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탄압·예배 방해 논란, 위압적 시위 행동 과하다

  • 입력 2015.03.27 14:20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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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언론 시포커스 발행인 송삼용 목사가 시무중인 하늘양식교회와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 구교형 목사가 시무중인 찾는이광명교회 앞에서 22일 주일예배시간에 A교회 40여명의 교인이 시위를 벌여 우려를 사고 있다.

이는 송 목사와 구 목사가 언론에 기고한 글과 보도한 기사로 인한 항의 시위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더불어 송 목사가 거액을 받고 교회파괴기사를 썼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송 목사는 시포커스 사이트에 게재한 공고문을 통해 “오전에는 사택을 두드리며 만나자고 침입해왔고, 인근 수도여고 운동장에서 10여명에게 둘러싸여 A교회 P목사의 기사에 대한 교인들의 입장을 듣고 사과문발표와 시위중지를 놓고 대화를 했다”고 밝히면서 “A교회 교인들은 앞으로 P목사의 기사를 쓰지 말 것을 요구하고 시위중지도 하지 않아 합의가 파기됐다”고 전했다.

A교회 교인 6명(남2, 여4)은 22일 오전 11시경 시위를 마쳤으나, 자신들의 요구였던 ‘송 목사의 사과와 기사 삭제’가 이뤄지지 않자 23일 오전 송 목사의 자택으로 재방문해 출근을 저지하여 송 목사는 경찰 입회 가운데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이날 오후 2시경 교인들은 송 목사가 있는 총회 회관까지 찾아와 송 목사가 나타나자 다시 출입을 저지하며 만남을 요구했다. 이 때 송 목사는 “시포커스를 통해 할 말을 했으며, 합의를 파기한 책임은 교인들에게 있음으로 사과나 기사 삭제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상황에 대해 송 목사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경찰을 불러 기다리는 사이에 화장실에 가려다가 교인들의 제지에 밀려 바닥에 쓰러졌다”고 밝히며 “건장한 청년들이 양쪽에서 가로막고 서서 출입을 저지하는 가운데 공동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대로 응급실로 실려가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찾는이광명교회 앞에서도 동일한 일이 벌어졌다. 광명시 소하동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찾는이광명교회 앞에 하늘양식 교회에 찾아왔던 A교회 교인인 듯 보이는 사람들이 마찬가지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던 것.

마침 구 목사는 굴뚝에서 100일째 농성하고 내려오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현장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었기에 시위를 벌인 교인들과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구 목사는 지난 13일 시포커스를 통해 ‘P목사 강간혐의 불기소처분의 속뜻’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한 바 있다. 찾는이광명교회 앞에서의 시위는 교인과의 성관계를 검사 앞에서 시인한 P목사에게 비록 강제는 아니지만 도덕적 문제에 대해 양심에 따라 목사직을 내려놓을 것을 제안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인 것으로 보인다.

구 목사에 따르면 A교회 교인들은 “검사의 말을 어떻게 믿느냐”며 P목사를 두둔하고 있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만민중앙성결교회의 경우 MBC PD수첩의 보도를 항의하면서 방송국을 점거해 30여분동안 방송 송출을 중단시킨 초유의 사태를 벌인 바 있다. 단적인 예지만 이만큼 종교와 언론은 매우 대립적인 입장에 섰던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국교회의 부끄러움만 더했을 뿐 물리력과 폭력으로 언론을 겁박하는 데 대한 사회적 지탄과 고립만 자초했을 뿐이다.

더욱이 송삼용 목사가 발행하는 시포커스는 MBC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군소 언론에 불과하고, 구교형 목사의 교회는 세상의 소외된 자와 함께하는 새로운 목회 실험의 장으로 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시위처럼 자신들의 예배와 교제를 포기하고 타교회의 예배를 방해하고 위압적 시위를 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언론의 보도가 편향됐다고 생각되거나, 억울한 점이 있으면 법과 언론의 정정보도 등을 통해 제도와 순리에 따라 해결하는 길이 보장돼 있다. 언론도 기고자도 자신을 먼저 살피는 일이 우선적으로 수반되어야 함도 분명하다.

언론의 자유보장과 취재원의 권리 보호는 그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관계이며 언론역사의 과제라 할 수 있겠다. 두 교회 앞에서의 시위가 다음 주일에도 계속될지, 대화로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을지 교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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