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귀와 함께 떠나는 예수님 시대 예루살렘 여행

  • 입력 2016.07.25 08:3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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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매우 밀접한 동물인 ‘나귀’가 주인공이 된 소설이 발매됐다. 최근 김요한 목사(예수향기교회)는 중편소설 <요셉의 나귀>를 발간하고 예수님의 시대를 나귀의 관점과 시각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법을 선보여 화제다. 성경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 오랜만에 등장한 것도 반가운 일이거니와 인간적인 어떠한 해석도 배제한 채 화자를 나귀로 설정했다는 것에 신선함을 더하고 있기 때문.

교계에서 ‘소설’이라는 장르는 매우 보기 드문 문학 형태가 돼버렸다. 성경에 나타난 사실과 조금이라도 다르거나 차이가 발생하면 딴지를 걸고 시비가 걸리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픽션’으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여기에 대한 국내 토양과 인식이 아직은 덜 성숙해 있기에 대부분의 작가들이 소설을 집필하기를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김 목사는 철저한 배경지식과 픽션을 적절히 배합해 이전에는 접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의 시선을 소개하고 있다.

 

나귀의 시선으로 성경을 본다

<요셉의 나귀>는 예수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나귀들과 그들의 주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십자가 사건 2주 전부터 시작되어 주인공 나귀가 예수님을 태우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수다스러운 나귀들의 이야기로 빠져들다 보면 어느 순간 현실에서 떠나 성경 속 현장 한 가운데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저자 김요한 목사는 “성경이 전하는 이야기 자체를 즐기기 바란다. 이야기를 읽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재미있다. 가만히 듣는 것보다 끼어들고 참견하면서 듣는다면 더욱 신이 난다”며 “아이들은 이야기에 풍덩 뛰어들어서 이야기가 전하는 진리를 고스란히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야기는 아이들을 꿈꾸게 하고 용기를 북돋아주고 삶에 변화를 가져다준다”고 제언했다.

마찬가지로 김 목사는 “성경의 진리를 발견하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당신이 지혜 있고 똑똑한 어른 대신, 철부지 어린아이가 되어 성경의 이야기를 즐기면 된다”면서 “성경을 이야기로 즐기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요셉의 나귀’를 올라타라. 이 책이 당신을 성경의 수많은 이야기 중 하나로 데려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당신의 종교적 신념이 무엇이든 간에 이 책을 통해 예수 시대의 삶의 정황에 풍덩 뛰어들 수 있다. 당신은 고대 예루살렘 성의 화려함에 놀랄 것이고, 예루살렘 주변 농촌의 소박한 풍경도 마음에 들 것”이라며 “이 책의 수다스러운 나귀들과 토론하고 나귀의 주인들도 만나 그들의 말을 들어보라. 마음대로 끼어들고 참견해도 좋다. 사람과 나귀들은 서로 소통하지 못해왔기에 당신의 등장을 매우 고마워할 것”이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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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귀는 성경의 목격자, 참 주인을 찾아가는 이야기”

왜 김요한 목사는 흔히 목회자들이 선보이는 강해나 간증이 아닌 소설을 집필하게 됐을까.

그는 “일반 대중은 물론 교회 다니는 사람조차도 성경 읽기를 너무 힘들어한다. 내 지론은 성경에 대한 배경을 많이 알수록 성경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공부로 배우기에는 너무 어렵다. 재밌는 이야기 소설로 시대 상황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살았나 이해하게 될 때 성경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야기 속에는 군대나귀, 시골나귀, 들나귀, 집나귀 등 다양한 나귀들이 이름을 부여받고 인격과 같은 존재감을 갖는다. 그렇다면 왜 나귀일까? 김 목사는 “나귀는 성경의 중요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같이 등장하면서 사람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귀라는 존재 자체가 성경의 목격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의 중심 주제는 주인을 찾는 것”이라고 소개한 김 목사는 “나귀들에게 이미 주인이 있지만 인간들과 소통하지 못하면서 참 주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나귀들이 ‘우리의 참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궁금증을 갖고 수천년을 내려오면서 참 주인을 찾아가는 이야기”라며 “나귀를 소유하고 착취해왔던 인간들이 주인 행세를 하지만 그 주인들마저도 참 주인을 찾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첫 소설, 첫 출판, 첫 삽화, 첫 인쇄가 만나

<요셉의 나귀>는 출간 자체가 하나님께 드리는 첫 소산이라는 의미있는 가치를 담고 있다.

소설을 집필한 김요한 목사가 정식으로 선보이는 첫 소설인데다, 김 목사의 사모인 김윤희 대표가 출판사 플레로마를 설립하고 처음 출판하는 책이다. 뿐만아니라 삽화를 담당한 ‘빛 고을 양’의 첫 번째 작업이었고, 인쇄소마저도 <요셉의 나귀>가 최초의 인쇄물이었다. 이처럼 네 사람의 ‘1st’라는 가치가 만났지만 일명 초짜들이 만든 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높은 품질의 결과물을 내놓아 책을 건네는 사람도 받아든 사람도 의아하기는 매한가지인 셈.

오로지 목회만 하던 목사가 갑자기 소설을 쓴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인터뷰 가운데 사실 김 목사는 오래 전부터 이야기를 창작하고 들려주는 연습을 하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자녀들의 요청으로 매일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들려줬던 것. 그러다 아내만을 위한 이야기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그날그날 이야기를 엮었던 것이 한 권의 책이 됐고, <요셉의 나귀>로 세상에 선보이게 됐다.

김윤희 대표는 혼자 읽기 아깝다고 생각하여 지인들과 함께 나눠 읽었고, 주변의 격려와 응원 속에 출판까지 결심하게 됐다고. 출판을 위해 김 대표는 맨땅에 헤딩하듯이 4주짜리 유튜브 강좌를 보며 편집과 출판을 공부했다. 그 와중에 지인 중 러시아 선교사의 사모가 스스로 삽화를 해보겠다고 나섰고, 한 달의 편집과정과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책을 손에 쥐게 됐다.

김 대표는 “초짜들이 일을 냈다. <요셉의 나귀>가 출판되는 과정은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이 소설을 통해 많은 이들이 성경을 더 친근하게 여기고 가까이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경의 이야기가 더 많이 소개되길”

김 목사는 “세상에서 기독교 콘텐츠가 매우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취약한 부분이 스토리다. 음악, 연극 등 모든 문화의 매개가 되는 것이 바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 자체는 대부분이 이야기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흔히 이야기를 빼고 교리와 명령 형태로 전달하게 된다”며 “성경을 기초로 한 이야기와 소설들이 더 많이 소개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김 목사는 현재 ‘갈릴리 유다’를 중심으로 한 소설을 집필중이며, 구약의 ‘발람’을 주인공으로 한 성서무협지라는 전혀 새로운 장르도 창작중이어서 이후의 작품이 더 기대되는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김요한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교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강원대학교에서 심리학(석사)을 전공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연수, 미국 풀러신학교 목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현재 서울 마포구 예수향기교회를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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