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한교총 한교연 연합기관 통합, 다시 찾아온 데드라인 ‘2월 말’

  • 입력 2022.01.18 22:0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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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아직 한기총을 버리지 않았다는 희망을 가지고 통합을 위해 진력하겠다. 통합을 매듭짓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2월 말까지 가시적 성과를 반드시 내자. 그렇지 않으면 한기총은 차기 대표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총회를 개최할 수밖에 없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이 올 초 신년하례 예배에서 무겁게 뱉은 결기에 찬 제언이다. 이로써 한국교회 연합기관 대통합의 데드라인은 2월 말로 또다시 설정된 셈이다.

대통합의 골든타임은 하나된 한국교회를 향한 열망이 뜨겁게 타오르며 통합 논의가 한창 무르익던 2021년 하반기였다. 이후 한교총과 한기총, 한교연 세 연합기관이 회기를 마치기 전, 다시 말해 정기총회를 열어 대표회장이 교체되기 전에 통합논의를 마치고 대통합을 선언하는 것이 첫 번째 데드라인이었다. 하지만 적극적이던 한기총과 달리 정작 통합논의를 시작한 한교총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속절없이 시간만 지나가고 말았다. 다행이라면 다음 회기에서도 통합논의를 지속하기로 결의하고 통추위에 전권을 부여한 점이다.

한교총의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관통합준비위원회 핵심 위원마저 통합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통합할 생각이 없는데 통합이 매끄럽게 추진되기란 만무하다.

기관통합준비위원회 서기였던 지형은 목사(기성 총회장)는 최근 신년기자회견에서 “현재 세 기관 중에 한교총을 중심으로 하나 되면, 그들끼리 재미있게 하고 있는데, 한교총으로 들어오면 활동할 자리가 없다. 완전히 하나 되면 또 깨지고 문제가 발생한다. 지금처럼 놔두면 된다”고 연합기관 통합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 목사는 지난 회기 한교총 기관통합준비위원회 서기이자 대변인이었다. 회의 내용을 정리해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을 담당했던 당사자가 통합을 반대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왜 그다지도 통합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는지 일면 납득이 될만한 부분으로 풀이된다. 당시 대표회장이었던 소강석 목사가 아무리 강력하게 기관통합을 견인한들 핵심인사가 브레이크를 잡고 있다면 앞으로 나아가기란 요원한 일이기 때문이다.

연합기관 통합 논의가 시작되면서부터 계속적으로 확인되는 과제는 냉소적인 비관자들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의 지형은 목사는 물론 한교총 대표회장인 류영모 목사도 현재는 통추위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지난해 예장통합 총회장 취임 기자회견 당시만 해도 연합기관 통합에 매우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낸 바 있다.

통합 논의 당사자들 주변에서의 비판적인 시각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교회 내부에서조차 연합기관 통합추진을 평가절하하고 폄하하는 목소리들이 공공연하게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는 최근 “한기총, 한교연, 한교총의 기구통합에 대한 시도는, 저변에 흐르는 비본질적 비신학적 동기와 교권중심의 구조 창출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뿌리를 가졌으나 분열된 교회협의체들이 가시적 일치를 이루려는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표현했다.

이는 ‘연합기관 통합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철학과 방향이 염려된다’는 지형은 목사의 발언 취지와 일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한국교회를 위해 통합을 추진하는 이들이 감내해야 할 멍에와도 같다. 이번 연합기관 통합 논의를 처음 시작했던 소강석 목사는 갖은 오해와 비판을 받으면서도 하나됨만 이룰 수 있다면 기꺼이 감내하겠다며 돌파하고 있다. 김현성 변호사는 목사도 아닌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될 자리를 꿰차고 있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를 자신의 소명으로 알고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한기총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은 2월 말까지 연합기관 통합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않으면 정기총회를 열어 대표회장을 선출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그가 한기총을 대표하고 있는 지금이 연합기관 통합에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기총은 최근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의 주도로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제32회기의 마지막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은 18일 정관제정실무위원 3인을 선정하고 한교총 측에 통보했다면서 신속히 구체적인 통합 논의를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연합기관 통합시 사용할 통합정관을 제정하자는 움직임이다.

한교총이 앞서 정관제정실무위원에 엄진용 목사(통추위 서기)와 신평식 목사(사무총장), 김영민 목사(기감)를 선임하자, 한기총에서도 황덕광 목사(통추위 서기), 김정환 목사(사무총장), 이병순 목사(윤리위원장)를 선정했다고 밝히며 조속한 회의 개최를 제안하고 나섰다.

양 기관의 정관제정실무협의회 위원들이 모두 확정됨에 따라 통합 정관 제정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기총과 한교총 양 연합기관이 통합논의의 구체적인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호사다마(好事多魔). 연합기관 통합 추진 과정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장면들이 잘 표현된 사자성어가 아닌가 싶다. 연합기관 대통합이라는 좋은 일에 자꾸만 방해가 따르지만, 하나 됨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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