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문화선교트렌드Ⅱ- ‘위드 코로나, 전환의 시대를 준비하라’

  • 입력 2022.02.19 18:16
  • 기자명 김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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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데이터연구소·목회사회학연구소·문화선교연구원이 공동주최한 문화포럼이 1월6일 필름포럼 카페에서 한국교회와 사회 그리고 문화를 아울러 한국 교계 및 목회 전망과 과제란 화두를 중점으로 머리를 맞댔다. 급변하는 사회 풍속과 정서는 디지털 시대를 충분히 실감 나게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개인주의는 갈수록 강화되고 코로나 펜데믹과 함께 비대면, 가상공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과연 교회는 어떻게 품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전망도 예측하지 못하는 변수가 복병처럼 매복된 상황에서 과연 교회 역할의 현주소는 어딜까. 이에 전반적인 발제와 토론을 순차적 요약과 재조명함으로 한국교회와 사회가 공존하고 공교회로써 자리매김을 할 위치를 찾고자 한다. <편집자주>

디지털미디어와 교회 전망과 과제 • 조성실 | 디지털미디어 교회 센터장

최근 쏟아지는 교회에 관한 미래 지표들은, 대부분 장밋빛 전망보다는 암울한 현실을 보여준다. ‘코로나 이후 교인들이 교회로 돌아올 것인가?’, ‘다음 세대와 교회학교를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가?’, ‘감소하는 교회 재정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사실 이러한 문제들은 코로나 이전에도 교회가 고민하고 예상해 왔던 질문들이다. 하지만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닌, 오늘의 문제가 되었을 때에 교회는 불안과 혼란에 사로잡혀 버린다.

거대한 그리고 더욱 가속화될 변화 속에서 교회가 가장 우선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영역은 단연 ‘디지털(Digital)’이다. 그 중에서도 폭발적인 혁신을 가져오는 시대를 가리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X)’은 오늘날 교회의 지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이해해야 할 시대적 개념이 되었다.

작년 12월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데이터 분석 기업 글루(Gloo)가 지역교회와 협업하여 새로운 교인들을 모집하고, 봉사활동을 연결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약 3만여 개의 미국 교회가 이 기술을 도입했으며, 이는 점점 더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 기술은 아마존인 구글, 넷플릭스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신들의 상품과 서비스로 소비자를 타게팅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글루는 지역 내의 잠재적 교인들의 데이터를 취합하여, 이를 지역 교회와 매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회로부터의 근접성과 현재 교회가 제공하는 신앙훈련 및 돌봄 프로그램, 교회의 수용능력 등을 토대로 교회와 교인들을 연결해 준다. 또한 봉사활동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교인의 정보에 따라 현재 가능한 봉사활동을 소개하고 연결한다.

앞으로 교회는 빅데이터 가령 매 주일 방역을 위해 체크하는 교인 출입증은 교인의 출결 데이터가 된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교인들도 구글 등의 설문 링크를 통해 자발적으로 출결을 체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외에도 교인의 연령분포, 지역분포, 봉사활동, 교육훈련, 신앙의 성숙도, 새가족 등록 추이, 헌금 추이 등을 데이터화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성도들의 영적 필요와 신앙 성숙도를 데이터로 파악하여 그에 맞는 신앙훈련 프로그램들을 제안해 줄 수 있다. 또한 오랜 시간동안 대면 예배에 나오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에게 전화나 메시지로 안부를 물을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회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사역들을 시도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온라인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교수 실재감(teaching presence)’이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학습자(학생)가 수업에 몰입하고 상호작용이 촉진되기 위해서는, 교수자(선생님)가 실재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실재감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온라인 예배는 현장 예배와 완전히 동일한 내용이 아닌, 온라인 예배 참석자들만을 위한 특별한 예배 콘텐츠를 구성해야 한다. 

현장 예배에서도 설교자는 항상 카메라 너머의 온라인 예배자들 염두하며, 그들을 위한 멘트를 준비한다. 온라인 예배에 참여하는 회중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받고, 서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교인들이 신앙 유지에 도움을 받는다.

일반교회 교인은 ‘성경묵상과 기도’가 69%, ‘담임 목사 설교’가 52% 등의 순으로 응답한 반면, 가정교회 교인은 ‘소그룹 리더와 멤버들의 섬김과 교제’가 61%로 일반교회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소그룹이 개인 신앙 유지에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은 각자의 처지와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소그룹을 선택하기를 원한다. 때문에 교회는 같은 고민과 질문을 가진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일 수 있도록 소그룹 매칭 및 탐색의 기능을 디지털화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교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인 실질적인 필요를 다루는 커리큘럼을 통해 소그룹으로의 참여를 이끈다. 예를 들어 어린 자녀를 기르는 부모에게는 ‘성경적인 부모의 역할’을, 청년들에게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재정관리’를, 직장인에게는 ‘일과 영성’을 커리큘럼으로 제공한다면, 교인들은 일상 가운데 직접적으로 느끼는 필요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가게 될 것이다.

MZ 기독교문화 전망과 과제 • 임주은 | 문화선교연구원 연구원

어느새인가부터 ‘MZ’라는 명칭으로 특정되는 세대와, 그들이 주도하게 될 문화에 대해 전망하는 트렌드 키워드가 발표되기 시작했다. 한국 사회의 시대 변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그 트렌드가 다양화·다원화 되어감에 따라, 이러한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이 MZ세대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6월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진행한 설문조사, “세대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 분야 TOP3”에 따르면, ‘Z세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 분야’에서 ‘인권·평등’이 53.3%로 가장 높았다. 대다수의 MZ세대가 ‘비혼’, ‘딩크족’, ‘비혼 출산’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하며, ‘정상/비정상가족’이라는 전통적 경계를 지워나갔다. 이러한 MZ세대 가치관은 각종 기업의 홍보 마케팅, 대중문화 콘텐츠에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새로운 문화를 빠르게 습득하고 포용하는 ‘개방성’, 서로 다른 모습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있어, 과거에 만들어진 기준과 구분은 점차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사회가 점차 ‘서구화’ 되어감에 따라,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는 문제제기는 늘 있어왔다. 그런데, Z세대는 이를 넘어 ‘초개인주의’라는 특성을 지니게 됐다. 그 사회적 원인으로는 ‘1인 가구 수 증가’와 그에 따른 ‘가족 결속력 약화’, 경제 불황에 따른 ‘개인이 떠안는 불안감’과 ‘노동의 파편화’를 꼽을 수 있다. 

문화적 원인에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가장 크다. ‘내가 원하는 시공간’에 ‘내 취향에 맞춰주는 알고리즘’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Z세대에게, 다수가 함께 공유하는 ‘메가트렌드’란 존재하기 어렵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은 ‘소속감’을 더욱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기성세대가 주로 혈연·지연·학연 등의 기준으로 소속감을 느껴왔다면, 이들은 관심사에 따라, 개인적 성향에 따라, 가치관과 문제의식에 따라 쉬이 모였다가, 강력하게 연대하고, 또다시 흩어진다.

소속감을 기반으로 하는, 직장에 대한 생각도 기성세대와 MZ세대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다. 작년 6월, 취업 플랫폼 ‘사람인’에서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1년 이내 조기퇴사자’ 설문조사를 시행한 바 있다. 그 결과 전체 응답 기업 중 49.2%가 ‘MZ세대’에서 1년 이내 조기퇴사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퇴사 이유로는 각각 ‘직무적성이 안 맞아서’(48%),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족’(31.1%)이 가장 크게 차지했다.

MZ세대가 지지하는 공정성과 합리성은 힘의 문제에 대해서도 발휘되곤 한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갑질’은 참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소수 혹은 개인이 당한 피해라 하더라도, 해당 사연을 온라인에 공유하면 삽시간에 많은 누리꾼들이 모여 함께 연대하고 지지해준다. MZ세대의 정치적 관심사와 행보는, 분명 기성세대의 정치참여와는 조금 다르다. 하지만 이들은 저마다 광장에 나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작은 문화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교회에는 MZ세대의 수와 그 참여도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었다. 과거의 가치관, 전통적 기준을 허물어가며 경계를 넘나드는 MZ세대에게, 교회는 너무나도 많은 기준과 한계, 구분과 편견이 가득한 곳으로 여겨진다. 이미 사회에서는 기업과 대중문화 등을 필두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생활방식을 존중하며, ‘차별적 발언이나 행동’을 지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에서 청년들(그중에서도 특히 여성) 혹은, 소위 ‘정상가족’에 속하지 못한 이들은 크고 작은 불편함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경계 없는’ 감수성을 지닌 청년들에게, 교회는 조금 더 개방적이고 다양한 포용력을 지닌 공동체가 되어 주어야 한다.

또한, 교회는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의미의 ‘소속감’만 강조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 모태신앙, 혹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니던 성도들에게 교회는 강력한 소속감을 주는 공동체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성도들에게 있어서 소속감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무조건적으로 순종하거나 헌신해야 하는 위계 구조, 관행처럼 여겨지는 성차별 문화, 더 이상 배우고 성장할 수 없는 폐쇄적 시스템의 문제들을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적어도 교회는 달라야 한다. ‘무조건 순응하고 적응하는 자들’만 살아남는 곳이 아닌,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생명을 존중하고 살리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교회는 ‘세대론’이라는 프레임에 머물지 말고, ‘시대’를 읽어내기 위해 도약해야 한다. 이는 교회가 단순히 요즘 청년들의 특성에 따라 비위를 맞추며, 매력적으로 보이는 선교를 감당하라는 것이 아니다. 시대적 사명과 복음을 올바르게 읽어내야 함을 의미한다.

주로 온라인 세계 속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사는 세상은 ‘봐야 할 정보’가 아닌, ‘보고 싶은 정보’만 더 집중적으로 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교회는 이러한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시대에 맞는 ‘미디어 리터러시교육’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교회에서 바른 신앙적 가치관, 성경적 삶의 방식을 교육한다 하더라도, 이미 미디어 매체를 통해 왜곡된 인식을 가진 아이들에게 복음이 잘 전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먼저는, 무조건적으로 대중문화 혹은 뉴미디어 콘텐츠들에 대해 ‘반기독교적인 것’으로만 배척하는 교회 문화를 지양해야 한다. 오히려 그것들을 기독교적인 관점으로 잘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의 기성세대가 앞장서서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가짜뉴스와 자극적인 음모론을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교회 안의 MZ세대가 시대와 미디어를 올바르게 읽어낼 수 있게 만들 것이며, 동시에 성경을 보는 문해력도 함께 길러줄 수 있을 것이다. 

통계로 미리보는 2022 • 지용근 |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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