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에마예수교회 ‘속보이는 전시회’

  • 입력 2015.02.05 10:50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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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그룹 안에 생동하는 작은 공동체, ‘동호회’

교회 건물을 짓지 않는 대신 헌금의 50%를 소외된 이웃과 기독교 인재 양성을 위해 나누는 포이에마예수교회(신우인 목사)에는 대그룹 공동체 안에서 움직이는 특별한 작은 공동체들이 있다. 바로 동호회다.

한국교회 안에서 ‘동호회’는 그리 낯선 문화가 아니다. 다수의 교회들이 자체적으로 성도들을 비슷한 관심사 별로 모아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동호회’ 활동을 목회 사역에 접목해왔다. 물론 동호회 활동이 목회 사역에 잘 접목되어 유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적잖은 교회들이 대그룹 사역보다 동호회 활동에 치우친다거나, 관리소홀 등의 이유로 유명무실한 활동으로 사라져버리기도 한다.

포이에마예수교회의 ‘동호회’에는 여타 교회 내 동호회들과 다른 차별점이 있다. 바로 교회가 이끌어가는 동호회가 아닌 성도들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자발적인 움직임들이 교회와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동호회 가운데 사진을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하고 내면의 아픔을 서로 공유하며 함께 나누는 사진심리동호회가 지난 1월18일부터 교회 사무실에서 ‘찰칵, 속(?) 보이는 사진 전시회’라는 제목으로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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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에는 거창한 작품사진이나 풍경사진이 아닌 우리네 삶의 일상의 가장 가깝고도 밀접한 모습들이 익숙하게 담겨 전시돼있었다.

사진심리동호회는 사진을 전공하고 사진심리상담사로서 활동 중인 홍경 집사가 지도를 맡아 이끌어가고 있는 동호회다. 처음 동호회를 만든 장본인도 바로 홍경 집사다. 홍 집사는 성도들에게 사진을 찍는 방식이라든지 사진을 통해서 어떻게 서로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지 가르쳐주고 자신이 찍은 사진을 가지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홍 집사는 “사람의 기억장치에는 과거에 있었던 사소한 일들과 무의식 속에 있는 상처, 자기 행동을 가로막는 방어요소 등 다양한 기억들이 저장돼 있다. 사진을 찍고 자신의 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들이 동호회 모임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15명의 인원이 한 달에 두 차례 모임을 갖는 사진심리동호회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나누고 이 사진을 통해서 자신의 내면에서 어떤 것들이 끌어져 나왔는지 토론하고 집단상담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홍 집사는 “기존의 사진동호회처럼 바다나 산과 들로 출사를 나가거나, 태양과 달을 찍는 구태의연한 사진에서 떠나 자기 내면에서 나오는 생각들을 중심으로 많이 찍고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이 우리 모임의 중심”이라고 전했다.

이어 홍 집사는 “사진을 잘 찍어서 사진전이나 콘테스트에서 입상하고, 어떤 중심공간으로 들어가려는 사진 작업과 우리 동호회는 거리가 멀다”며 “사진을 잘 찍고 못 찍고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사진을 찍음으로서 어떻게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사람들과 얼마나 소통할 수 있는지 그런 것에 더 중점을 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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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청년의 ‘자기정체성’ 건강히 다시 세워주는 ‘으샤’ 프로젝트

사진심리동호회의 활동은 자신 안의 아픔을 교회공동체 안에서 나누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으샤(yasha)’ 라는 프로그램으로 교회공동체의 젊은 세대들을 치유하고 바로 세우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으샤’는 히브리어로 ‘새로운 공간으로의 이동, 그 곳에서 주체적 리더가 된다’는 뜻을 담고있다. 전문적인 예술치료(사진치료)를 기본으로 각종 검사, 전공 면담을 통해 청년들의 고민과 진로적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하나님 안에서 행복한 삶의 질 향상을 돕고자 마련된 청년 진로적성 프로그램 ‘으샤’는 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힘입어 어느덧 3기째 진행되고 있다.

한 번에 8~10명의 청년들이 참여하는 ‘으샤’는 5주 동안 1주에 한 단계씩 총 다섯 단계로 구성돼 진행된다. 사진심리동호회는 청년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올바른 정체성을 확립하고 하나님을 향한 올바른 목적 수정을 통해 자신만의 목표와 꿈이 바르게 설정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으샤’를 진행하고 있다.

1주 ‘작가의 단계’는 나의 핵심감정과 캐릭터, 감정의 뿌리와 처한 환경을 돌아보는 과거로의 여행이다. 1주차에는 내적이고 암묵적인 심상 및 시각적 부호와 개념들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가 진로를 방해하는 결정적인 요인들을 찾아내는 작업을 한다. 청년들은 이 과정을 말로 표현하고 드러내면서 지도자와의 친밀하고 개별적인 대화로 감정과 생각을 포착하고 표현해낸다.

2주 ‘피사체의 단계’는 현재로의 여행으로, 자화상 사진치료를 통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내가 찍은 나의 사진과 남이 찍은 나의 사진을 비교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과 ‘타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비교하여 자신이 잘하는 것과 이루고 싶은 꿈과의 불일치는 감소시키며 긍정적인 연관성을 찾아내간다.

3주 ‘관찰자의 단계’에서는 내 자신의 꿈, 정서, 욕망을 찾아내 바르게 이해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로까지 확장한 후 내 삶의 다양한 측면을 보는 과정이다. ‘미래로 떠나는 여행’이라고도 칭하며, 나와 다른 세상, 사회, 내 안의 하나님을 찾아내는 폭넓은 과정을 수행한다.

4주차는 ‘연민과 긍휼 개발을 통한 감성지수 향상, 타인과 진정한 커뮤니티로 소통회복’의 단계로 나아간다. 관계 속에서 하고 싶은 일 즉, 수평적 멘토링이 형성되면서 자기의 적성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계성,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킹, 소통에 집중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5주차에는 ‘하나님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는, 타인과의 관계성을 기본으로 한 올바른 목표 설정’을 목표로 진행한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가장 사랑할 때 마음 속 깊이 순수한 열정이 생기고, 올바른 자신의 정체성이 확립되면서 진정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드러나 정확한 진로를 찾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 마지막 5주차는 자신의 올바른 목표 설정을 집중적으로 강의한다.

‘으샤’ 프로그램에 참여한 포이에마예수교회 한 청년은 “으샤를 통해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됐다. 프로그램 중 나에게 편지쓰기가 있었는데, 막상 나 자신에게 쓰려니 어찌나 어색하고 어렵던지,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가 있어서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청년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집사님, 권사님,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하나님께 다가가는 지혜를 터득한 것 같다”며 “한 장의 사진을 보고 8명이 다 다르게 느끼고 생각한다는 것이 신기했고,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고, 새로운 세계에 한 발 내딛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2년여 홍경 집사를 통해 숙련된 사진심리동호회 성도들은 앞으로 각자의 사진 작업을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직접 앞에 나서서 강의를 하는 등 사진작업과 교회공동체를 위한 섬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포이에마예수교회에는 다양하고 풍성한 동호회활동이 넘쳐난다. 골프동호회 ‘느림보 그린회’, 독서동호회 ‘포이에마 독서동호회’, 자연을 공부하는 ‘산야초동호회’, 연극동호회 ‘포이에마 드라마 아카데미’, 스토리 클럽 ‘예사랑동호회’, 통기타동호회 ‘포동통’, 자전거동호회, 트래킹동호회, 포에타중창단 등.

이렇듯 다양한 동호회들은 성도간의 깊은 교제로 이어져 각자의 삶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심리동호회처럼 자신들의 만족과 유익을 넘어서 교회공동체에 유익을 끼치고자 한다. 특히 포에타 중창단은 정기공연으로 하나님을 향한 열정의 찬양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있으며, 포이에마 드라마 아카데미는 오는 5월 연극을 통한 선교 활동을 앞두고 있다.

포이에마예수교회 정영수 전도사는 “포이에마예수교회의 동호회 활동이 교회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교회 안에서 말씀과 기도 뿐만 아니라 교회의 커뮤니티 속에서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들을 건전하게 풀어낼 수 있고, 그 일들을 통해서 개인의 행복과 기쁨이 고양될 때 하나님께 영광이 자연스럽게 올라간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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