 현재 번역과 텍스트 수정작업이 완료됐으며, 10월 중에 음성 녹음이 진행될 예정이다. 추후 일어와 중국어까지 계획되어 있어 총 4개 국어로 안내 서비스가 제공되게 된다.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은 코로나 종식 이후라도 QR음성안내시스템과 봉사자 현장 안내를 이원화하여 함께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은 2019년 1월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여 현재 내부공사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을 주시하며 재개관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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