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가 무슨 거룩한 일을 했길래

  • 입력 2022.09.22 14:4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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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에는 참 말이 안 된다 싶은 얘기도 좀 이름이 난 목회자이거나 카리스마가 있다는 사람은 곧잘 신격화(神格化)되어 불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분명히 성경에서 예수님도 말씀 하셨다시피 거룩하신 이는 하나님 외에는 없다고 하셨는데, 어찌하여 인간의 과거를 돌아보고 ‘성역(聖役)’이라 이름 붙이는지 이해하기가 참으로 힘들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의 종(從)이라 하여 일생을 그렇게 헌신했으면 그 이상은 없어야 옳을 텐데 말이다. 아무개 목사 ‘성역 00주년 기념연회’니 ‘기념문 집’이니 하는 말을 알 수가 없다. 한 인간으로서 종의 이름을 그렇게 칭송하고, 자화자찬해야 옳으냐 하는 것이다. 예부터도 그러했고 성경도 그렇게 얘기한다. 종은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그저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만 충실해야 옳은 것 아닌가? 물론 하나님의 말 씀에도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레11:15) 하셨으니 인간이라고 거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항변도 이 해는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자신 있게 ‘나도 거룩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정작 침묵하고 있을 뿐, 스스로 자신의 일을 거룩하다고 자랑하거나 잔치까지 벌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더더구나 자신의 잘못된 행실로 인하여 아름답지 못한 뒤끝을 남기고 목회 지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라면 더욱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말 그대로 성역(聖役)이라 함은 거룩한 일에 봉사 한다는 뜻일진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거룩한 일보다는 자신의 잇속을 채우는 일에 더 골몰하였던 자라면 이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모독하는 일임과 동시에 큰 죄악이라 아니 할 수 없는 일이다. 세상의 일은 거짓으로 자신의 공을 꾸밀 수는 있으나 하나님 앞에서는 있 을 수 없는 일이다. 누가 봐도 인정할 만한 거룩이 아니고서는 ‘성역’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도 옳은 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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