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선교, 발등의 불이다

  • 입력 2016.03.03 10:2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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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면으로나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 일류국가의 반열에 들었다고 말해도 크게 민망하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은 정치적 후진성은 예외로 하 자. 세계 일류국가라고 하는 이름에 걸맞을 만한 것 중의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는 아무래도 사회복지를 첫 손가락 에 꼽아야 할 것 같다. 부익부빈익빈이라 고 하는 양극화가 무지무지하게 심한 나라이면서도 빈민들에 의한 폭동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도 사회복지가 그것을 잠재우기 때문이다. 정권유지 차원에서나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방백들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뿌려놓은 말의 씨앗이 이제 는 어쩔 수 없이 무한복지(無限福祉)의 노선을 수정할 수 없도록 차꼬를 채워놓았기 때문이다.

 

나라의 경제적 성장과 사회복지의 완 성이라고 하는 반가운 소식은 한편으로 농어촌 선교의 길을 막는 장애물이 되지나 않았는지 곰곰이 짚어볼 때인 것 같다. 이전과는 달리 지금 농어촌 지역 어디를 가나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도 생계를 걱정하는 이가 없다. 의료체계 역시 이만하면 세계 일등국가로 자랑할 만하 다. 이 모두가 사회복지 정책에 올인한 덕분이다. 농어촌의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공무원의 수는 여전히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느는 곳도 있다. 그만큼 인력을 활용하기가 용이하다고 볼 수 있다.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사설 복지단체나 관변단체 들에서도 사흘들이 마을을 순회한다.

 

농어촌의 마을회관은 겨울을 잊고 산 다. 지자체가 보조해주는 연료비로 맘껏 난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은 여름대로 「무더위 쉼터」라 하여 에어컨 빵빵하게 튼다. 반면에 농어촌에 자리한 교회는 정반대인 경우가 허다하다. 어느 생각이 바른 어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만 5천 여 농어촌 교회 가운데 90% 정도가 1년 예산이 500만원 미만이 라는 통계를 내놓은 적이 있다. 목회자 가 족이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벅차 보인다. 예배당의 난방이나 여름에 냉방기를 돌 릴 여유는 없다. 답은 여기서 나온다. 사람은 흔히 하는 말로 등 따숩고 배부르면 교회 나오기 어렵다. 흔히 도시 목회자들 이 하기 쉬운 말로 ‘마을 주민들 복지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면 전도하기 참 쉬울 텐데 왜 그걸 안 하세요?’라고 말 하지만 현실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말이 다. 거두절미하고 오늘날 농어촌 교회야 말로 복지의 사각지대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농어촌 교회가 겪고 있는 아픈 현실 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설문조사나 실태조사 등등은 여러 기독교 단체들에서 자주 하는 것 같은데, 그것으로 끝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러저러한 모임이나 단체들에서 발표를 하긴 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오직 발표자의 명예나 위상을 한 단계 상승시켜주는 일에 이용될 뿐, 그것 을 바탕으로 농어촌 교회가 안고 있는 현 실을 개선해보고자 하는 대안을 실행하는 일은 거의 본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 것은 다시 말해서 농어촌 교회를 살리는 것이 농어촌의 귀한 영혼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길이라는 사명의식이 많이 결여되어 있다는 증좌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일류국가이고 사회복지 분야의 선구자적인 나라라고 하는 이 기분 좋은 소식이 점점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를 떠나게 하고 있다는 현실적 역설 앞에 서 우리 한국 교회는 어떤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며 기도해야 할 것 이다. 대체로 도회지에서 규모가 좀 크다 고 하는 교회는 그 나름대로 갖가지 선교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짐을 싸들고 해외 로 해외로 선교를 떠난다. 잘못 된 것 하 나 없다. 중간 사이즈의 교회는 또 그들 나름대로의 현실에 이만하면 배부르다는 만족감에 도취되어 있을 법도 하다. 이 또 한 누가 뭐라 할 사람 없다. 반면에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라는 이유로 내가 먼저 자라야 한다는 일념 하에 누구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고 둘러댄다.

 

그러니 이곳저곳에서 활동하는 농어촌 선교회들조차 관심을 끌지 못하고 그들 의 사역 또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도시의 교회들이 규모의 대소를 막론하고 성도들로 하여금 성경공부를 비롯하여 갖가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독려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더 욱 기억할 것은 성경대로 사는 사람을 하 나님은 기뻐하신다는 것이다. 농어촌 선 교, 그것은 이제 발등의 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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