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후보 교회 발언 무엇이 문제인가

  • 입력 2014.06.13 10:0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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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창극 서울대 교수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그의 역사관, 시국관에 대한 논란이 연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온누리교회 장로인 문 후보가 교회 안에서 기독교 신앙을 같이하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기독교적 세계관에 대해 강연한 내용마저도 시비 거리로 삼고 있어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논란과 함께 개인적인 신앙고백적 발언까지 교회 밖으로 끄집어내어 비난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문 후보의 발언을 살펴보면 비극적 역사를 미화하거나 또는 민족을 비하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그런 고난과 역사의 질곡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향하신 깊은 뜻이 있어 역사의 고비마다 기회를 주셨고, 길을 열어주시며, 우리 민족을 인도하셨다는 신앙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그가 이러한 강연을 교회 공동체 안에서 했으며, 당시 강연을 들은 사람 중에는 문제를 제기하는 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 공동체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하나님의 섭리가 신학적으로도 신앙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또 이 발언이 비신앙인들을 대상으로 했던 것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엄연히 신앙을 공유하는 공동체 안에서 국한된 강연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어 문제삼는 것은 지극히 억지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한국교회언론회는 즉각 논평을 내고 “교회 안에서 기독교적 세계관에 의한 강연인데, 기독교적 언어를 사용한 것을 거두절미하고 지나치게 정치적 용어로 바꾸려는 것은 견강부회”라며 “춘원 이광수의 ‘민족개조론’을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민족이 일깨어 일어나야만 당시와 같은 민족의 비극을 극복할 수 있다는 강렬한 여망은 민족 모두에게 있었던 것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교회 안에서의 이런 발언은 미래의 주인공인 청년들을 일깨우기 위한 애국적 발언이다. 조선 말, 조선을 방문한 Jacob R. Moose는 양반을 가리켜 ‘벌레’로, 여성을 ‘야망의 희생자’로 부를 정도로 비참한 사회였던 것도 사실”이라며 “교회에서 청년들에게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며 미래의 발전을 제시함으로, 국가를 위해 기도하도록 사용한 용어를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한영훈 목사)도 논평을 통해 “신앙인으로써 성경적 역사관에 입각하여 강의한 내용이므로 성경적, 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 문제가 될 수 없다”며 “강연 내용의 전체 맥락을 살피지 않고 일부만 발췌하여 문제삼는 마녀사냥식 몰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성경적, 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400년 고난을 당한 것과 바벨론에서 포로로 70년간 고난을 당한 것은 비록 하나님을 떠난 백성의 죄악으로 인함이었지만 하나님의 주권과 역사 섭리 안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전체적인 맥락에서 우리 민족이 불행했던 한국 근대사를 극복하고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 섭리 안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뤘다는 것을 신앙인의 관점에서 밝힌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교연은 “신앙인인 문 지명자가 교회라는 제한적 공간에서 성도들을 대상으로 강연한 내용을 세상적인 관점으로 비방, 폄하하는 것에 대해 종교의 자유에 대한 탄압으로 간주하여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는 “문 후보의 발언은 식민사관에 근거한 비뚤어진 역사인식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총리 후보자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무총리 후보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게 하고, 남북을 분단시키신 분이 하나님이라고 왜곡하고 있는 것은 기독교 신앙으로 포장만 한 것이지 잘못된 기독교 신앙에 근거한 부적절한 주장이며, 하나님의 뜻을 마음대로 왜곡시키는 불경스러운 일”이라고 우려를 표명해 다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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