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문제 여전한 불신과 대립으로 난국

  • 입력 2014.07.16 08:3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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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찬송가 국내곡 128곡 일부만 저작권 양도돼

 

사단법인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한영훈 목사)이 주최하고 한국교회찬송가대책위원회(위원장 안영로 목사)가 주관한 제2차 한국교회 찬송가 대토론회가 지난 15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재단법인 한국찬송가공회 이사장 서정배 목사가 직접 참석해 제1발제를, 한국찬송가위원회 김정일 장로가 제2발제를 맡아 진행됐으며, 이후 자유토론으로 이어졌다.

지난 제1차 토론회 당시에는 공회측이 불참한 가운데 위원회측 인사들로만 진행됐으나 이번 2차 토론회에는 외견상 공회측과 위원회측이 모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찬송가위원회 위원인 김정일 장로는 21세기찬송가를 지지하는 입장을 가진 인물이어서 사실상 공회측의 주장만 청취할 수 있는 불완전한 토론회였다.

서정배 목사는 한국찬송가공회 법인화의 합법성과 법인 전환으로 얻게 되는 투명성, 안정적인 재산 운용, 위상 제고, 세금 절세, 더 많은 선교금 배분 등을 제시하고 사유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서 목사는 “공회의 법적 승인 절차는 정당했으며, 구 공회로부터 재산과 지적소유권을 정당하게 이전받았다. 사유화에 대한 일부 주장은 허구에 불과한 것으로 판명되었고 창립총회의 결의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조속히 소송을 마무리하고 본연의 사명으로 되돌아가서 한국교회 부흥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일 장로는 21세기찬송가의 개발원칙을 공개하고 가사, 작곡에 시대성과 다양성을 부여했다며 진일보한 찬송가라고 평가했다.

김 장로는 “거듭된 비판과 지적을 받는 가운데서도 21세기찬송가는 분명 과거의 찬송가들보다는 한 걸음 더 나아간 시대성과 다양성에 부응한 찬송가”라며 “잘못된 찬송가라고 하는 분들의 비판이 잘못된 비판이라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천만 성도를 우롱했다는 비판에는 동의하기 쉽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국찬송가위원회 전 서기 홍성식 목사는 서정배 목사의 발제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홍 목사는 “2008년 3월11일 정기총회에서는 법인 설립에 정관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지적돼 다시 모이자고 한 것이 전부다. 법인 설립은 결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당시 서기로서 기록한 사람이라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며 “총회 다음날 서기인 내 이름이 기록된 나도 모르는 공문이 발송됐고, 이를 기초로 법인설립이 진행됐다. 이것이 입증되어 충남도청에서 법인설립 취소절차를 밟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발제자와 토론자의 이러한 공방 가운데서도 토론회의 주요 쟁점은 외국인 작가와 일부 한국인 저작자들에게 지불된, 그리고 앞으로도 지불될 저작권료에 집중됐다.

통일찬송가 당시에는 저작권료 문제가 없었으나, 재단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저작권료가 가장 예민한 문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저작권료는 일시에 지불하여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21세기찬송가가 출판되는 한 매년 거액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회는 한국인 작곡가 5인이 15곡의 사용료를 청구하는 소송에서 패소하여 억대의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회측은 이를 아직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이어 16명의 저작자들이 추가로 동일한 소송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소송이 추가로 이어질 경우 외국곡뿐 아니라 국내곡에도 매년 엄청난 금액이 지불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회측은 “21세기찬송가에는 한국인이 작사 작곡한 128곡이 포함돼 있다. 이들 중 양도사용승낙서를 받은 이들도 있고 못받은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도승낙서를 받지 못한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직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국내 저작자들이 있지만 저작권은 사후 50년까지 청구할 수 있어 본인이 요구하지 않더라도 그 후손들이 저작권료를 요구할 가능성까지 열어두어야 한다.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을 검토하고 토론을 통해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계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대토론회까지 열리고 있지만 저마다 자신들의 기존 입장만을 고수하고 해법 모색에는 관심이 없는 듯 보여 안타까움만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교회연합은 위원회측의 입장이 주가 된 1차 토론회와 공회측 입장이 전해진 2차 토론회에 이어 오는 10월쯤 양측이 모두 참석해 진정한 토론이 이뤄지는 3차 대토론회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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