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축제, 논란은 여전

  • 입력 2017.07.25 16:08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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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폭우가 쏟아지던 서울광장은 동성애자들의 퀴어축제와 이를 반대하는 맞불집회 두 갈래로 갈라져 대립각을 세웠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퀴어문화축제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각종 부스행사와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맞은편 대한문 광장에서는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대회장 김선규 목사, 준비위원장 최기학 목사, 이하 국민대회)가 열려 교계와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동성애 반대를 외쳤다.

이번 퀴어축제는 여러모로 논란거리를 양산해냈다. 여전히 축제장소 곳곳에서 과도한 노출 차림의 참가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퍼레이드에서도 음란한 퍼포먼스가 자행됐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역대 원내 정당의 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해 동성혼 합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군형법 92조 6항을 반드시 개정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족 제도를 인정하는 동반자법을 만들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국가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면서 “지역구에서 당선돼야 하기에 분명한 가치와 철학, 비전을 공유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꼭꼭 숨기고 있는 정치인들이 있다”며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성숙한 인권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민의가 국회 안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시민들은 우려와 함께 반대의 의견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시민 김창수(38, 남) 씨는 “소수자들의 권리도 존중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다수의 표현의 권리를 침해해선 안 된다. 순리를 거슬러 동성혼을 합법화한다면 더 큰 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를 군대에 보냈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은자(47, 여) 씨는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군인을 처벌한다는 내용이 담긴 군형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한다면 어느 부모가 나라를 믿고 아들을 군대에 보내겠냐”고 개탄했다.

국가기관으로서는 최초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부스행사에 참가한 것도 논란거리가 됐다. 인권위의 부스 참가는 퀴어축제 전부터 이미 예고돼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인권위 신홍주 소통협력팀장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권위가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퀴어축제에 참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으나. 최기학 목사(국민대회 준비위원장)는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적 합의도 없이 동성애 축제에 공식 참여해 마치 동성애, 동성결혼을 국가가 인정하는 것처럼 오인할 수 있는 기만적 처사를 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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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 9월 대학로에서 처음 열렸으며,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을 향한 혐오의 시선과 무분별한 차별의 잣대를 거두어달라는 취지로 퍼레이드를 벌이곤 했다. 그러나 현재 퀴어축제는 음란한 복장과 퍼포먼스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같은 동성애자들조차 ‘지나치다’고 비난하는 양태로 흘러가고 있다. 더군다나 군대 내 성추행을 방지하는 군형법조차 개정해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민의를 거스르고 있는 모양새다.

김선규 목사(예장합동 총회장)는 대회사를 통해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을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의 문제로 봐 달라며 인권을 호소하고 있지만, 동성애는 옭고 그름의 윤리적 문제로, 결코 인권의 문제가 아니”라며 “인권운동을 가장해 동성애를 조장하는 퀴어축제를 국민의 이름으로 반대한다”고 외쳤다.

전명구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역시 “창조질서를 깨면서까지 왜곡된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려 하는 퀴어문화축제는 사회 도덕적 기준과 통념에 맞지 않는다. 축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거리행진을 하며 동성애를 알리겠다는 것은 국민 다수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설교자로 나선 최낙중 목사(예장 대신 증경총회장)는 ‘역사의 거울을 보라’ 제하의 설교를 통해 “나라와 민족의 위기 앞에 기독교인이 항상 앞장서왔다. 동성애의 배후에는 마귀가 있다. 마귀의 조종을 받는 동성애로 인해 음란한 나라가 되지 않도록 우리 함께 일어나 기도하고 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기도회에서는 △동성애 조장 반대 △차벌금지법 재정 반대 △나라와 정치지도자를 위해 △한국교회의 회개와 각성을 위해 합심기도를 했고, 원종문 목사(기독교시민운동중앙협의회 대표회장)가 폐회기도한 후 2부 국민대회가 진행됐다.

끝으로 퀴어축제의 퀴어퍼레이드가 진행되는 시간에 맞춰 국민대회 참가자들 역시 대한문광장-세종로터리-금호아트홀-서울경찰청-세종문화회관-대한문광장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이 국민대회에 앞서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 등이 발표한 ‘2017 동성애축제 반대행사 참가자 행동강령’을 준수한 덕분에 몸싸움, 불필요한 논쟁,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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