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문화, 非크리스천들의 가슴을 두드려라

  • 입력 2015.12.24 11:15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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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기독교 문화계는 경기 침체와 불황 가운데서도 한계를 극복하고 돌파구를 찾으려는 문화 사역자들의 고군분투가 눈에 띄었다. 유능한 문화 사역자들이 발굴되고, 양질의 문화 콘텐츠들이 소개되고 있는 점은 환영할 만하나, 열악한 환경과 부족한 재정지원 등으로 인한 전문성의 결여는 언제나 아쉬움을 남긴다.

도서와 미술, 음악, 공연, 영화 등 다양한 분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지만 문화사역자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비전은 ‘문화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기독교 문화가 기독교인들만의 전유물에서 그치지 않고, 非기독교인들에게까지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새해에는 기독교인들부터 기독교 문화 활성화를 위해 기독교 문화를 즐겨 찾고 권장하는 것은 어떨까.<편집자주>

 

출판

 

지난해 11월부터 실시된 도서정가제의 여파로 기독교 출판계 역시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기독교 출판사들이 연합해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인 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먼저 올해의 베스트셀러 동향을 살펴보면 상반기는 이찬수, 유기성, 김용의, 조정민 등 국내 기독교 도서계 대표작가들의 작품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10위권 내에는△오늘을 견뎌라(이찬수) △우리, 서로 사랑하자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 △예수를 바라보자(이상 유기성) △진리가 결론되게 하라(김용의) △WHY JESUS(조정민) 등을 비롯해 성경적 재정원칙을 설명한 △왕의 재정(김미진) 등이 자리했다.

하반기에도 팀 켈러의 기도, 이찬수의 죽으면 죽으리이다 등 기존 국내외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책들을 여전히 순위 내에 자리 잡았으나, 연탄길의 이철환 작가 신작 <예수 믿으면 행복해질까>, 세계적 기업 팀하스를 일군 하형록 회장 간증집 등도 큰 성공을 보여 비기독교인들도 쉽게 공감할만한 책들이 인기를 누렸다.

지난 10월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한국기독교출판협회의 주도 하에 기독교 출판사들이 연합하여 ‘기독교 문화거리’를 꾸몄다. 행사에는 총 20개 출판사가 개별 혹은 연합부스를 구성해 다양한 기독양서를 소개했다.

또한 올 한해는 종교개혁500주년을 2년 앞두고 이를 조명하는 작업이 기독교 출판계에서 활발히 일어났다. 기독교한국루터회는 루터전집 번역과 함께 루터총서를 선정, 발행키로 했으며 그 첫 작품으로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저술한 <루터의 십자가 신학>을 발간했다.

 

미술

 

한국기독교선교 130주년을 기하여 한국교회의 재부흥을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양한 미술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렸다. 이와 함께 다양한 장르의 미술 장르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먼저 10년 전 24만 명이 다녀가기도 했던 성서체험전 ‘렛츠 바이블- 더 메시아’가 지난 1월 야심차게 개관했다. 어느 단체보다 수준 높은 전시를 선보였던 렛츠 바이블은 빛을 이용한 예술작품, 조각, 움직이는 삽화, 유명 명화 등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성서의 내용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

최근에는 회화, 페인팅, 조각 등 작가들이 자신의 신앙을 화면에 담아내는 작품 위주의 미술에서 광고디자인, 캘리그라피, 영상미디어 등을 활용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사단법인 복음의전함은 옥외광고, 대형마트의 카트, 언론광고 등을 통해 ‘복음광고’를 전했으며, 청현재이 캘리그라피 문화선교회는 부활절과 종교개혁주일마다 신학대 내에서 열어오던 말씀깃발전을 전국교회로 확대 진행했다.

전남과학대학교 기독교영상선교학과는 영상미디어선교의 일환으로 ‘기독교 선교 영상축제’를 열고 멘토링캠프를 진행했다. 영상미디어에 익숙해져가는 시대에 영상선교의 물꼬를 트며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시도와 노력은 나름의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 기독교 근현대 미술이 50주년을 맞았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는 한국 기독교 미술의 현주소를 돌아보기 위해 ‘한국기독교미술 50년전’ ‘기독교 미술 심포지움’을 열고, ‘한국현대기독교미술사’도 발간했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크리스천 아트 피스트가 제3회 정기 전시회를 열었고, 기독교미술단체 아트미션이 아트포럼을 개최했다.

 

공연

 

올 한해 공연계는 침체된 가운데 몇몇 공연만이 그 불씨를 꺼트리지 않은 채 명맥을 이어갔다.

올해 무대에 올랐던 공연을 살펴보면 뮤지컬은 △언틸 더 데이(CTS) △날개 잃은 천사(조이피플)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 스타 △요한계시록Ⅰ(문화행동 아트리) △17세(뮤지컬창작터하늘에) △오페라 모세 등이 공연됐다. 연극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예수(예배자) △빌라도 보고서(로뎀) △오병이어 페스티벌의 용서(기꺼이), 기억(증인), 라면에 파송송(예배자), 정말로 서른(감동), 땡큐 맘(느낌) △전율의 잔(CTS) △천로역정(조이피플) 정도이다.

이 중 울해 주목해 볼 만한 공연으로는 2013년에 이어 다시 막이 오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와 올해로 마침표를 찍은 문화행동 아트리의 1.1.1. 프로젝트이다.

10년 전 시작된 1.1.1. 프로젝트는 올해 공연 역시 정밀하게 짜여 진 각본과 연출, 배우들의 연기, 마음을 울리는 음악, 교회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까지 여러 요소가 조화를 이뤄 기독교 공연의 정석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외에 작은 교회들도 쉽게 공연을 할 수 있도록 3인극을 소개해 준 오병이어 프로젝트가 작년에 이어 열린 것도 주목해볼 만하다. 지난해 보다 하나가 더 늘어난 5개의 창작극, ‘용서, 기억, 라면에 파송송, 정말로 서른, 땡큐 맘’이 무대에 올랐다. 문화 공연과는 거리가 멀었던 교회들이 공연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3인극을 소개해준 점과 각각 다른 소재들로 창작극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올해 공연계에 위안을 줬다.

기독교 극단들이 하나같이 드러내는 바람은 ‘공연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다. 전문성으로 잘 짜여 진 공연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뒤 따르는 법. 크리스천을 넘어 크리스천이 아닌 일반 관객들에게도 감동을 전하고, 희망과 열정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기독교 공연계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음악

 

올 한해 기독교 음악계는 침체된 시장 내에서 살아남고자 새 방식을 취하는 사역자들의 고군분투가 있었다. 더불어 왕년의 사역자들이 오랜만에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와 반가움을 더했다.

CD 판매 베스트 순위(갓피플, 12월3일기준)에는 △시와 찬미 10 △유은성 5집 △성령 vol. 3-십자가 그 바람이.. △은혜 찬양의 샘 600 △파이디온 어린이 CCM △그림 이삭 묵상의 시간 △소규모 그룹과 성가대를 위한 CCM 성가 합창 △염평안 1집 등이 자리했다.

CCM 음원 판매 베스트(멜론뮤직, 12월3일기준)에는 △마커스 라이브 워십 7 주는 완전합니다 △마커스 스튜디오 워십 주 은혜임을 △미라클 1집 이재훈의 사랑합니다 △제이어스 내 모습 이대로 △어노인팅 희망의 노래, 예수 예수, 예수 좋은 내 친구 △마커스 주님은 산 같아서, 그 사랑, 부르신 곳에서 등이 집계됐다.

올해 새 앨범을 선보인 사역자는 최근 5집을 발표한 유은성 전도사, 20년 사역을 돌아보는 ‘앤솔로지’를 발표한 사랑이야기, 정규 3집 ‘진리 광야에서 하늘을 꿈꾸다’를 발표한 강명식 교수, 4집 ‘그 광야로’를 발표한 김도현 등이다.

대중음악계의 ‘월간 윤종신’처럼 매월 새 찬양을 선보인 사역자도 있다. 사역자 초롬은 매달 기존의 찬송가를 한곡씩 리메이크한 월간 초롬을 발표하고 있고, 일천번제 정성원 목사도 올해 초 ‘월간 일천번제’라는 이름을 발표한 곡을 모아 앨범으로 발표했다. 인디 CCM밴드를 표방하는 이상순도 ‘월간 이상순’을 통해 매월 새 찬양을 발표 중이다.

대중가수들 역시 CCM을 통해 신앙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FNC 엔터테인먼트의 CCM 프로젝트 ‘심(心)부름 두 번째 이야기’에는 백지영, 윤민수, 장나라, 이지혜, 이세준, 정성화, 송은이 등 크리스천으로 알려진 인기 연예인들이 보컬로 참여했다.

이외에도 크리스천 연예인 모임 ‘MEJ(미제이)’ 강균성, 가수 자두와 서종현 선교사, 개그맨 윤형빈, 가수 플라이투더스카이, 울랄라 세션 등 이목을 끄는 연예인들의 신앙고백이 이어졌지만, 전체 CCM 시장에는 미미한 영향을 끼쳤다는 후문이다.

 

 

영화

 

2015년 새로 선보인 기독교영화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비폭력 무저항’을 다룬 <셀마>와 <프리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한 찬양사역자 데니스 저니건(Dennis Jernigan)의 동성애 고백을 담은 영화 ‘싱 오버 미(Sing Over Me)’가 있다.

영화 <셀마>는 1965년 흑인의 투표권을 얻기 위해 셀마 행진을 계획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이야기를 그렸으며, 브래드 피트와 오프라 윈프리가 공동 제작해 화제가 됐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실제 했던 인물로 영화의 사실성을 더해주며, 흑인사회의 문제를 가사에 담아낸 사운드트랙 ‘글로리(Glory)’ 역시 주목받았다.

영화 <프리덤>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의 작사가 존 뉴턴의 이야기와 함께 흑인 노예 사무엘이 농장에서 가족과 함께 탈출하는 과정을 그렸다.

<싱 오버 미>는 교회 안에서 논의하기 불편한 ‘동성애’라는 내용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 실제적인 사례를 보여줬다. 신앙을 가진 동성애자들을 내칠 것인가, 그들은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원론적인 논의에 그쳤던 한국교회에 명쾌한 답을 주었다는 평.

그 밖에 무신론자 교수와 크리스천 학생 간의 불꽃 튀는 논쟁을 다룬 <신은 죽지 않았다> 또한 주목을 받았다. 하나님이 계신지 안 계신지 관심도 없는 학생들에게 역설적인 관심을 갖게 한 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제2회 The Bless of God Film Festival(서울극장 기독교 영화제)가 서울극장에서 개최돼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 <한경직>, <울지마 톤즈>,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등을 소개했고, CTS는 창사 20주년을 맞이해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은 사랑의 기적, 장기려>를 선보였다.

기독교 영화는 상업적 성적이 그리 좋지 않지만, 교회 및 상영관에서 꾸준히 성도들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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