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의원들의 부끄러운 민낯

  • 입력 2016.02.25 10:4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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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 말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회에는 예 수를 믿는다는 의원의 수가 대략 3분의 1정 도는 된다고 한다. 이 정도의 숫자라면 결코 적다고는 볼 수가 없다. 적어도 이들이 마음 만 먹는다면 국회 안에서 못 할 일이 없을 것이다. 나라의 발전을 가로 막는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는 등의 입법(立法)활동에서 부터 오랜 세월 동안 요지부동으로 국민의 혈세를 갉아먹는 국회 내부의 부조리한 부 분을 개혁하는 등의 일까지 얼마든지 국민 을 위한,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 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 참 으로 마음에 걸린다. 특정 교회가 주최하는 행사나 기독교인들이 많이 모이는 집회에 초대를 받아 나와서 하는 말을 들을라치면 예사롭지가 않다. 자신들이야말로 가장 믿음 좋은 하나님의 일꾼들인 양, 혹은 국회 안에서 크게 믿음의 본을 보이는 것처럼 말 들은 참 번지르하게 잘한다. 그러한 사람들 이 의정활동에서는 그러한 진면목을 보여 준 일이 좀처럼 없는 것 같다. 아니 이제는 거의 기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마음 고쳐먹는 것이 편할 듯싶다.

 

기독의원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이번에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으로 간주해야 할 것 같다. 이미 각종 매체의 보도를 통해서 널리 알려졌다시피 지난달에 있었던 의사당 안 에서의 굿판이 이를 말한다. 무려 200여 명의 무당과 소위 도인이라고 말하는 무속인 들을 국회로 불러 언필칭 ‘재수 굿’을 벌였다 는 것이다. 굿판을 벌인 주체가 누구이건, 목적이 무엇이었든 그 이유를 따지고 싶지 않다. 그보다는 먼저 전체 의원 수의 3분의 1이라고 자랑하는 기독의원들이 뭘 하고 있었느냐고 묻고 싶다.

 

굿판에 한데 어우러져 4월 총선에서의 승리를 빌었는지, 경색된 남북의 관계를 잡신들에게 풀어달라고 애 원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이유막론하고 도의적인 책임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가 없을 것으로 본다. 진정으로 믿음 있는 사람들이라면 응당 그러한 시도를 사전에 저지했어야 옳은 일이다. 만에 하나라도 그 들 스스로가 다가오는 총선을 의식해서 모 른 척 눈감았다면 이는 그야말로 심각한 일이다.

 

이러한 일이 알려지자 한국교회연합 등 교계 협의체들에서는 이를 규탄하는 성명 을 낸 것으로 안다. 당연한 처사이기는 하나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기 전 평소에 비록 신분이 국회의원이라 하더라도 교회 공동체의 일원인 이상, 그들 에 대한 신앙교육을 단단히 했어야 할 것이 다. 그런데 현실은 그게 아니다. 국회의원 배지 단 사람들과 사진 찍기 바쁘고, 온갖 칭찬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한국 교회의 부러운 민낯이다. 그러니 기독의원들의 민낯 또한 그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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