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종을 서두르는 이들이 많다

  • 입력 2015.07.02 13:54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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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盤上)의 중요한 법칙 가운데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말이 있다. ‘큰 말(馬)은 죽지 않는다.’ 즉 세력을 크게 확장하면 패(敗)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바둑판 위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의 법도 또한 그러한 것 같다. 세력을 크게 가진 자들이나 그 조직은 여간한 부패와 부정에도 불구하고 감히 역대 어느 정권도손을 대지 못하고 유야무야로 넘어가거나 오히려 손을 댄 정권이 크게 상처만 입고 물러난 경우를 여러 차례 보아왔다. 세상에서 통용되는 ‘대마불사의 원칙’을 벤치마킹해서 일까? 교회 또한 경쟁적으로 세력을 키우고 있음을 숨길 수 없어 보인다. 큰 교회는 큰 교회끼리 아름다운 경쟁을 하는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각자 자기의 세력을 더 키우기 위한 경쟁이 도를 더해가는 것 아닌가 싶다.

 

경쟁(競爭)이란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참으로 좋은 것이다. 경쟁을 통해서 서로가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근자에 한국 교회가 보여주고 있는 경쟁의 모습은 좀 그게 아닌 것 같다 싶은 구석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 자기가 대마(大馬)가 되겠다고 하는 욕망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마가 되기 위한 방법에 있어 좀 비열하다싶은 것은, 누가 더 주변의 작은 교회나 개척교회들을 많이 잡아먹느냐(?) 그것을 경쟁하느라 흉물스런 이빨을 드러내 보인다고 하는 점이다. 같은 지역 안에서 내가 아닌 다른 교회가 좀 성장한다 싶으면 눈뜨고 보고 있지 못하는 것이 주변의 큰 교회라고 하는 것은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일이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주변의 군소 교회가 아니라 다른 종교나 이단들이어야 마땅함에도 왜 그런지 한국 교회는 ‘우리 교회의적은 남의 교회’라는 생각이 정신을 지배하는 것 같아 마음이 매우 씁쓸하다. 듣기로는 이런 불편한 진실을 아는 성도들이 점점 개종(改宗)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천주교나 불교로, 심지어는 이단이나 사이비 종파라 하더라도 신앙의 자리를 옮기겠다는 이들이 눈에 띈다. 교회가 교회를 헐뜯고 흠집 내는 것이 보기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이 왜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됐는지 한 번쯤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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