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과정로교회 독립교회로 새출발

  • 입력 2015.04.14 14:3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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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에 위치한 과정로교회(김선삼 목사)가 지난 10일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연합회장 신상우 목사, 이하 카이캄)에 가입했다.

과정로교회는 예장통합 소속 교회로부터 분립된 교회로 기존 성도들 절반이 함께 지난해 새롭게 설립한 교회다.

과정로교회는 지난해 10월 분립된 이후 소속이 없이 지내다가 성도들로부터의 강력한 권유로 카이캄에 가입하게 된 경우다.

교회 공동체는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교회로 출발했다며 지역의 이름을 따서 과정로교회라 명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정로교회에 대한 카이캄의 회원가입 실사는 지난 8일 진행됐다. 실사에는 김선삼 목사와 4명의 교회 중직자들이 함께 자리해 독립교회를 선택하게 된 계기와 교회 공동체의 비전 등을 밝혔다.

담임목회자의 신학과 공동체의 건강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카이캄은 10일 가입을 최종 승인했다.

8일 교회를 방문한 카이캄 실사팀에 김선삼 목사는 자신이 십계명 중 2계명을 범하는 실수를 저질러 물의를 일으켰다며 목회를 내려놓을 각오까지 했었다고 털어놨다.

소천한 성도를 위해 고인 환송예배를 드리기 위해 장례식장을 방문했으나 불교 신앙을 가진 유족들의 반대로 그냥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김 목사가 영정 앞에 절을 한 것이다.

성도들은 이것이 김 목사의 ‘희생’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후 상주들의 반대가 돌아서 고인을 위한 예배를 잘 드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 목사 본인이 이에 대해 회개하고 성도들 앞에 공개사과를 했으며, 소속 노회에도 경위서를 제출해 이에 대한 치리까지 받았다.

하지만 교회 내에서는 일부 장로를 중심으로 김 목사를 내보내려는 정치적인 움직임이 심화됐고, 결국 견디지 못한 김 목사는 사임을 결정하고 교회를 나오게 됐다.

이러한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많은 성도들은 오랫동안 출석하던 교회 대신 김 목사를 선택했다. 목회를 그만 두겠다는 김 목사를 설득해 성도들이 직접 교회 자리를 알아보고, 계약을 진행해 과정로교회를 설립한 것이다.

한 안수집사는 “교회 안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처리될 수 있는 일이었는데 장로 한 사람이 강경하게 문제를 제기해 노회까지 일을 확대시켰다”며 “목사님이 자신의 실수로 목회를 안 하겠다는 것을 우리 200여 성도들이 붙잡았다. 목사님의 실수는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부산 경남은 복음화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국내에서 불교의 영향력이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의 목회와 신앙생활이란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성도들의 설명이다.

그렇게 시작된 교회가 카이캄에 가입하게 된 데는 성도들의 선택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장로와 노회의 관계 속에 교회 공동체의 자주성이 존중되지 않는 구조가 불합리하다고 느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됐다. 장로가 원하는 대로만 교회를 이끌어가려 하고, 대다수 성도들의 의견은 무시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노회 정치에 염증을 느낀 것이다.

또 다른 안수집사는 “교단에 남아 있게 되면 또 다시 이러한 혼란과 곤란을 겪을 것이라는 마음들이 모아져서 독립교회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정관도 새롭게 만들어 목사와 장로 모두 5년 마다 신임투표를 진행해 시무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보란 듯이 더 건강한 교회로 성장해 독립교회의 가능성을 입증하겠다”고 덧붙였다.

과정로교회는 복음화율이 9%에 불과한 부산에서 청년을 일으키는 교회, 다음 세대를 세우는 교회를 지향한다.

낙후된 지역의 아이들이 소외된 특성을 반영해 평일 낮에 공부방을 개방하고, 초중고교 아이들이 언제든지 방문해 책도 보고 공부도 하며 말씀도 묵상하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실사팀이 방문한 날에도 하교 시간이 되자 책가방을 맨 초등학생 아이들이 활기차게 인사하며 제집인냥 교회로 뛰어 들어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 목사는 “아이들이 오게 되면 부모들은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면서 “목회자를 믿고 따르는 성도들이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처럼 교회 공동체가 한 마음이 됐으니 부산 구령에 큰 몫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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