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아쉬움은 남겠지만 나름대로 길었던 명절 연휴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발걸음들은 여느 때보다 가벼웠으리라 짐작한다. 각자의 방식대로 주어진 여건에 따라 유익한 시간을 보냈으리라 짐작은 하지만, 명절이라 하여 오래 못 만났던 가족들이 만나는 자리에서 흔히 나올 수 있는 신앙에 관한 문제는 없었는지 조금은 염려가 된다. 가뜩이나 지난 10월에 있었던 할로윈데이 사고와 관련한 소위 이태원 참사가 여전히 이렇다 할 결론이 도출되지 않은 시점이라 혹시 신앙과 연계하여 가족 사이 논쟁이나 없었는지 궁금하다. 가족 간에도 얼마든지 논쟁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이 확대 재생산되어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 문제까지 표적이 되지나 않았을까 하는 점 에서이다. 이럴 때 우리가 자신을 되돌아봐야 할 것은 믿는 자들의 생활 태도가 아닐까 한다. 언제 어디서나 흠 잡히거나 책잡히는 일이 없어야겠지만, 우리 사회에는 유독 그리스도인이라 하면 아주 작은 허물마저도 용납해주지 않는 냉정함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이다.
그렇다고 자신은 한 점의 티끌도 없는 양으로 믿는 자를 공격해오는 가족이나 친지들을 만나면 더욱 난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 마련이다. 그럴수록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가 예수의 사람으로서 그간 얼마나 예수님의 사람답게 살았는지를 점검해보는 일이 아닌가 한다. 근자에 더욱 명심해야 할 것은 ‘신자들의 삶이 불신자보다 못하다’는 세상의 지적이 아닌가 한다. 한편 우리가 듣는 교회 안에서의 쓴소리는 ‘돈은 많이 쓰고, 봉사는 많이 하면서 욕은 더 많이 먹는다’는 말이다. 억울하지만 인정해야 할 부분도 있어 보인다. 새해를 맞이하고, 설 명절도 지났으니 올해 우리의 신앙생활 슬로건을 ‘불신자보다 못하다는 말은 듣지 말자’로 정했으면 한다. 표현은 설사 다르더라도 그런 정신을 가지고 생활에 임해야 할 것 같다. 교회마다 새로운 표어 하나씩은 세웠겠지만,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은 연초의 계획과 목표가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