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강단 훼손에 국제적 대응키로

  • 입력 2015.01.23 09:15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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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에 위치한 민통선평화교회(이적 목사)의 압수수색에 대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가 국제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민통선평화교회는 지난해 12월22일 60여 명의 경찰에 의해 예배당과 사택, 지역아동센터가 압수수색 당했다. 이 과정에서 성전의 십자가를 떼어내고 강단을 철거·분리하는 등 성전 훼손사태가 발생해 이에 대한 교계의 공분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교회협은 지난 22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제63회기 제1회 정기실행위원회에서 ‘성전 침범에 대한 대응의 건’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교회협은 “성전 침범은 기독교에 대한 도전이자 탄압 행위”라고 규정하고 성명서를 채택하는 한편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교회협은 성명서에서 “모든 종교의 성전은 거룩한 곳이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에게 성전은 하나님의 임재와 현존을 체험하는 지고의 성소이며 십자가는 신앙의 가장 성스러운 상징”이라며 “정부 당국이 성직자의 선교활동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반국가적인 행위로 규정함과 더불어 성전을 침범하여 설교문과 시집 등을 압수한 것은 그 적법성 여부를 떠나 명백한 선교탄압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권력을 무분별하게 행사하여 신앙의 상징은 십자가와 강단을 훼손한 것은 기독교 신앙에 대한 중대한 모독행위”라며 서울지방경찰청장과 법무부 장관의 사과, 압수수색 관련자 문책,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실행위원으로 참석한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동춘 목사는 “애기봉 성탄트리가 설치됐던 마을에 교회가 있다. 마을 주민들이 그곳에 성탄트리를 설치하면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국가적으로도 반대하는 사람이 많으니 안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것 때문에 경찰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서 교회에 들어와 강단과 십자가를 떼어내 분해했다고 한다”면서 “목사 사택은 물론 마을의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까지 밟고 들어와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성전에 들어와 그런 것은 정부가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교회협은 이 사실을 WCC(세계교회협의회), CCA(아시아기독교협의회), 미국교회협의회 등의 해외교회와 AI(국제사면위원회), HRW(휴먼 라이트 워치), AHRC(아시아인권위원회) 등의 인권단체에 알려 공동대응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교회협은 “거룩한 성전과 십자가를 지키지 못한 우리들의 죄를 참회한다”며 “국내외 그리스도인들과 더불어 선교자유와 성전 수호를 위해 기도하고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이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공동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제62회 정기총회 회의록 채택의 건 △신설위원회 사업계획(안) 심의의 건 △사무처 부서 편성 조정의 건 △국장 선임의 건 △헌장세칙 개정의 건 △NCCK 제도개혁 특별위원회 조직의 건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 조직 확대의 건 △추가경정 예산(안) 심의의 건 등이 다뤄져 모두 통과됐다.

기타안건에서는 조경열 목사(아현감리교회)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한국교회연구원이 책임지고 준비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김영주 총무와 조경열 목사가 기획해 추진키로 했다.

지난 63회 총회 이후 교회협 참여를 공식 중단한 예장통합(총회장 정영택 목사)과의 관계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기장 총무 배태진 목사는 “이번 정기실행위에서 통합이 함께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총무님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고 요청했고, 회장 황용대 목사도 “통합측은 오늘 이 자리를 굉장히 예민하게 지켜볼 것이다. 상처를 받았다고 하는데, 회복을 위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총무가 밝혀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영주 총무는 “내가 이런 노력을 했다고 표현하는 순간 그걸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에 따라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면서 답변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여러분이 양해해 주신다면 교단 총무단 연석회의를 열어서 다 설명을 해드리고, 대책을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회피했다.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는 “교회에 송사하지 말라는 것까지 어겨가면서 교회협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초유의 상황이다. 그 이후에 어떤 대화내용도 들은 바 없고 사과도 들은 바 없다. 정말 같이하고 싶지만 이것이 결과적으로 우리를 무시한 거 아닌가 하는 서운함이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총회 때 ‘예장 회원 나가라’는 말을 다른 사람이 하고 총회장이 말렸어야 했다. 총회장이 회원들을 데리고 나간 것은 사회적 영향력이나 교회 지도력이나 신앙의 열정으로나 어떤 것으로도 마음이 설득이 안된다”며 “통합이 어떤 방법으로든 이 자리에 함께 해야한다는 것에는 100% 동의하지만 한국교회에 끼친 슬픈 부분은 어느 정도 그분들이 우리를 이해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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