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훈 칼럼] 58. 아멤프토이

  • 입력 2023.01.12 09:5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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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훈 목사 (예수나라공동체)

“여러분은 ‘흠이 없고(Amemptoi)’ 순결한 하나님의 자녀로서 빛을 발하며, 생명의 말씀을 ‘굳게 잡고(Epekontes)’ 주님의 구원을 밝히 드러내십시오.”(빌립보서 2:15~16) 사도 바울의 유고 편지이다. 자세히 뜯어보면 그의 사역은 실패로 점철되었고, 그 삶은 고뇌로 가득 찼으며, 서신의 효과도 미미하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지상 최고의 신학자요, 전도자요, 목회자로 세우신바, 신앙의 틀을 새로 짜고 종교의 주춧돌을 다시 놓았다. 2003년 8월, 제주도 주택의 공부상 소유자와 그 주인인 양 행세한 노숙인, 사실상 소유자인 빌라 업자, 하수를 교묘히 이용한 고수와 그 중개회사를 상대로 계약조건을 이행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들에게 그런 일은 다반사였고, 다들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더 이상 기댈 언덕이 없었다. 나는 여전히 그 공릉동 식당의 서원을 기억하지 못하였다. “오, 주 예수여! 저를 불쌍히 여겨주소서.”(마가 10:47) 그즈음 응암동 카페를 인수한 빌라 업자가 가게를 건물주에게 반환하고 보증금을 찾아갔다.

영업허가도 승계하지 않고, 카드단말기 명의도 변경하지 않은 채, 그 임대료까지 연체시켜 놓았다. 서류상 명의자인 그 자매에게 통신사가 신용불량자로 등록하겠다고 압박하였다. 부득이 하수가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돈이 참 편리하고 좋았지만 하수의 돈은 계속 죽어났다. 그리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난생처음 비행기를 탔다. 제주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법원 앞에 가서 내렸다. 두 손을 꽉 잡고 길거리에서 간절히 기도하였다. “오, 주여! 이번 한번만 굽어 살펴주십시오. 대환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순간 가슴이 뜨거웠다.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발걸음을 옮겼다. 버스정류장을 지나 우측 골목길 안으로 쑥 들어갔다. 1층에 여러 법무사가 있었으나 성령이 이끄시는 대로 좁은 계단을 통해 2층까지 올라갔다. 문을 열자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책상이 사방으로 빙 둘러 놓인바, 그 한가운데 들어가 섰다. 모퉁이에 앉아 신문을 보던 사람이 힐끗 쳐다보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사정을 얘기하자 그런 문제라면 중개사를 찾아가라고 하였다. 초행이니 아는 곳을 소개해 달라고 하였다.

그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들어 직원을 불렀다. “어이, 김 대리! 이분에게 대출 좀 알아봐 줘.” “예, 소장님!” 김 대리가 자가 운전하면서 조심스레 물었다. “소장님과 잘 아시는 사이인가 봐요?” “아, 예!” 얼떨결에 대답하였더니 그는 정말 그렇게 믿고 나를 깍듯이 대하였다. 어제도 60억을 대출해 주었으며, 지금 가고 있는 새마을금고와 그들 사무소가 서로 협력하는 관계이고, 법무사 소장과 금고 이사장이 막역한 사이라고 하였다. 잠시 후 차를 마시며 소파에 앉아 있었다. 김 대리가 담당 과장에게 가서 얘기하자 그가 와서 서류를 보자고 하였다. 서류를 건네주자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말하였다. “이런 문제라면 먼저 우리한테 와서 물어보고 집을 사셔야죠?” 그리고 맨 뒤쪽에 앉은 사람에게 가서 한참 상의한 후 그와 함께 다가왔다. 김 대리가 나를 소장님과 잘 아는 분이라고 다시 소개하였다. 그가 잠시 생각하더니 과장에게 말하였다. “어쩔 수 없잖아? 이미 사신 것을!”‘할렐루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찬양하라!’(시편 1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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