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추모의 벽 그리고 한국전쟁에서 별이 된 사람들 다큐로 만난다

  • 입력 2022.08.30 15:32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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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 건립된 추모의 벽. 한국전쟁에 젊음을 바친 전쟁 영웅들과 오랫동안 그들을 섬겨왔던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의 노력까지 그 모든 이야기들을 담아낸 SBS 일요특선 다큐멘터리 <워싱턴에 한국전쟁의 별이 새겨지다>(연출 이인수)가 9월4일 오전 7시40분에 방송된다.

다큐는 7월2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전사자 추모의 벽 준공식 이야기로 시작한다.

‘추모의 벽’ 건립 논의가 시작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웨버 대령과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KWVMF) 존 틸럴리 대장의 헌신적인 노력이 소개된다. 한국 새에덴교회가 적극 협력하면서 미국 상하원에서 ‘추모의 벽 건립의 건’이 치열하게 논의되고, 건립기금 조성을 위한 한미 양국의 노력 끝에 준공식에 이르기까지 드라마같은 스토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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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추모의 벽’ 건립의 공헌자로서 4월에 타계한 웨버 대령의 헌신을 기리며, 그가 마지막까지 추진한 ‘추모의 벽 카추사 이름 새기기’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나아가 무명 용사로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던 하비 스톰 소령의 이야기, 한국전 발발 이후 전쟁 수행을 위해 설치된 미8군 사령부, 카추사 1세대가 맞이한 한국전쟁, 추모의 벽에 이름이 새겨진 형을 보기 위해 준공식을 찾은 한국인 동생의 감동 스토리까지 다큐에서 만날 수 있다.

추모의 벽 건립을 둘러싼 민간단체의 빛나는 노력도 심도있게 소개된다. 국가가 돌아보지 않는 사이 16년간 새에덴교회가 모든 비용을 자체적으로 부담하면서 진행해온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행사가 펼쳐지고, 한국과 미국 정부의 감사와 인정을 받기까지 변함없이 섬겨온 시간들이 되짚어질 예정이다. 그리고 올해 7월26일 미국에서 진행된 참전용사 감사행사의 전야제 현장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한국전쟁 미국 참전용사는 연인원 총 178만명. 이 가운데 14만 명이 넘는 미국의 젊은이가 사망 또는 실종되거나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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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덴교회는 지난 16년간 매년 미국 참전용사들을 위한 행사를 진행해왔다. 생존 참전용사 혹은 유가족들을 한국에 초청, 가난한 아시아의 변방의 나라에서 세계 10대 무역국으로 성장한 모습을 직접 목격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까지 올 수 없는 참전용사들을 위해 미국에서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들의 참전이 한국의 현대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용기였는지 다시 평가하기 위해서다.

개인의 기억에 머물러 있던 참전용사들이 모이고, 대화하고, 행보를 이어가자 가족, 지인, 미국 정부 차원으로 그 영향력이 확대됐다. 이들은 한국의 또다른 외교사절이 되었고, 한반도 평화통일의 국제적 지지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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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 4월 타계한 미국의 한국전쟁 영웅 윌리엄 웨버 예비역 대령이다. 그는 공수부대 장교로 참전해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했고 서울 수복이후 북으로 진군, 연이어 승리를 기록한다. 그러나 1951년 1월, 중공군에 맞선 원주 324 고지전에서 수류탄, 박격포에 팔다리를 잃는 치명상에 입게 된다. 그날밤, 그는 전투를 포기하지 않고 혈투 끝에 고지 탈환에 성공한 뒤 본국으로 후송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편하지 않고 1년간 수술, 재활과정을 거쳐 다시 현역에 복귀함으로써 미국 역사상 팔다리를 잃은 뒤 현역에 복귀한 두 번째 군인, 전쟁영웅이 된다.

한국전 당시 웨버 대령의 모습은 미국 워싱턴DC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 ‘19인의 용사상’ 조각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생전에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으로 활동하던 중 한국교회의 초청으로 여러 차례 방문했고, 워싱턴 기념공원 장진호 전투 기념 조각상 건립에 함께 참여해,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 크게 일조했다. 개인의 기억을 집단의 기억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데 그의 남은 일생을 바친 것이다. 이렇게 그는 한미동맹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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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 한국전쟁의 별이 새겨지다> 다큐는 한국전쟁을 온몸으로 겪어냈던 미국 참전용사 마지막 생존 세대의 증언을 고스란히 담아냈고, 당시의 기억과 흔적을 발굴해 기록하고자 하는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추모의 벽’은 한국전쟁이 단순히 한반도에서 벌어진 남한과 북한과의 전쟁이 아닌 세계인들에게 전쟁의 잔혹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서 얼마나 큰 희생과 헌신이 필요했는지 깨닫게 하는 살아있는 역사임을 다시 한번 선언하는 표상이다. 이제 미국 워싱턴에 만 개가 넘는 위대한 용사의 별이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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