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만 반대합니다” 동성애 OUT!

  • 입력 2016.06.12 18:31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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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퀴어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참가자들이 선두차량에 따라 행진하고 있다.
 

2016 퀴어문화축제가 11~19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그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과 퍼레이드 행사가 1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같은 시간 맞은편 대한문 광장과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일대에서는 기독교계와 시민단체들이 ‘2016 서울광장 동성애 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를 열어 맞대응했다.

퀴어문화축제에는 주최 측 추산 5만여 명(경찰 추산 1만 명)이 운집했다. 오전 11시부터 부스행사, 축하무대를 진행한 이들은 오후 4시30분부터 퍼레이드를 진행해 을지로, 퇴계로, 회현 사거리를 거친 2.9km의 코스를 활보했다.

7대의 선두차량에서는 게이와 레즈비언, 트랜스젠더들이 자극적인 의상을 입고 음악에 맞춰 선정적인 춤을 추면서 따라오는 행렬들을 선동했고, 행렬은 무지개 깃발을 흔들어 환호했다.

뿐만 아니라 축제 장소에 마련된 부스에서는 남성의 성기 모양을 한 양초와 여성과 남성의 나체가 그려진 엽서, 게이 잡지 등 성인용 장난감, 기념품 등이 판매됐으며, 예년처럼 노출이 심한 의상과 혐오감을 주는 분장을 한 참가자들이 축제 현장 및 지하철 역사를 누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퀴어문화축제의 개막시간부터 반대하는 이들의 시위도 시작됐다. 총신대학교는 김영우 총장 이하 학교 관계자 500여 명은 개장 시간부터 반대집회를 열었고, 김 총장은 “총신대가 동성애 반대의 최후 보루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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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국민대회 역시 1부 교회연합기도회, 2부 생명·가정·효(孝)페스티벌 등으로 퀴어문화축제가 모두 마칠 때까지 벌어져 ‘동성애 반대’의 의견을 천명했다. 국민대회 참석자의 물결은 대한문 광장에서부터 시청역 부근을 지나 서울시의회에 이르기까지 거리를 가득 메웠으며,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참석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식전행사에 이어 드려진 예배에서는 이영훈 목사(한기총 대표회장)의 대회사, 유영식 목사(기침 총회장)의 대표기도, 조일래 목사(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의 격려사, 심영식 장로(한국기독교평신도세계협의회 대표회장)의 성경봉독에 이어 소강석 목사(상임대표)가 설교했다.

이영훈 목사는 “동성애는 가정을 파괴하는 죄악이자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므로 동성애가 이 땅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사랑해야 한다. 저들이 동성애가 잘못임을 깨닫고 회개하고 돌아오도록 기도하자”고 권면했다.

조일래 목사 역시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동성애가 자유화되고 만연해진다면 이 사회는 난장판이 될 것”이라며 “동성애를 하지 말라고 명령하신 하나님의 뜻과 우리 자녀들,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동성애를 적극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강석 목사는 ‘사랑하지만 반대합니다’(롬 1:24~27) 제하의 설교를 통해 “동성애는 정상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랑할 수도 찬성할 수도 없다. 이는 동성애자들을 비난하거나 정죄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영혼을 사랑하고 보듬기 원한다”고 호소했다.

소 목사는 이어 차별금지법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자유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은 단 한 번도 동성애자들을 처벌한 일이 없다. 그런데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는 것은 오히려 많은 이들의 인권을 역차별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또한 대한민국의 상징적 장소인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를 진행하도록 허가한 서울시에 대해서도 “자칫 동성애가 정상적이거나 누구든 해도 괜찮다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줄 수 있기 때문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심사숙고했어야 했다”고 규탄했다.

끝으로 소 목사는 “가정이 무너지면 이 사회와 나라가 망한다. 동성애는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고, 조장해서도 안 된다”며 “오늘 이곳에 모여 기도하는 우리도 마음이 아프다. 많은 국민들이 우리의 이 안타까운 마음을 이해하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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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인식 목사(예장통합 증경총회장)의 축도로 예배를 마친 뒤 이어진 기도회에서는 송춘길 목사(자녀사랑나라사랑연대 대표), 임요한 목사(예수재단 대표), 안용운 목사(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이사장), 이요나 목사(홀리라이프 대표)의 인도로 △가정과 자녀를 위해 △국회와 정치인들을 위해 △목사와 성도들의 성결함을 위해 △탈동성애자를 위해 기도했다.

이날 반대 국민대회 측은 성명을 통해 △동성애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 중단 △정보는 동성애의 폐해 및 에이즈와의 관계성을 투명하게 밝힐 것 △탈동성애 지원 대책 마련 △서울광장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퀴어축제 개최를 불허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어진 생명·가정·효(孝)페스티벌은 예년에 비해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생명, 바른 성윤리, 아름다운 가정에 대한 풍성한 메시지들로 참석자들에게 유익한 시간을 안겨주었다.

특히 이번 국민대회에서는 △모욕적이고 과격한 발언 하지 않을 것 △물리적 충돌을 하지 않을 것 △경찰, 질서요원에 적극 협조할 것 △쓰레기를 남기지 않을 것 등의 참가자 행동수칙을 미리 공지해 원활한 대회운영을 보여줬다.

경찰 측에서도 경비인력과 의경대원 등 60개 중대 4800여 명 경찰력을 동원하고, 차벽으로 퀴어문화축제 측과 반대 국민집회 측을 가로막았지만 양 측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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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퀴어퍼레이드 선두차량과 행렬 사이에서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퀴어축제 참가자들은 기독교인들에게 야유를 보냈다.
 

이날 양측의 집회 이후 퀴어문화축제의 민망한 광경에 비난의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사람들 때문에 눈 둘 곳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했고, 또 다른 시민은 “꼭 저렇게까지 하면서 자신들을 표현해야 하냐”고 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퀴어문화축제 측과 반대 국민대회 측 모두 각종 소음과 공해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서울광장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동성애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인정해달라는 동성애자들의 외침도,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의 절규도 한낮 ‘소음공해’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무조건적인 ‘혐오’로 인한 범죄가 창궐하는 이 시대에 동성애자들의 행태를 무작정 반대하고 막아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겠으나, 낯뜨거운 옷차림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의, ‘동성애자들만의’ 축제가 계속 서울광장에서 열려야하는지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의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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