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불교 총본산, 전철역명으로 안된다”

  • 입력 2015.02.16 08:3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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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8일 개통되는 전철역 9호선의 929정거장이 ‘봉은사역’으로 명명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굳이 널리 알려진 국제시설인 ‘코엑스’를 외면하고 ‘봉은사역’으로 확정한 이유에 대한 의혹과 함께 과거 봉은사역의 친일 이력까지 되새겨져 공론화되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는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봉은사역이 절대 안되는 이유로 ‘친일의 색채’가 명백하다는 것과 친일인사 여럿을 배출했다는 것, 박원순 서울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들었다.

언론회는 “봉은사는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의 경기도선종의 대본산이었다”면서 “서울을 비롯해 광주, 고양, 양주, 시흥, 수원, 여주, 이천, 양평, 파주 등 10개 구역을 총괄하는 친일불교의 총본산이었다”고 언급했다.

또 “봉은사 출신 가운데 친일인사가 주지급만 3명이 있다”면서 조선총독부가 황민화정책으로 ‘심전개발운동’을 펼칠 때 이에 적극 가담했고, 1940년 이후 일제에 의한 창씨개명에 앞장섰고, 일제의 심전도개발의 선전지 역할을 하던 ‘불교시보’를 창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나자 일본군 후원을 위해 갖가지로 선동했던 강성인은 1934년과 1937년 봉은사의 주지를 연거푸 지낸 사람”이라며 “일본 군대인 황군에게 충성을 하고 그들을 지원하며, 신사참배를 적극 지지하는 등의 친일행위에 앞장섰던 김태흡도 해방이 되던 해 봉은사의 주지를 맡았다”는 사실도 제기했다.

언론회는 “불교계는 2010년 안암동길을 ‘인촌로’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이유는 인촌 김성수 선생이 ‘친일파’라는 것이다. 그로 인해 안암동길은 현재 ‘개운사길’로 명명되어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개운사는 과거 조선총독부 산하 경기도 선종 대본산인 봉은사의 말사였다는 것”이라며 “불교계가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은 없고, 오히려 부끄러운 과거가 들춰질 수밖에 없도록 하고, 시민들에게 선전하는 것은 후안무치를 넘어 이장폐천이 아닌가 한다”고 질타했다.

언론회는 또 “서울시는 무슨 이유로 절대다수의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봉은사의 친일오명과 함께 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답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며 “서울시와 불교계는 봉은사역명을 자진 철회하고, 서울시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역명으로 개정·고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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