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칼럼] “계란이 부화하기만 한다면”

  • 입력 2022.03.13 07:49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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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기총 임원회에서 연합기관 통합합의안이 부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물론 결의 과정에 하자가 있다는 또 다른 소식이 들리기도 합니다. 일이 어찌 됐건, 이 일에 대해 제가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교계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한교총, 한기총, 한교연으로 분열된 연합기관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화합론자이기 때문입니다. 연합기관이 누구 개인을 위하거나 누구의 자리를 위한 것도 아니고, 누구의 놀이터를 위한 것도 아닙니다. 연합기관의 존재 목적은 한국교회의 공익과 공공선을 위한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의 은혜로 일찍이 한국교회 생태계의 중요성과 반기독교 악법 문제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형교회 목회자로선 한국교회에서 가장 먼저 동성애 반대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더 나가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가지고 있는 독소조항의 문제점을 밝혀내지 않았습니까? 종교인과세 문제도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저에게 주신 무거운 소명감을 가지고 한 것입니다. 특별히 종교인과세 문제를 대처해야 할 때는 연합기관이 서로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서로 힘겨루기를 하느라 이런 일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국 17개 광역시도연합회를 통해 대처했고요, 또 정권이 바뀌어 시행 세칙을 만들려고 할 때도 임시 조직을 만들어 대응했습니다.

저는 그때 종교인과세 대처와 차별금지법을 막으면서 연합기관이 하나가 되어서 원 리더십, 원 메시지를 발휘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습니다. 한국교회를 위해 전면에서 싸워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모릅니다. 진짜 한국교회 공익을 위해 앞장서서 싸워본 사람만이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교총 대표회장으로 있을 때 ‘한국교회 연합과 비전대회’를 열어 ‘2021 한국교회 공로상’을 주는 시상식을 가졌던 것입니다. 저와 함께 힘을 모아 차별금지법을 비롯해 반기독교 악법을 막고 교회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애를 쓰신 분들의 역사적 공로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의미에서 한 것입니다.

한국교회에서 반기독교 세력의 실체와 전략, 교회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깨우치고, 앞장서서 경종을 울린 분들이 전용태, 김영진, 황우여 장로님이셨습니다. 그 뒤를 이으신 분이 김승규, 김진표 장로님이십니다. 전 국정원장이신 김승규 장로님은 한국교회에 이슬람의 문제를 알리고 스쿠크법을 막는데 큰 역할을 하셨고, 김진표 장로님은 종교인 과세문제가 대두 되었을 때 정부와 교회의 관계가 잘 소통되게 하면서, 교회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하셨습니다. 이혜훈 전 국회의원님도 현직에 있을 때 스쿠크법을 대처하는데 적극 대응해 주셨습니다. 서헌제 교수님은 종교인 과세 문제를 법리적으로 잘 연구하여 한국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 주셨습니다. 그분들의 역사가 저의 역사이고 저의 역사가 그분들의 역사였습니다.

그런데 분열된 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들려고 하는 저의 공적 소명감과 애절한 순명을 오해 하고 저의 의도와는 달리 곡해하는 것을 보면, 이런 분들은 정말 화성이나 금성에서 온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번 대선결과를 봐도 결국은 누가 이겼습니까? 누가 뭐라 해도 서로 연합하고 힘을 모은 사람이 이겼습니다. 그것도 1% 차이도 안 나게 말입니다. 제가 분열된 연합기관이 하나 되어야 한다고 ‘교계 연합론’, ‘교계 화합론’을 펼쳤을 때, 한국교회 90%이상이 모인 한교총만으로도 충분한데 왜 굳이 연합을 하려고 하느냐고 반문하거나 무용론을 역설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 1%, 아니 그 이하의 어떤 미미한 조직이라 할지라도, 한국교회가 분열되어 있으면 엄청난 리스크를 당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저수지 댐도 미세한 틈 하나 때문에 결국 나중에는 무너지는 것입니다. 이 점을 한기총, 한교연, 한교총이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공적 소명감과 통찰력을 가지고 교계 화합론, 교계 연합론을 펼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무조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고,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에 지치고 맥이 풀릴 때도 있지만, 여기까지 저의 연합사역을 도와주신 우리 장로님들과 성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물론 계란으로 바위를 깨트릴 수는 없지요. 그러나 언젠가 그 계란이 부화하기만 한다면 날개를 가지고 날아올라 그 거대한 바위를 뛰어 넘어가는 때가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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