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칼럼] 기억되지 않는 인생

  • 입력 2022.10.14 11:2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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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목사.jpg

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前 일기연, 42대 고양시기독교연합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이전 세대들이 기억함이 없으니 장래 세대도 그 후 세 대들과 함께 기억됨이 없으리라”

(전 1:11)

전도자는 인간의 삶이 한 세대로 완전히 끝나버리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후세대의 사람들이 전 세대 사람들을 거의 기억하지 않기 때문에 제아무리 당대에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 하더라도 그의 명성은 당대로서 끝 나버리고 만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전성기를 맞이하면 사람들은 무언가 영원한 유산을 남기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갖게 됩니다. 죽은 후에 사람들이 기억해주기를 바라고, 두고두고 자기의 업적을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자기가 세운 기록이 깨어지는 날이 오고, 명성도 사라지고, 공로도 잊히는 날이 반드시 오게 되는 것입니다. 노벨상이나 퓰리처상을 받은 사람들, 아카데미 최우수 남우, 여우주연상을 받은 사람들, 월드 시리즈 우승팀 MVP, 이들은 그들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선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제임스 돕슨이라고 하는 미국의 유명한 목사님이 계십니다. 이분은 ‘포커스 온 더 패밀리(the Focus on the Family)’라는 단체를 설립하고 가정 사역을 열심히 하다가 2009년 이사장에서 은퇴를 했습니다. 제임스 돕슨은 대학 시절 테니스 선수였습니다. 그당시 그의 야망은 대학별 경기에서 테니스 챔피언이 되어 학교 진열장에 ‘제임스 돕슨’이라고 새겨진 트로피를 몇 개 세워놓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이름이 그 학교에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란 것입니다. 그런데 대학교를 졸업한 몇 년 후, 어떤 사람이 자신의 트로피를 자기에게 소포로 보내주었습니다. 그 소포에는 이런 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내가 쓰레기장 옆을 지나가다 보니 트로피가 하나 있어서 우연히 꺼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당신의 이름이 적혀 있더군요. 그래서 너무 아까운 것 같아 당신에게 소포로 부칩니다. 학교가 재건축을 하면서, 당신 트로피를 전부다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던 것 같습니다.” 그 편지를 읽고 나서 돕슨 목사님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면 당신 삶의 모든 트로피는 누군가에 의해 버려지게 될 것이다.” 세월이 가면 박수갈채는 사라지고, 상은 변색되고, 업적은 잊혀집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이것이 인생입니다. 영국 런던의 대영 박물관에 가면 고대인들의 미라 전시관이 있습니다.

그 당시 시체를 썩지 않도록 방부 처리를 할 정도라면 왕이거나, 왕족, 귀족, 그리고 부자들 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영원히 기억되는 존재로 남고 싶어서 미라가 되고, 거대한 무덤을 만들고, 기념비를 세우지만 사람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자기를 위하여 기념비를 세우지 말아라.’ 이것이 성경이 주는 교훈입니다. 사울이 자기를 위하여 기념비를 세우다가 망했습니다(삼상 15:12). 압살롬도 자기를 위하여 기념비를 세우다 망했습니다(삼하 18:18). 오늘날도 많은 지도자들이 당대에 업적을 쌓고 후대에 자기 이름을 남기려고 하다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그래서 문제를 일으키곤 하는 것입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입니다. 우리는 꽃과 같이 잠시 있다가 사라질 세상의 헛된 명예와 권력, 세상의 영광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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