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그 시작과 현재를 생각하다

  • 입력 2016.09.29 10:4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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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 총장
[프로필]
◈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칼뱅의 제네바 교회개혁은 “종합적 목회”의 한 예를 잘 보여준다. 교회의 개혁은 교회 내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 밖으로까지 나아가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 영향력을 발휘하는 개혁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계 종교난민으로 이민자 목사가 되었던 칼뱅이 제네바에 정착하여 그의 생애를 마감하기까지 제네바시의 목사, 목사들의 목사, 유럽 개신교도들의 목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가 있었고, 그가 충성스러운 종의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제네바의 첫 번째 개혁자였던 파렐목사의 협박에 가까운 강권적인 초청은 『기독교강요』출간 이후 학자의 삶을 살려했던 27세의 젊은 목사에게 큰 도전이었다. 이런 이유에서 그가 제네바의 목사가 된 것은 하나님의 섭리였다. 비록 자원한 삶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한 그 이후 칼뱅은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개혁자의 삶을, 충성스러운 목사의 삶을 살았다.

 

칼뱅의 개혁은 크게 두 가지, 예배의 개혁과 성도의 삶의 개혁이다. 예배의 개혁은 개혁자들이 그러했듯이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세우는 개혁이었고, 삶의 개혁은 그 말씀을 모든 성도들이 체화하는, 즉 일상에 적용하는 개혁이었다. 칼뱅의 제네바의 예배는 3곳의 교구교회에서매일 아침, 그리고 주일에 드려졌다. 주중 예배는 매일 한 번 혹은 두 번(수요일) 있었다. 주일에는 네 번의 예배로 이른 아침, 오전, 정오, 그리고 오후 예배가 있었다. 이른 아침 예배는 집을 돌보거나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그 이후 예배에는 나머지 사람들이 예배드려 누구도 핑계할 수 없게 하였다. 정오예배에는 아이들을 위한 신앙교육(catechism)이 있어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야 했다. 칼뱅과 제네바의 목사들은 일정한 스케줄을 가지고 3개의 교구 교회에서 설교하였다.

 

개신교 개혁자들에게 설교가 중요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중세의 신부들도 설교를 안 한 것은 아니었다. 흔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중세말기의 일부 가톨릭교회, 그리

고 신부들은 설교를 중시하였다. 그러나 중세교회의 미사는 설교가 없어도 성만찬만으로 완성되는 예배였다. 칼뱅의 설교는 약 한 시간 정도의 길이였고 연속강해(lectio continua)였다. 칼뱅이 1541년 제네바로 다시 돌아와 강단에 올랐을 때 “지난번에 이어”라고 말하고 설교했다는 것은 유명하다. 그는 성경원서를 가지고 놀라운 기억력으로 성경의 본문들을 인용하며 구절구절을 해석해 나갔다. 불어로 된 그의 설교는 서기가 속기로 받아 적었고 이후 출판되어 프랑스와 유럽각지에 흩어진 개신교도들에게 보급되었다. 설교가 ‘듣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성만찬은 ‘보이는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성만찬은 세례와 함께 성례로 인정받았지만 그 의미와 실천에 대해서는 개신교 개혁자들 간에 일치가 없었다.

 

칼뱅은 성만찬에 관한 한 루터와 츠빙글리의 엄청난 갈등을 보고 개혁을 시작했기에 종합적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칼뱅은 성령의 사역을 이 논쟁의 중심부에 가져옴으로 성만찬의 의미를 삼위일체 하나님의 차원에서 풀어나갔다. 이것은 여전히 중세적인 루터의 ‘공재설’과 이를 배격하며 나온 츠빙글리의 ‘상징설’의 아쉬움을 적절하게 풀어준다. 칼뱅은 매 주일 성만찬을 원했다. 그것이 안 되면 한 달에 한 번 하자고 했다. 그러나 제네바시의회는 취리히시의 본을 따라 일 년에 네 번 성만찬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칼뱅은 끝까지 그것을 아쉬워했다. 시편찬송의 소개는 예배개혁에서 매우 중요했다. 중세교회에서 찬송은 성가대의 몫이었고 시편찬송은 수도원/수녀원에서 불려 지던 것이었다. 자유롭게 찬송을 작사한 루터와 달리 칼뱅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에게 의뢰하여 최고의 찬송인 시편을 쉽게 부를 수 있도록 작곡해 달라고 했고 이것은 성가대의 경험이 있던 어린이들의 지도로 어른들이 예배에서 다 함께 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생각해 보라! 어린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어떻게 노래하는지를 가르치는 모습을...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이다. 모든 성도들이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도 그곳에서 찬양하시는 모습을… 또 하나의 예배 개혁은 고해성사를 대신하는 고백의 기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고백의 기도는 목사가 작성하여 예배 중 읽으면 모두가 들으며 함께 기도하고 ‘아멘’하여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 중 제법 많은 교회가 고백(참회)의 기도를 예배 순서에 넣고 있다. 잘 작성된 기도문은 한 주간을 살며 부지불식간에 지은 우리들의 죄된 생각과 행동을 회개하기에 적절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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