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지 마라

  • 입력 2022.12.22 13:57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은 어쩌면 하기 좋은 겉치레 인사에 불과할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2022년을 돌아볼 때는. 비록 우리나라의 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있어 마음을 비우고 편히 앉아 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던 사람 과연 몇이나 될까, 그리고 그것과 견주기에는 좀 격이 다른 얘기지만, 북한의 핵 도발! 어이없는 일들이면서도 가슴 한구석이 섬뜩해지는 일들이 연이어 줄을 이어 온 가운데 2022년 한 해가 작별을 고한다. 한 해가 저무는 때, 이럴 때 우리가 꼭 뇌리에 떠올려야 할 교훈이 있다.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아니하니라”(눅9:62) 우리 주님께서 자천타천으로 주님을 찾아와 제자가 되겠다고 손을 든 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 중 하나이다. 쟁기로 밭을 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민족의 정서에는 쟁기로 밭을 가는 농경시대의 정서가 남아 있다. 설혹 우리가 직접 경험을 해보지는 않았다 할지라도 쟁기로 밭을 가는 농부의 마음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알다시피 쟁기를 잡고 밭을 가는 농부가 밭을 갈다 말고 뒤를 돌아보아서는 안 된다. 밭을 가는 농부는 오직 앞에 있는 목표물을 보고 전진해야 밭이랑을 똑바로 일구게 된다. 얼마나 일을 했나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아보는 순간 쟁기가 돌부리에 걸려 부러질 수도 있고, 또 밭 가는 소도 엉뚱한 방향으로 가 밭갈이를 망칠 수 있다. 노련한 농부, 적어도 밭갈이 전문가 농부는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서 스스로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려는 사람은 한번 목표로 정한 길을 가려 할 때 반드시 이 정신만은 갖추어야 하고 마음에 담아 두어야 할 것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과거를 돌아보며 회고하고 정리를 하는 뜻에서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세상 재미를 놓지 못하고 마음을 빼앗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지나간 한 해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다사다난했다 할지라도 지나간 일에 대한 아쉬움은 다가오는 새해를 위해 다 털어버려야 옳을 것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