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교회 외로움 달래는 서울북부지역협회 활성화 눈길

  • 입력 2016.05.09 07:2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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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여 교회로 집계되는 한국교회 안에 독립교회가 3000곳을 넘어선지 오래다.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를 통해서만 매년 200명이 넘는 목회자들이 새롭게 안수받고 있고, 선교단체와 부목사로 사역하는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독립교회의 증가세는 간과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카이캄 회원들 사이에서 꾸준하게 제기되어 온 요청 가운데 독립교회들끼리의 친목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두드러졌다. 규모 자체가 큰 교회일 경우 딱히 교류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나, 작은 교회들은 대도시나 지방을 막론하고 ‘외롭다’는 솔직한 심경들이 목회자들 사이에서 오가고 있었던 것.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에 응답하듯 몇몇 지역에서는 카이캄 회원 목회자들 사이에 점차 친목 모임이 결성됐고, 정기적인 모임과 세미나를 통해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카이캄 본부는 그동안 회원들의 이러한 요청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역 모임을 외면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상당수의 회원들이 교단의 노회와 지방회에 소속되어 있다가 카이캄으로 옮겨왔기에 모임을 갖다 보면 자신들도 모르게 익숙함을 따라 정치화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는 ‘비정치의 성령공동체’를 지향하는 카이캄의 가치와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까닭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역모임이 10년 가까이 지나오면서도 정치적 성향을 띠지 않고 친목과 교제만을 위해 건강하게 운영되자 카이캄 본부에서도 그 가능성에 점차 주목하고 있는 상황.

강북구와 노원구, 도봉구, 성북구 등 서울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서울북부지역협회(이하 북부지역)는 대표적인 지역모임 중의 하나다. 2008년 시작되어 자체적으로 임원을 선출하고 친교와 정보 나눔 등으로 상호 유익을 증진하는데 최고의 목적을 두고 있다. 모임이 활성화되자 현재는 서초구와 성동구, 은평구, 경기도 의정부 등지에서도 일부 목회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매년 1월에 총회를 개최하여 지역협회장과 지역별 간사를 선출하며 4월과 7월, 10월 등 연 4회 정기모임으로 교제를 이어간다. 이외에도 수시 모임으로 등산, 온천, 수영, 탁구, 족구 등 친목을 위한 만남이 이뤄진다. 회비라고는 1년에 네 차례 정기모임시 2만원 또는 1만원씩 납부하는 것이 전부다.

이규택 목사는 4년 동안 총무로 봉사하다가 올해 지역협회장으로 선출되어 섬기고 있다. 이 목사는 “지역모임이 독립교회가 빠질 수 있는 고립과 외로움을 보완하기에 좋은 방법”이라며 “서로 유대관계를 갖고 정보도 나누고, 같은 지역에 독립교회들이 많이 있다는 것에 위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간섭받지 않는 자유로운 사역을 위해 독립교회를 선택했지만 너무 자유롭기에 외롭기 십상이라는 이 목사는 “같은 독립교회들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소속감을 가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지금은 카이캄이 많이 알려졌지만 그가 목사안수를 받고 교회를 개척하던 6년 전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고. 하루는 한 자매가 울면서 이 목사를 찾아왔는데, 그 이유가 동네에서 전도하던 사람들이 독립교회를 이단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더 열심히 활동하고 연대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진 그는 카이캄 지역모임에 적극 참여하게 됐다. 기관지인 크리스챤연합신문에도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힌 이 목사는 카이캄을 더 널리 알리고 회원들의 소식도 더 많이 전해서 소속감을 높이고 외로움을 달래는 창구가 되어달라고 요청했다.

오랫동안 지역모임 활동을 해온 이 목사는 독립교회는 목회자들도 독립성이 강해서 모임을 유지해 나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 목사는 “모임에 오면 무언가 얻는게 있어야 다시 참석하게 되고, 친밀한 관계가 맺어져야 이어지는데,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관계를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유익한 모임이 되기 위해 특강도 하고 즐거운 교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오후 모임을 활성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매월 넷째주 금요일에 서울 둘레길을 걷는 코스를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이 목사는 “수도권에서는 카이캄 지역 모임이 서울북부지역협회가 유일한 것 같다”면서 “함께하고 싶은 회원 분들은 주저하지 말고 연락하여 함께 즐거운 사역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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