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세우고 파송하는 아가페외국인교회

  • 입력 2015.06.24 14:32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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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친구 백명식 선교사 “100교회 설립의 꿈”

필리핀, 인도, 중국 등지에 일곱 교회 세워 선교사 파송

준비된 목회자 많지만 기회 없어. “사람 세우는 것이 대안이다”

 

“필리핀에서 가톨릭 신자였을 때는 예수님이 왜 돌아가셨는지 몰랐어요. 한국에 와서 외국인교회에 다니면서 예수님이 우리 죄를 사해주셨고, 저의 모든 일을 도와주시는 것을 깨닫고 그 분께 기도드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필리핀으로 돌아가면 아내와 두 아들, 가족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할 거예요”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에 위치한 아가페외국인교회(담임 백명식 선교사)는 주일마다 20~30명의 외국인들이 모여 예배와 성경공부를 통해 힘써 하나님을 알아가고 있다. 고향을 떠나 머나먼 이국땅에 돈을 벌기 위해 모여든 외국인들은 예배 속에서 위로를 얻고, 성경공부를 통해 참 진리를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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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명식 선교사는 일산 명지병원에서 보건복지부 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고액 연봉자다. 남부러울 것 없이 넉넉한 삶을 살 수 있는 그가 소사동 허름한 상가 건물에 아가페외국인교회를 개척하고, 최소 생활비를 제외한 모든 수입을 쏟아 부으며 사역을 시작한 지 벌써 4년째다.

처음 시작은 미약했다. 바퀴벌레가 기어 다니고,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할지 막막했던 공간은 4년 동안 하나 하나 고쳐서 지금은 예배 공간과 함께 외국인들이 머물 수 있는 숙소까지 마련됐다.

어린 두 딸을 키우면서 일과 사역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백 선교사에게 있어 그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외국인들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백 선교사는 “호주 유학시절 처음 디아스포라에 대한 비전을 받고, 외국인들과의 다양한 경험을 해봤지만 제가 직접 담임교역자가 되어 사역을 하려니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제가 감당하고 해결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알음알음으로 교회를 찾아오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불법체류자들이었기에 비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외국인들을 케어해주고 자국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일이 많았다. 월급을 제 때 받지 못한 이들을 위해 나서서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 모든 과정 속에서 백 선교사는 어느새 외국인들의 친구가 되어 있었고, 그들의 문화 속으로 들어갔을 때 비로소 예수님의 복음을 전달할 수 있었다.

백 선교사는 담임교역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긴 하지만 부교역자인 외국인 목사와 한국인 선교사들과의 동역을 통해 외국인들이 복음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외국인교회 성도들은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통할 수 있는 외국인 목사를 통해 제자양육을 받고 있다.

백 선교사는 “저는 사람들을 세우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교회 운영과 외국에 세운 교회들 지원하는 것만 해도 빠듯하지만, 영혼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부교역자들과 동역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모든 재정을 쏟아 붓고 있지만 많이 감당하면 할수록 더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며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현재 아가페외국인교회는 필리핀, 인도, 중국 등지에 7개의 교회를 세우고 선교사를 파송해 현지 사역자를 세우는 일을 하고 있다. 아가페외국인교회에 다니던 외국인들 가운데 자원하는 이들에게 신학을 공부시켜 파송시킨 것.

백 선교사는 최종적으로 100개의 교회를 선교지에 건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건물을 세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을 세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백명식 선교사는 “대형교회들은 선교사를 파송해서 자신들의 이름을 내세우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명분만 있어야 하는 것이고, 보이려고만 하는 것이다. 그런 부분들을 꼬집고 싶다”면서 “정말 준비된 사람, 목회자는 많은데 기회가 없고, 대형교회의 선교 방식이 FM이 되어 그것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인교회를 계속 운영하면서 이 교회를 거점으로 교회를 설립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계속 세워나가고 싶다”며 “지금도 신학교 다니는 친구 한 명을 지원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계속 사람을 세워나가는 것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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