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명절을 세우자

  • 입력 2015.10.01 13:4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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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古來)로 이스라엘과 우리나라는 생활관습의 측면에서 볼 때 유사한 점이 꽤 많다는 느낌이 든다. 성경에 근거하여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사람이 죽었을 때 상주들이나 가까운 피붙이들이 베옷을 입는 것이 그렇다. 또 일상에서 흰옷을 즐겨 입는 것도 예로부터 백의민족으로 불리어져 온 우리와 비슷하다. 이런 등등의 생활관습만을 가지고 억지춘향 격으로 무슨 관계성을 이끌어낼 수는 없는 일이지만 성경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비교해보는 것도 때로 교훈이 될 때가 있다. 그런데 이런 유사한 점도 적지 않으나 결정적으로 대비가 되는 명절 풍습 한 가지가 좀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다. 이스라엘의 유월절(逾越節, Passover)과 우리나라의 광복절(光復節)이 그것이다.

 

이스라엘의 유월절이란 다 아는 바와 같이 까마득히 오랜 옛날 그들의 조상들이 종살이 하던 애굽 나라로부터 해방이 되어 나온 때를 기념하는 대 명절이다. 그 유래만을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의 광복절과 유사하다고 말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일제(日帝)의 폭정 아래에서 종살이 한 세월의 종지부를 찍은 날이니 그만한 명절이 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점은 이스라엘과 우리의 그런 의미 깊은 날을 각각 어떻게 지키고 기념하느냐 하는 점에 있어 그야말로 천양지차(天壤之差)가 아니냐 하는 것이다. 현대의 이스라엘 사회는 어떠한지 자세히 알지 못하나 성경에 기록하여 전하는 바에 따르면 누룩을 넣지 않고 구워낸 거칠고 딱딱한 빵과 미처 제대로 요리하지 않은 쓴 나물을 나누어 먹으면서 그때 그 옛적 조상들이 겪었던 고난의 이야기를 후손들에게 전한다는 것이다.

 

그와는 많이 다른 것이 우리의 광복절 모습이다. 근자에 들어 백성들의 소득이 높아져 생활이 여유로워진 때문인지 우리나라의 광복절은 돈 쓰기 바쁜 날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살아왔던 고난의 세월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옛 일일 뿐이다. 해마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기록을 갈아 치우는 것을 자랑으로 안다. 해외로 나가지 않는 다수의 사람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전국의 해수욕장과 유원지는 초만원을 이루고 밤새 부어라마셔라 하며 향락에 빠져 하루를 보낸다. 결정적인 차이는 그것을 민족적 명절로 승화시켰느냐 아니면 하루 ‘노는 날’로 전락시켰느냐 하는 점이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명절을 보내는 모습에서도 세상의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좀 차별화된 민족적 명절 전통을 하나씩 만들어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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