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신학원 사유화 논란에 첨예한 입장 대립

  • 입력 2014.04.22 15:3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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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사립학교인 영신학원에 대한 사유화 및 운영 비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어 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학교는 서울 풍납동 소재 광성교회 원로인 김창인 목사가 이사장으로 시무하고 있고, 사위가 교장으로 14년째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성교회 교인들은 최근 서울영신여자고등학교(교장 석성환) 정문 앞에서 ‘교회재산 영신학원 사유화 하지말라’ ‘영신학원 재산출연자는 김창인 목사가 아니다’ ‘영신학원을 광성교회 품안으로 돌려놔라’는 등의 현수막을 들고 연일 시위를 진행했다.
 
영신학원은 지난 1987년 광성교회가 재정출연을 하여 청산학원을 인수해 설립한 것으로, 이사장은 당시 광성교회 당회장이었던 김창인 목사가 당연직으로 맡았다.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광성교회 교인들은 당회장에서 물러나 원로가 된 김창인 목사가 여전히 이사장을 맡고 있는 것을 문제 삼으며, 김창인 목사의 즉각적인 퇴진과 영신학원을 광성교회로 회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이런 주장을 하게 된 까닭은 영신학원이 광성교회가 설립한 것이나 다름없음에도 영신학원 정관에 광성교회와 관련한 규정이 전혀 없어 실질적으로 광성교회가 영신학원에 대한 어떠한 권리도 행사할 수 없다는 것과, 여기에 원로가 된 김창인 목사가 이사장을 여전히 맡고 있다는 점, 영신여자고등학교의 교장이 김창인 목사의 사위라는 부분이다.
 
시위에 참여한 한 성도는 “김창인 목사가 직접 저술한 자서전을 보면, ‘이사장은 내가 당회장이기에 맡게 되는 당연직인 것 뿐’이라고 말하는데 당회장이 당연직 이사장이라면, 당회장에서 물러나면 당연히 이사장에서도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현재 영신학원은 김창인 목사 사위가 교장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김 목사 측근들이 대거 기용되어 있다”고 사유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영신학원은 광성교회 교회 재정에 교회 장로님들이 자신들의 집을 담보로 얻은 빚까지 더해 인수한 것이다. 여기에 광성교회 교인들은 설립 이후 영신학원에 대한 선교헌금을 꾸준히 이어 왔다”고 시위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기자들의 질의에 영신학원측이 밝힌 입장은 이와 전혀 다르다.
 
영신학원측은 “영신학원은 사립학교법에 의하여 설립된 학교법인으로 학교운영은 사립학교법과 영신학원 정관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므로, 이사장 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사유화할 수 없다”면서 “사유화 의혹은 영신학원 이사장을 비난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날조해 이사장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광성교회와의 관계에 대해서 영신학원 정관에 광성교회와 관련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지만, 영신학원이 1987년 청산학원을 인수할 때 광성교회 교인들이 재정출연을 했고, 2004년 4월 이전까지 후원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이어 2004년 4월 이후 광성교회 분규가 발생한 뒤로는 통합측 광성교회로부터만 소정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영신학원측은 광성교회 당회장이 영신학원 이사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은 영신학원 정관이나 사립학교법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면서도 “다만 교회 당회장이 학교 이사장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이탈측 당회장이 아닌 통합측 당회장이 되어야 하며, 정식으로 위임된 당회장이 맡는 것이 순리”라고 답변했다.
 
영신학원측은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성도들에 대해 “통합측 광성교회 교인들의 주장이 아닌 이탈측 교인들의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이번 시위와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영신학원측의 주장에 대해 시위에 참여한 광성교회의 한 성도는 “지난 대법원 판결에서 우리 모두가 통합측 교인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았다. 따라서 우리도 통합측 광성교회 성도”라면서 시위 성도들을 이탈측으로 규정한 영신학원의 주장을 반박했으며, 앞으로도 요구사항 관철될 때까지 계속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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