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환 칼럼] 비전

  • 입력 2022.09.29 11:08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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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환 목사(갈보리교회) 

[프로필]

▣ 총회부흥사회 대표회장 역임

▣ 한국기독교영풍회 대표회장 역임

 

 

 

30주년을 지나고 기도하면서, 그러니까 1년 전이다. 선교도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응답을 받았다. 그리고 그 후부터 구체적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이것저것 검토하며 계속 기도하는 중이었는데 난데없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는 사회현상이 나타났다. 정말 기가 막혔다. 예배를 중단하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교회가 가장 문제가 되는 단체로 지목됐다. 그리고 나는 정말 처음으로 본의 아니게 쉬게 되었다. 그동안 일주일에 한두 군데 부흥회, 설교할 자리, 모임, 만약 어쩌다 내가 나가지 않고 교회에 있으면 시 간 단위로 계속 손님이 찾아오기, 나는 정말 쉬는 날은커녕 거의 쉬는 시간도 없이 살아왔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취소되고 미국집회, 필리핀 일만 명 대전도 집회까지 다 연기가 되었다. 나는 생각했다. 말씀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들이 발이 묶였다. 그럼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하나님은 이때 내가 어떤 일을 하기 원하실까. 하나님이 계속 일하시니 우리도 일해야 한다. 소독하는 기계를 샀다. 주변에, 지역사회의 개척교회들, 작은 상가들, 소독 받기를 원하는 곳에 가서 무료로 소독해주는 봉사를 시작했다.

어려운 교회에 지원금을 나눠주는 일도 맡았다. 마스크, 열 체크기, 손 소독제 이 세 가지가 꼭 필요한 것인데 돈이 있어도 살 수가 없었다. 가격이 마구 올랐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야 하고 구매 제한이 있는 것을 보고, 마스크를 살 수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떠올랐다. 그들을 위해 우리 교회가 마스크를 나눠주기를 하자고 광고하고 교인들이 마스크를 모아서 전달했다. 손 소독 제도 나눠주고 열 체크기도 나눠주고 무언가 함께 이 시기를 견뎌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았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며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방법이 없는 재앙이 이런 것이구나 놀랍고도 놀라웠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진행되어가는 것을 보며 앞으로 세상의 모든 것들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으로 전망을 했고, “역시 내가 받은 응답이 맞았구나” 확신이 들었다. 나는 선교의 새 비전을 주신 것에 대한 첫 번째 준비로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입학원서를 내고 첫 번째 등교를 했다. 모든 학교가 쉬었지만 여기는 강의를 열었다. 세계적인 보건 문제 동향과 보건의 나아갈 방향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는 감격이 새롭다. 공부를 다시 한다는 것이 이렇게 설레고 좋을지 몰랐다.

늘 설교만 하다가 앉아서 강의를 듣는 게 너무나 좋다. 맨 앞자리에 앉았다.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어요.” 그 말의 의미를 알았다. 대부분 의사 선생님들, 보건 업무에 종사하시는 분들인데 나만 목사였다. 좋은 강의를 통해 생각이 새로운 방향으로 열리고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었다. 여기에 기도를 더해 이제 선교의 새 방향을 구축해 갈 것이다. 또 다른 시작에 나는 다시 설렌다. 2021년이 되었다. 20년 넘도록 필리핀을 다니며 목회자들을 키워내는 일에 중점을 두고 선교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나님께서 기도 중에 감동을 주셔서 필리핀에 유치원을 세우는 일을하도록 하셨다. 허가과정을 알아보던 중 그곳에 고등학교도 없어서 30분을 아이들이 차를 타고 다니고 있으니 고등학교도 세워주면 좋겠다는 시의 요청을 받았다. 그래서 유치원과 고등학교를 세 우기로 하고 조감도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직 직접 가보지는 못하지만, 그곳의 선교사님과 전화로 조율하며 진행해 나가고 있다. 하늘길도 막히고 바닷길도 막히고 코로나로 모든 길이 막혀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환경 같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하신다. ‘그 하나님의 일에 나를 써 주소서!’ 기도하며 기대한다. “주여! 내가 여기 있사오니 나를 써주소서!” 언제나 나의 기도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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