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조 칼럼] 사자의 토끼 사냥

  • 입력 2022.09.29 10:28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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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조 목사(주님기쁨의교회)

20년 넘게 골프를 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냥 즐기기만 하자’는 생각으로 골프를 취미로 시간과 돈을 많이 갖다 바쳤지만 만족할 만한 경지는 아직도 요원하다고 했다.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동안 제대로 배우지 않고 자신의 생각으로만 쳤다는 것이다. 최근에 와서야 골프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집중적으로 공부하면서 다시 배우니 늘그막에 실력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고 한다. 골프를 통해 인생의 이치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며 ‘무엇을 한 시간이 아니라 무엇에 집중한 시간’이 실력을 판가름 함을 깨달았다는 이야기다. 내 안에 마음을 조용히 두드리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신앙생활을 시작한지 제법 오래된 한 성도님이 부끄러워하며 솔직한 고백을 했다. “목사님, 저는 그저 아내를 따라 설렁설렁 교회를 왔다 갔다 한 지는 수년이 되었어요. 그렇지만 솔직히 하나님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 왜일까? 그래도 그 정도 교회를 다녔으면 조금은 성경도 알고, 믿음에 대해서도 생각할 시간이 충분했을 텐데, ‘서당개 3년이면 풍 월을 읊는다’는 옛말도 있지 않은가. 갈수록 깊이 생각하기 싫어하는 시대 풍조다. 흔히들 ‘너무 어렵게 살지 말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며 살지 말라’고 서로를 향해 위로한다. 얼핏 들으면 좋은 것 같다. 그러나 힘들어도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지 않고는 삶을 보는 실력이 늘지는 않는다.

사자는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도 혼신의 힘을 다한다고 한다. 밀림의 왕자가 아닌가, 그냥 대충해도 토끼 정도는 쉽게 잡을 수 있을 듯싶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다. 세상의 무슨 일이든 대충해서 되는 일은 없다. 신앙도 그러하다. 그냥 대충 취미로 교회 다니고, 그냥 대충 여가 선용으로 성경 보고, 그냥 대충 형식상, 습관적으로 예배드리는 생활로는 영적인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사람과의 관계도 시간을 드리고 정성과 마음을 쏟아야 깊어 진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그러하다. 하나님을 더 깊이 알고 소통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진정한 신앙의 기쁨을 누리려면 신앙도 대충해서는 안된다. 마음을 쏟는 집중이 중요하다.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고서는 신앙생활의 활력도, 재미도, 성숙함도 없다. 바울은 대충의 사람이 아니었다. ‘집중’의 사람이었다. 예수님을 핍박 할때도 그는 열심이 있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아 옥에 가두는 바리새인의 열심. 스데반 집사가 군중들에 의해 돌에 맞아 죽을 때 그 현장에서 사람들의 옷을 받아준 주동자였다. 리더 격인 그가 다메섹에서 예수님을 만난 후 그의 삶과 집중력은 다른 각도로 달라졌다. 율법이 아닌 자기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 집중했다.

수많은 고난과 핍박을 당하고, 심지어 감옥에 갇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그는 기뻐했다. 찬송하고 기도했다. 예수를 알고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겼다고 고백한다. 예수님에 대한 집중력이다. 올여름 안식월을 보내며 세계적인 복음주의자 존 스토트 목사님이 시무하시던 런던 올소울스 교회를 오랜만에 다시 방문했다. 하나님에게 집중한 삶을 살았던 존 스토트 목사님은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예수님을 사랑하며 온 삶을 드렸다. 이 시대를 위해 예수의 복음을 전하며 한 생애를 사셨던 분이다. “All souls is all for Jesus”라는 글귀가 교회 담벼락에 적혀 있었다. 짧은 한마디가 나의 심장을 잠시 멎게 했다. ‘그래 맞아. 바로 이거지’ 모든 것은 예수를 위한 것이지. 집중력이었다. 런던의 심장부에서 복음을 외치던 스토트 목사님의 인생. 오늘도, 내가 집중해야 할 ‘예수’를 생각한다. 영적인 실력이 자라날 수 있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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