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 칼럼] 남은 자들로 충분하다

  • 입력 2023.01.06 08:4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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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 목사 (새로운교회)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다시 열린 겨울성령부흥집회의 열기는 용광로처럼 뜨거웠습니다. 더케이호텔을 가득 메운 성도들의 불같은 기도의 열기는 성령께서 우리 교회에 새로운 부흥의 시즌을 열어 주실 것이라는 약속의 무지개와 같았습니다. 이번 부흥회의 주제는 “남은 자들로 충분하다”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 바벨론 제국은 유다를 멸망시키면서 젊고 강건한 용사들은 다 죽이고, 왕족과 귀족과 부자와 학자들, 젊고 아름다운 여인들은 다 포로로 끌고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유대 땅에는 인구의 1/10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사야는 초토화되어버린 이스라엘의 상황을 아름드리 큰 나무들이 베임을 당한 뒤에 밑동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그루터기(Stump)”에 비유했습니다. 이스라엘에 남아 있던 그루터기 같은 사람들을 성경은 “남은 자들 (Remnants)”라고 부릅니다. 이사야서를 비롯하여 구약성경 곳곳에는 “남은 자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들 남은 자들은 대부분 병들었거나, 늙었거나,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남아 있는 유일한 소망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주신 약속의 땅을 떠나지 못하고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병든 몸을 추스르며 끝까지 그 땅을 지켰습니다.

70년 포로생활 후에 돌아온 포로 귀환자들과 함께 이들 남은 자들은 새 이스라엘을 회복시키게 됩니다. 인간적인 기준으로만 보면, “아휴 이 사람들 가지고 뭘 해?”하는 한숨이 절로 나오는 그런 사람들인데,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통해 소망의 새 역사를 시작하십니다. 이사야의 때로부터 5백 년 뒤, 신약성경의 초대교회 초창기 구성원들도 바로 이런 이사야가 말한 그루터기 “남은 자들”처럼 볼품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핍박과 고난이 워낙 심했기 때문에 세상에서 잘나가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믿지 않거나 신앙이 좀 있던 사람들도 대부분 배교해버렸습니다. 남은 성도들의 반 이상은 노예였고, 나머지도 사회 최하류층들,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들이 자신들의 주인들을 전도하고, 남편들을 전도하고, 자신들을 감시하고 핍박하던 군인들을 전도했습니다. 이로 인해, 로마는 군대가 서서히 복음화되고, 상류층 귀부인들도 서서히 복음화되더니, 300년 만에 기독교 국가가 되었습니다. 남은 자들은 세상적 스펙이 형편없기 때문에 그들을 통해서 역사가 이뤄지면 하나님이 모든 영광을 받으시게 됩니다. 남은 자들은 세상적 시각에서는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오히려 영적인 저력이 있습니다. 남은 자의 특징은 역경을 견뎌낸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잠깐 데이트하고 헤어지는 연인이 아닌 영원히 헌신할 신부를 찾으십니다. 영원히 헌신할 신부는 어떤 역경과 어려움 가운데서도 신랑의 손을 놓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가 바로 남은 자입니다. 예수님 곁에도 한 때 구름떼같이 많은 사람들이 따라다녔으나, 주님이 십자가 복음을 말씀하시자 다 떠나고 열두 제자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훗날 성령 받고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시기에 “남은 자들”로 충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자녀들을 축복하실 때 그들이 잃어버린 것이 아닌 그들에게 남아 있는 것들, 남아 있는 자들로 축복하십니다. 언제든 하나님이 우리 인생에 개입하실 때는, 우리에게 남은 것들로 시작하십니다. 우리 옆에 남아 있는 친구들, 남아 있는 얼마 안 되는 돈… 우리 눈에 보기엔 “이걸로 뭘 하나” 싶지만 하나님께서는 남은 것들로 충분하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대한 믿음만 잃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남은 것으로 기적을 이루실 것입니다. 그분은 남은 자들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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