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 입력 2022.01.20 09:59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교계(敎界)가 세상의 정치인들이나 지도층 사람들의 비리와 부조리를 말할 때 흔히 빗대어 하는 말이 ‘내로남불’이다. 그 말의 뜻인즉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 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스스로에게는 도덕적 잣대가 날카롭게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근자(近者)에는 선거철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유독 그러한 현상들이 부쩍 많이 눈에 띈다. 유감스러운 일이기는 하지 만 세상의 일을 논하기에는 우리 자신이 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교회 내의 성폭력 문제라든가 목회 세습 등을 말할 때 더욱 그렇다. 교회를 향한 세상의 시선이 항상 좋을 수야 없겠지만, 적어도 교회 안의 도덕이나 윤리 등에 관한 기준이 세상보다는 좀 더 엄격해야 할 것 같은데 현실에서는 뭔가 그렇지가 못한 것 같다. 지금은 각종의 매스미디어들이 많기도 하거니와 그 종류 또한 다양해져서 언제 어느 때 교회 안의 불편한 소식들이 세상 얘기의 중심에 회자 될는지 알 수가 없다.

가급적 아량을 베풀어서 최대한 교회 안의 알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는 감추어 주고는 싶으나 그것이 여의하지 않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자칫 하다가는 ‘내로남불’ 소리 듣기 딱이다. 보다 큰 문제는 교회 안에서 교회의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고 하는 점이다. 목회자가 성폭력의 죄를 저질렀을 경우, 혹은 교회 세습 문제로 사회적으로도 적지 않은 문제가 되었을 때 당사자가 교계 안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거나 그만한 배경이 있으면 어찌된 일인지 ‘교회의 법’은 있으나 마나이다. 쉽게 말해서 법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근자에 들어 새삼 ‘법’의 권위가 좀 아쉽다 하는 생각이 드는 일(?)들이 심심찮게 발생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힘주어 말하거니와 교회가 더 이상 법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을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교회를 위해 세운 법이 교회에의해 힘을 잃게 될 때 하나님은 한국교회를 보고 뭐라 말씀하실까?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