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사순절이 되기를

  • 입력 2016.03.10 10:49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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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의 의미를 다시금 재론할 필요는 없겠으나 다만 한 가지, 한국 교회가 처한 현실에 대한 도전의 「2016 사순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만은 실어보았으면 한다.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 그렇게도 허망하게 죽어가시던 주님이 새벽 동이 트기도 전 자신들의 일터로 앞서 찾아오셨을 때의 그 벅찬 환희를 누릴 수 있는 믿음의 사람은 과연 오늘 한국 교회에 몇이나 될까?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주님이 죽으시는 그 순간에는 그리도 허망함을 느꼈을 터이나 마음속 간절한 소망과 애타는 심정이 디베랴 바닷가에서 주님을 만나는 기쁨의 순간을 맞이하게 한 동력이 되었을 것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바람의 화두는 바로 이런 애타는 마음이 있느냐 하는 것 이다. 이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애타게 주님을 기다리는 자 몇이나 될까? 그것이 궁금하다.

결코 그럴리야 없어야겠지만 교회가 기도를 쉬는 죄를 가벼이 여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쉽게 지울 수가 없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사순절임에도 새벽 기도의 자리가 예전과 같은 열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탄식이다. 성도들이야 물론 생업의 현장이 예전 같지 않게 빡세졌기 때문이라는 변명이나 핑계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하나 아쉬운 것은 기도의 모 범이 되어야 할 목회자들이 점점 매너리즘에 빠져드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축복의 시간이 길어지면 나태해지기 십상이며 반대로 고난이 길어지면 체념의 지배를 받는다 했는데 그 탓인지도 모르겠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기도의 회복’이 라는 대 명제는 2016년 사순절에 한국 교회가 다시 도전해야 할 제목임이 분명해 보인다. 예전과 같은 사순절의 긴장감은 시대의 변천에 따라 조금 무디어졌다하여 도 기도만큼은 시대 앞에 양보되어져서는 아니 될 일이다. 재삼 논하거니와 한국 교회가 맞닥뜨린 도전의 1차적 과제는 ‘기도 의 회복’임을 강조해둔다.

 

또 하나 차제에 강조해두고자 하는 한 국 교회 도전의 과제는 목회자들이 명예 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일이다. 교회들이 모여 세상을 변화시키고 주님의 영광을 높이 받드는 단체를 만드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기는 하나 날로 만들어지는 단체들이 “한결같이 유명무실하다”는 말 을 들어서는 안 될 일이다. 한 곳으로 힘을 모으지 않고 여기저기 우후죽순 단체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그 첫째가 명예욕 때 문인 것으로 안다. 기독교의 힘은 하나 혹 은 몇몇 정도로 그 숫자를 줄여야 나온다. 몇 십, 혹은 몇 백 개가 있어도 힘이 나오 지 않는다면 속빈 강정이다. 기도는 살리 고 명예욕은 죽이는 의미 있는 사순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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