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봉은사역’ 대신 ‘코엑스역’ 선택

  • 입력 2015.03.04 17:25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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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서울 지하철 9호선 929정거장 역명을 ‘코엑스’로 선택했다.

서울시는 이달 말 개통 예정인 929정거장 역명을 ‘봉은사역’으로 정한 것이 알려지면서 특정 종교 사찰 이름을 사용했다는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이에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트>는 지난 3일 0시부터 밤 12시까지 24시간 동안 인터넷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코엑스역은 63만6831표, 봉은사역은 52만390표로 마감돼 코엑스역이 55%의 지지를 얻었다.

통상적으로 네이트의 인터넷 투표는 1~2만 명이 참여하는데 불과한 것에 비춰보면 이날 지하철 역명 투표는 무려 110만 명이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1인당 10표까지 투표할 수 있도록 허용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10만 명 이상이 참여한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인터넷 투표가 시작되고 오전 11시까지만 해도 봉은사역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70%를 넘었다.

이 투표 내용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오후 한 때 코엑스역이 71%까지 앞서가기도 했으나 역전과 재역전이 이뤄지면서 결국 코엑스역이 봉은사역에 비해 10% 높은 지지를 얻으며 투표는 마감됐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는 “이 투표의 내용상 불교계가 조직적으로 총력을 기울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반하여 자발적이며 서울시민들과 국민들이 이용하는 대중 교통시설에 특정 종교 이름을 넣는 것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대결양상은 결국 국민들의 선택이 무엇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서울시는 이러한 국민들의 여망을 무시해서는 안 되며, 조계종과 봉은사도 국민들의 생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표가 진행되던 내내 해당 댓글 게시판은 국민들의 뜨거운 찬반 토론의 장이 됐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봉은사역은 ‘친일의 본산’이다. 3.1절을 지낸지 얼마나 됐다고 친일에 앞장섰던 절을 지하철 역명으로 정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기독교가 앞장서서 봉은사역을 반대하는 거 아니냐. 목사들도 친일 많이 했다”고 반박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 929정거장은 코엑스와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으며 하루 출입인구 10만 명, 연간 3000건 이상의 국제행사가 개최되는 인지도 최상위의 다중이용시설이다.

반면 봉은사는 929정거장으로부터 120미터나 떨어져 있는데다 역사적으로 친일행적이 명확한 특정 종교의 사찰이라는 점에서 역명 제정의 타당성이 없다는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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