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평가한 2015 한국, 한국교회

  • 입력 2015.12.23 14:29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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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국을 뜨겁게 달궜던 이슈들은 무엇이 있을까.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사장 김지철 목사, 이하 한기언)이 사회 각 분야별 10대 이슈들을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한기언은 지난 17일 서울 문학의집에서 ‘2015 한국기독교 선정 10대 이슈 및 사회의식 조사’ 포럼을 개최하고 통일, 정치, 경제경영, 사회문화, 교육, 종교, 언론분야의 10대 이슈를 정리해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 (사)좋은교사운동(대표 김진우 임종화), (사)한반도평화연구원(원장 전우택 교수), (사)기독경영연구원(원장 배종석 교수), J&P Infomine Institute(소장 민경중), 문화선교연구원(원장 이성빈 교수)을 비롯한 사회 각계 전문가들이 연구기관과 연구자로 참여해 신뢰도를 높였다.

특히 종교분야에서는 목회자 칼부림 사태가 단연 1위를 차지했고, 종교인 과세와 가나안성도 백만 명 시대가 뒤를 이었다. 이날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매년 10대 이슈에 부정적인 뉴스들이 수위를 차지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모아지기도 했다.

 

목회자 칼부림 사태로 본 목회자 윤리 문제

 

종교분야의 10대 이슈 중 1위로 선정된 것은 지난 10월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목회자 칼부림 사태’다.

한기언은 이 사건에 대해 ‘한국교회가 처해 있는 참담한 현실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지적하고, “그동안 한국교회 일부 목회자들이 보여준 비윤리적인 행위들(재정비리, 교권비리, 성추행, 표절시비)로 인해 교회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한국사회에 차곡차곡 누적되어 왔었던 바, 이 사건은 한국교회 목회자 윤리 의식이 돌이킬 수 없는 반환점을 지난 것이 아닌 하는 우려를 주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금까지 목회자들의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일부 몰지각한 목회자들의 개인적인 일탈로 치부해 오며, ‘회개 퍼포먼스’만 양산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가까운 시일에 임계점에 이르게 되면 이 불신과 분노는 그 어느 때보다 크게 폭발할 것이며, 한국교회는 감당키 어려운 치명타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위는 2018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종교인 과세’다. 한기언은 “종교인 과세를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교단이나 연합기관의 입장과 공공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일반사회 여론과의 간극을 어떻게 메꾸며 사회와 소통할 것인가가 유예기간을 둔 법안 통과에 직면한 한국교회에 시한폭탄으로 던져진 상황”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계속 팽팽한 평행선을 긋고 있는 양측의 입장 속에서 2년의 시행 유예기간 동안 밀도 있는 합의적 논의과정을 지속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며 “어떤 선택이 법의 목적과 공공선의 실현에 부합하는지 문제를 깊게 살피며, 무엇보다 사회 발전을 위하여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영적인 각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3위는 ‘가나안 성도 100만명 시대’다. 가나안 성도는 교회에 나가지 않는 기독교인을 일컫는 말로, 최근 출간된 ‘교회를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정재영 저)은 ‘가나안 성도’의 수를 약 100만 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기언의 분석에 따르면, 가나안 성도의 급증 현상에 대해 목회자와 성도가 각각 다른 입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도들은 본 현상의 원인을 ‘목회자들의 독단적/권위적 모습’이라고 지적한 반면, 목회자들은 ‘교회가 개인의 영적 갈급함을 채워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목회자 자신의 문제보다 교회 양육 시스템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기언은 “목회자 윤리 문제, 재정사용의 투명성 문제, 교회 내 분쟁, 교인간의 갈등 등으로 인해 교회 공동체와 목회자들에게 실망하고 이른바 상처 입은 성도들이 많이 나타나게 된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결국 교회공동체가 회복되고 목회자들이 갱신되면 이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비록 10위에 올랐지만 최근 핫 이슈로 떠오른 ‘이슬람’ 문제도 주목해 볼만 하다. 올 한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반인륜적인 행태와 잔혹한 테러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면서 이슬람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 대한민국 역시 IS가 미국 주도의 동맹군 합류 국가들을 지칭하는 ‘십자가 동맹국’으로 지목되면서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기언은 이슬람에 대해 세계 주요 종교 가운데 신도가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는 있으며, 금세기 말이면 무슬림 수가 기독교인 수를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 이슬람 인구를 약 25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슬람권에서 온 이주민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그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익산 지역에 조성되고 있는 ‘할랄식품 가공공장’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기언은 “한국에서 이슬람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이 때에, 막강한 오일달러와 종교문화로 무장한 이슬람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는 향후 한국교회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 틀림없다”며 “이슬람에 대한 논리 부재의 막연한 비판이 아니라 이슬람 전반에 걸친 전문성 있는 연구를 통해 설득력 있게 이슬람을 바라볼 수 있는 기독교인 전문가들을 길러내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 분야별 10대 이슈

종교분야: △목회자 칼부림 사태로 본 목회자 윤리 문제 △가나안성도 백만 명 시대 △목회자 이중직, 공론의 장을 열다 △위기의 교회학교, 해법은 없는가? △황페한 청년 시대, 지금이 기회다 △작은교회운동, 정체된 한국교회의 새로운 대안인가? △교단장회의 복원과 교회연합운동 △통일을 준비하는 한국교회, ‘함께’가 없다 △한국교회, 유례없는 이슬람의 도전에 직면하다

정치분야: △대통령의 리더십 △크리스천 정치인에 대한 인식 △교회의 현실 정치 참여에 대한 인식 △오프프라이머리 논란 △잠룡(潛龍) 전쟁 △권력형 스캔들 △광복 70주년과 친일 논란 △국정원 해킹 사건 △박근혜 정부의 외교 정책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의혹 논란

경제경영분야: △기업 윤리 및 갑의 횡포 △노동개혁 및 노사정 불안정 타협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중국 등 세계 및 한국경제 저성장 △기술·산업의 파괴적 혁신과 산업재편 가속화 △고령화와 정년연장으로 노동·조직 활력 저하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가계, 정부, 지자체 및 공기업 부채의 심각성 △장기 근무시간으로 일과 생활의 불균형 △전·월세 급등

통일분야: △8.25합의에 의한 남북관계 전환 △남북간 강경 대치 △2016년 북한 경제 전망: 북한의 제한적이지만 지속적인 경제 중시 전략 추구 △북한 상황의 변화와 이란 핵문제 타결 △미중 관계의 안보영역에서의 경쟁심화와 한반도 외교 환경의 긴장성 증가 △남한의 적극적 통일 관련 정상외교 활동 △남한의 대북 접촉에 대한 전향적 변화 △북한의 대외온건노선 진행 △북한의 북중, 북러 관계의 지속적 정체 상태 △일본 안보법안 통과와 한반도 통일에서의 일본 요소의 주목 증가

교육분야: △중학교 자유학기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2015 개정 교육과정 △어린이집 폭행사건과 누리과정 예산 논란 △쉼이 있는 교육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 절대평가 도입 △인성교육진흥법 제정 △자사고 문제와 일반고 위기 △대학 구조 조정 △2015세계교육포럼

사회문화분야: 헬조선-젊은세대의 불안과 체념 △신경숙 표절사태-표절이 있던 자리 △동성애-복음적 변혁을 모색할 때 △메르스-위험사회가 온다 △간통죄 폐지-자발적 책임을 요청하다 △한국영화-역사를 새로 말하다 △음악 프로그램-혼종 융합에서 돌파구를 찾다 △쿡방-요리하는 남성들의 전성시대 △조성진 신드롬-고전 음악의 짧은 붐 △대안 아카데미-신학의 대중화를 이끌다

언론분야: △신문법 시행령 개정 △언론중재위원회 언론중재법 개정안 △방송심의 벌점 강화 △공개형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출범 △광고계 ‘포털뉴스 유통 서비스 개선을 위한 법률’ 제정 청원 △방송기자연합회 ‘세월호 보도 저널리즘의 침몰’ 보고서 발간 △출범 4년 종편의 약진 △대안이 되지 못하고 문제가 되고 있는 대안언론 △개신교 보도 편향성에 대한 인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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