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한교연 “봉은사 역명 철회” 한 목소리

  • 입력 2015.02.27 15:34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영훈 대표회장과 한국교회연합 양병희 대표회장이 지난 2월27일 여의도 CCMM빌딩에서 ‘서울시의 종교편향시정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는 지하철 봉은사 역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양대 연합기관의 수장이 함께한 이날 기자회견은 한기총과 한교연의 분열 이후 공식적으로 함께하는 첫 번째 자리여서 그 의미를 더했다.

두 대표회장은 이날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서울시가 다음달 28일 개통되는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929정거장 명칭을 ‘봉은사역’으로 확정한 것은 행정원칙과 시민 정서를 무시한 결정이므로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서울시의 역명 제정원칙에는 ‘역사에 인접하고 있는 고적, 사적 등 문화재 명칭’, ‘이전 우려가 없고 고유명사화된 주요 공공시설물’, ‘지역을 대표하는 다중 이용시설 또는 역의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는 지역명칭’, ‘시설물이 대표 지역명으로 인지가 가능한 시설명’을 쓰도록 규정되어 있다”면서 “봉은사는 고적이나 사적, 문화재로 등록된 사찰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다중 이용시설 또는 역의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는 지역명칭’, ‘시설물이 대표 지역명으로 인지가 가능한 시설명’인 코엑스역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오늘 한국 기독교를 대표해 서울시에 봉은사역 역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특정종교와의 갈등이나 종교편향으로 비춰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여 정당한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코엑스와 기독교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경계하고 “서울시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 코엑스를 두고 왜 120미터나 떨어져 있는 봉은사를 역명으로 정했는지 타당한 근거와 납득할 만한 이유를 밝혀줄 것을 요구하는 바”라고 전했다.

0.jpg
 

두 대표회장은 “우리는 서울시민을 위한 서울시의 행정에 어떤 종교든 개입하거나 개입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작금에 서울시가 역명에 특정 사찰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종교편향 논란에 단초를 제공한 것을 우려하며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서울시가 이제라도 문제가 된 봉은사 역명을 폐기하고 공식적인 역명을 ‘코엑스역’으로 하되, ‘봉은사’를 병기하는 것을 제안하며, 서울시가 더 이상의 종교간 마찰과 갈등을 피하고 서울시민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의를 보여줄 것을 요청하며 기대하는 바”라고 밝혔다.

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날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두 기관의 수장인 저희는 서울시가 결정한 역명이 종교통합을 저해하고 종교간 갈등 양상으로 확산되는 시점에 이제라도 서울시가 역명을 변경해 달라고 촉구한다”며 “한국교회는 불교를 비롯한 타 종교와 평화로운 대화를 원하고 있고, 국민통합을 위해 함께 손잡고 협력해 나갈 것이다. 이제라도 봉은사 역명을 철회하고 모든 시민에게 친숙하고 정서적으로 인정되는 코엑스역으로 재명명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절대 이것은 종교간 갈등으로 몰아가서는 안되는 사안이다. 우리는 객관 타당성을 말하는 것이지 특정사찰이 역명으로 정해졌다고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며 “하루 10만여 명의 시민들이 이용하고 각종 국제회의와 행사가 열리는 코엑스가 배제되고 사찰 이름으로 정해진다는 것은 보편타당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한기총과 한교연의 대표회장들은 ‘봉은사’ 역명 철회가 이뤄질 때까지 범 기독교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법률자문단을 구성해 서울시장을 항의방문할 예정이며, 한국 기독교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과 행정 불복종 시위, 가두 캠페인 등을 계획하고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